교육인적자원부가 24일 첫 공개한 1백20개 대학의 취업률은 졸업생 수를 기준으로 3개 그룹으로 나눠 상위 20곳씩을 발표한 것으로, 대학가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그동안 전공별 취업률은 공개해 왔으나 대학별 취업률의 경우 대학들의 반발과 현행 통계법상 위법 논란이 있어 공개하지 않았었다. 이번에 취업률이 공표된 대학들은 교육부가 1백20개 대학의 동의를 얻어 공개한 것이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대학 및 전문대학별 취업률을 발표하고 취업통계조사 시스템이 안정되는 2006년부터는 대학별·학과별 취업률을 공개, 수요자들에게 서비스할 예정이다. ◆어떻게 조사했나 = 올해 4월1일 현재, 지난해 8월과 올 2월 3백63개 고등교육기관의 졸업자 53만명의 취업 여부를 전수 조사해 졸업생 수를 기준으로 A그룹(2천명 이상), B그룹(1천~2천명), C그룹(1천명 미만)으로 나눈 뒤 그룹별로 상위 20위씩 모두 1백20개 대학·전문대학을 공개했다. 각 대학이 학과별로 개별 조사한 취업률을 한국교육개발원이 검증해 상위 대학 순위를 발표한 것으로, 취업률은 진학자와 입대자를 뺀 전체 졸업자 가운데 취업자의 비율을 말한다. 교육부는 올해 조사가 대학 여건이나 담당자의 적응도 등에 차이가 있어 조사 신뢰도가 92% 수준으로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시범적으로 상위 대학만을 공표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조사 결과의 신뢰도 검증을 위해 표본조사를 올해 1천6백명에서 내년에는 5천명으로 확대하는 등보완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연세대 왜 20위 = 4년제 대학 가운데 A그룹에서 취업률이 가장 높은 고려대는 본교 졸업자 4천1백59명 중 취업자 2천7백26명, 진학자 8백67명, 입대자 57명, 미취업자 4백44명, 미상 65명으로 84.3%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반면 가까스로 20위를 한 연세대는 본교 취업률이 59.1%로 졸업자 4천1백44명 가운데 취업자 1천9백56명, 진학자 7백71명, 입대자 64명, 미취업자 1천19명, 미상 3백34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연세대 취업률이 크게 떨어진 것에 대해 교육부는 학과별로 취업률이 산정되지 않고 대학본부 차원에서 취업정보를 조사해 해외취업자나 연수자 등이 미상 처리된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 취업률이 낮을 수도 있고, 대학의 취업지원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경우 낮게 조사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위에 들지 못한 서울대의 경우 지난 국정감사에서 열린우리당 이인영 의원이 서울대 취업률이 45.1%로 전국 평균(56.4%)에 못 미친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대학 '약진’= 지역소재 대학 가운데 A그룹에서 인제대와 한밭대가 나란히 3,4위를, B그룹에서는 건양대, 남서울대가 2,3위를 기록했다. 경인교대와 포천중문의대, 을지의대, 중앙승가대 등은 모두 1백% 취업률을 보였다. 교육부에 따르면 경희대의 경우 취업정보실에 전임교수가 배치돼 있고 전로설정 및 경력개발 등 10여개 실용 교과목이 개설돼 있으며, 학생들에게 SMS 문자 서비스로 맞춤형 구인·구직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전주대는 학생생애개발처내에 취업개발센터와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 카운슬링센터 등을 두고 학생들의 진로 및 취업지도를 실시하고 있다. ◆2006년 대학별·학과별 취업률 발표 = 교육부는 올해 처음 실시한 취업통계조사를 자료집과 CD로 배포하고, 교육개발원 국가교육통계정보센터(std.kedi.re.kr)에 탑재, 학생이나 학부모, 기업체 등 수요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대학이 취업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내년에는 발표 범위를 확대하고 주요 30개 대학원 취업률을 시범조사하는 한편 2006년부터는 대학별·학과별 취업률을 전면 공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고등교육법을 개정, ‘대학정보공시제’를 도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내년 10월까지 ‘정원 관리 및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 학과(전공)별 정원과 취업률, 신입생 충원율, 취득 가능 면허·자격증 현황 등을 온라인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또 대학이 진로 지도 및 취업 지원에 적극 나서도록 '종합인력개발센터'를 독립부서로 설치하거나 예산·조직을 늘리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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