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조 삼성전자 전무 전국교무처장협의회서 '쓴소리'

【제주=한용수 기자】"기술측면에서 대학교육은 공업 고등학교 수준이다,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고 해서 기업에서 뽑을 수가 없다" 장병조 삼성전자 전무이사는 12일 오후 3시 제주도 서귀포 칼호텔에서 열린 전국대학교 교무처장협의회(회장 권오규, 인하대 교무처장) 하계 세미나에 참석해 '맞춤식 교육과정과 산학협력 방안'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대학의 교육 수준이 공업고등학교 수준이라고 폄하했다. 장 전무는 "대학이 기초학문을 한다고 하는데, 이론에 대해 옳게 가르친게 없고 학생들은 껍대기만 배웠다"며 "특성화는 말뿐이고 교육과정이 천편일률적이다. 기업의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3개월에 한번씩 신형 핸드폰이 나온다는 예를 들면서 "기술 발전의 속도가 이처럼 빠른데, 대학교육은 쌍팔년 시대와 똑같다"며 "대학은 교육의 목적을 과거처럼 인텔리 양성에 둘것인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할 것인지를 고민할 때"라고 역설했다. 기업에서 우수한 인재를 뽑기위한 조건으로 대학을 포함한 교육기관에서 등수를 매겨줄 것과, 전공 이수 학점을 높여줄 것, 전공별 맞춤형 교육과정, 수학과 C언어 등 기초소양 교육, 시장자본주의 측면의 민주주의 교육 등을 요청했다. 그는 기업이 인재를 선발할때도 어렵지만 뽑고 나서도 재교육을 시켜야 한다면서 "학점은 좋은데 뜯어보면 쓸대없는 학점이 많아 마치 반찬은 수십가지인데 먹을 것이 없는 것과 같다"며 "기업이 신입사원들에게 영어와 한자는 물론 기초교양교육까지 시키는것에 피곤해 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장 전무는 특히 "우수한 인재를 뽑으려면 점쟁이가 필요하다"며 "중고등학교와 대학에서도 학생들의 등수를 매겨주어야 한다"며 정부의 평준화 정책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장 전무는 "삼성전자가 면접을 잘 한다고 하는데, 전혀 아니다. 학생들에 대해 교수와 선생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면접 30분으로 어떻게 우수한 인재를 뽑겠느냐"며 인재 유치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학과의 인적 물적 교류협력에 대한 어려움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한번 속지 두번 속느냐?"며 "기업은 대학과 산학협력에서 아웃풋(성과)이 나와야 협력을 지속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지난 80년대부터 대학과 교류협력을 진행해왔다는 장 전무는 "당시에는 교수들이 상당히 권위적이고, 자신들만이 최고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 접근하기 조차 어려웠다"며 "그러나 지금은 사회가 많이 바뀌어 교수들과 본격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토대는 마련되지 않았는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사내에 사원을 대상으로 한 전략기술 교육과정을 만들어 연구개발부서 신입사원의 경우 1년 동안, 제조기술 부분의 신입사원에 대해서는 6개월의 전략기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대학과는 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등 지역의 14개 대학과 교류협정을 체결하고 교육관련 교류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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