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과 북이 서로를 '자기안의 타자'로 바라보는 훈련을 쌓아야만 합 니다. 남과 북이 똑같지 않지만, 동시에 또 완전히 다르지도 않기 때문에 우리는 통일이라는 미래의 기대지평을 같이할 수 있고 또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남이냐 북이냐'라는 선택이 아니라 남과 북을 아우르는 전체, 즉 하나의 '집단적 단수'이기 때문에 남과 북은 서 로의 관점과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라는 연대의 입장에도 설 수 있습니 다"

독일에서 활동중인 사회학자 송두율 뮌스터대 교수는 6·15남북공동선언 1주년 기념으로 고려대 총학생회가 지난 13일 주최한 통일대토론회에서 인터넷 화상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 혔다.

서울과 베를린을 인터넷으로 연결, '분단시대를 넘어서기 위한 남북사회의 과제'를 주제로 강연한 송 교수는 '분단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민족주체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통일은 나눔을 배우는 것으로 정치·경제적 통합보다 우선되는 게 마음의 통일" 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총학생회에 이어 두 번째로 주체사상토론회를 마련한 고려대 총학생회는 국정원이 준법서약서 요구 등으로 사실상 송 교수의 귀국을 불허하자 화상강연으로 진행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강정구 동국대 교수와 안재구 박사, 박순경 이화여대 전 교수 등이 기조발제자로 나서 북한의 자주노선과 집단주의, 주체사상의 철학적 원리 등을 소개했는데, 강정구 동국대 교수는 "남북공조를 통해 한반도 문제의 한반도화라는 대내적 주체노선을 견 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토론에 나선 최규엽 민주노동당 자주통일위원장은 "여러 대학에서 북한학과가 개설돼 있지 만 학문적 접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먼저 상식으로 돌아가 북한에 대한 선입 견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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