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진 재능으로 대학을 홍보할 수 있다면 무엇이던 할 자신이 있습니다" 여자친구가 생기면 멋지게 한곡 뽑으려 했던 숨겨둔 노래솜씨, 자기소개와 지원동기를 알리는 유창한 영어회화, 3일간 밤을 새며 배웠다는 서툰 마술쇼, 노래에 맞춘 수화공연, 오카리나 악기연주까지...동원 가능한 장기들이 선보였다. 긴장한 지원자들이 노래가사를 잊고, 박자까지 틀렸지만 객석의 환호성은 끊이질 않는다. 지원자의 장기자랑이 끝나면 이어지는 사회자의 짖궂은 멘트로 대회장은 그야말로 웃음바다로 변했다. '한성대 2기 홍보도우미 선발 페스티벌'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비공개로 진행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 대학 홍보도우미 선발이 축제로 진행돼 눈길을 끈다. 지원자들의 개성을 표현하는 다양한 장기자랑에다 재학생 참여까지 포함된 페스티벌 형식으로 되고 있는 것. 올해 6대 '바롬이'를 선출하는 서울여대는 선발 첫 해부터 페스티벌로 진행해 언론의 주목을 크게 받아온 대학 중 하나. 대동제를 앞두고 다채로운 홍보 도우미 선발 행사를 진행해 작은 축제로 불려질 정도다. 올해 역시 서류와 면접심사를 통과한 바롬이 후보 20여명이 재학생 투표를 거쳐 11일 본선대회에서 최종 선발된다. 장기자랑에 큰 비중을 둘 방침인데 이 대학 출신 방송인 박정숙씨가 사회를 맡고 가수 안치환 초청공연, 동아리 공연이 접목돼 다양한 볼거리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5대 바롬이 홍선영(경영학 3)씨는 “바롬이 페스티벌은 이제 대학의 작은 축제로 자리잡았다”면서 “재학생을 비롯해 외부학생, 근처 주민이 구경하러 오고, 언론사에서도 매년 취재하고 있을 정도로 흥미롭고 함께 즐기는 자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여대, 한성대의 경우 ‘재학생 거리투표’ 를 마련,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거리투표에서 한표를 행사한 한성대 조하나(의생활학부 1)씨는 "외모에 치우친다는 도우미에 대한 편견이 적지 않는데 우리대학을 대표하는 또다른 학교얼굴인만큼 얼굴보다는 끼, 개성 표현을 잘할 것 같은 지원자에게 한표 줬다"며 투표 기준 밝혔다. 하지만 도우미 공개 선출 방식에 우려를 표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국외대 홍보실 한 관계자는 "홍보도우미가 외모에 의해 선정된다는 편견이 큰 상황에서 공개행사로 자칫 학생들 사이에 좋지 못한 정서가 생길 수 있다"면서 "대학 이미지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되 대학관계자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비공개 선출이 적합하다고 생각된다"며 나름의 시각을 전하기도 했다. 숙명여대의 경우 홍보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이 확산되자 처음과는 달리 재학생 참여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등 소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대학박람회, 입학식, 졸업식 등 학교홍보 일을 도맡아 하는 홍보도우미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확산되면서 매년 지원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대학마다 10여명 안팎을 선발하고 있는데 평균경쟁률은 10대 1수준. 한정수 한성대 입학홍보처장은 "스스럼없이 자신을 표현할 줄 아는 학생에게 후한 점수를 줄 생각인데 이번 지원자들의 경우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 정도라 선발 인원수를 좀더 늘일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원대 홍보과 한 관계자도 "일정액의 봉사장학금이 주어지는데 조건없이 도우미 활동을 하겠다는 학생들도 꽤 있다"며 대학홍보도우미 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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