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한국대학신문 공동기획 1부 '도서관의 세계화, 지식의 세계화로'

최근 도서관이 기존의 수동적이고 폐쇄적인 이미지를 탈피, 생존전략을 모색하며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 전문성을 높인 각종 학술연구지원에서부터 대학생활에 스며든 강화된 문화적 기능에 이르기까지 달라진 도서관 서비스에 교수와 학생 등 이른바 고객들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본지와 숭실대는 공동 기획시리즈 ‘도서관이 살아야 대학이 산다, 도서관 혁명’을 통해 도서관 문화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보는 기회를 총 5회에 걸쳐 마련했다. 새로운 패러다임 구현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선 도서관, 혁명은 지금 일어나고 있다. <편집자> ※글 싣는 순서 1부 ‘도서관의 세계화, 지식의 세계화로’ 2부 ‘이제는 마케팅 시대’ 3부 ‘전문화 바람, 어디까지 왔나’ 4부 ‘블루오션을 찾다, 다기능복합화’ 5부 ‘첨단화, 유비쿼터스로 승부한다’ '지식정보사회의 역동적 엔진' 20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2006서울세계도서관정보대회(제72차 국제도서관협회연맹대회)’가 한창 진행 중이다. ‘문화올림픽’으로 불리워지며 높은 사회 문화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는 이번 대회의 개최 의의와 주요 이슈 등을 미리 살펴봤다.
◆세계 도서관 정보 전문가 5,000여명 서울서 한자리 2006서울세계도서관정보대회가 20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오는 24일까지 닷새간 계속되는 이번 대회 주제는 ‘도서관: 지식정보사회의 역동적 엔진’. 제72차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대회를 겸해서 열리고 있는 이번 대회를 위해 세계 150개국 도서관, 정보화 관련 전문가 5,000여명 이상이 한자리에 모였다. 제33차 세계국립도서관장 회의, 제22차 세계의회도서관총회, 2006 환태평양 전자도서관 협의체 총회 등을 포함해 총 215개의 각종 회의와 학술대회가 이 기간동안에 진행된다. 또한 각국의 도서관과 정보화 관련 업체 등 150여개 기관이 참여하는 대규모의 전시회도 대회 기간동안 마련돼 각국의 최신 도서관 정보화 현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개최준비에 10년, 대회홍보에 5년 ‘2006년 대회 개최지, 서울 코리아’ 1999년 방콕대회에서 서울은 2006년 대회의 개최지로 선정됐다. 대회 개최를 통한 사회 문화적 파급 효과가 커 많은 도시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했다. 우리 도서관 관계자들이 장장 10여년간의 땀방울로 맺어진 쾌거였다. 사실 서울대회는 2004년에 열리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연맹측이 지역안배를 고려해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선택하는 바람에 서울대회의 개최가 늦춰졌다. 대회 개최지 선정에 가장 큰 걸림돌은 그러나 우리 정부를 설득시키는 일이었다. 그만큼 도서관의 중요성은 물론 대회자체에 대한 국내 인식수준은 매우 낮았다. 결과적으로 대회준비 과정에서 재정문제는 최고의 난제가 됐다. 선정 후에야 비로소 재정지원이 이뤄졌던 것. 대회 개최지 결정은 첫 걸음마였을 뿐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대회 준비 관계자들은 5년전 이스라엘 예루살렘 대회부터 2003년 독일 베를린, 2004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2005년 노르웨이 오슬로 대회는 물론 3만여명 규모의 미국 도서관협회 행사에도 찾아가 부스를 설치하고 영문책자를 배포하며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쳤다. 반응은 만족스러웠다. 10여년간 개최지 선정을 위해 쏟은 노력과 5여년간의 홍보를 위해 흘린 땀방울은 이번 서울대회의 사전 참가 등록률을 역대 최대 규모로 올려놓았다. 외국인 등록자만 2천여명을 넘어섰다.
◆지식정보화사회에서 다가온 새로운 기회 “짧은 기간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한 나라. 자원도 없고 땅도 좁지만 인적자원 하나만으로 경제규모 세계 10대 강국을 이뤄낸 나라. 이것이 기적이나 운이 아니라는 증거로 우리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기회를 만들자” 이것이 이번 대회를 준비한 조직위원회의 의지다. 이를 위해 우선 세계 각국의 도서관, 정보화 전문가들이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 정보관리 신제품 등을 선보이는 기회로 활용하는 대회인 만큼 국내의 발달된 IT 지식과 축적된 문화정보들을 세계로 전파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문화관광부를 비롯해 서울시 등 중앙과 지방 정부 부처들로부터 이와 관련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이번 대회가 전세계 도서관 관계자들 간의 폭넓은 교류의 장을 마련하게 되는 만큼 각국의 도서관 발전상을 살펴보고 아이디어와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우리 도서관의 발전과 관계자들의 자질 향상에도 큰 몫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권경상 국립중앙도서관장은 “이번 대회는 특히 도서관 정보인프라의 중요성 인식과 국내 도서관계의 국제 위상 제고 등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한상완 세계도서관정보대회 집행위원장은 “21세기 지식정보의 바탕이 되는 것이 도서관”이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 국민과 정부, 언론 모두가 삶의 질이라는 가치에서 도서관이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를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핫이슈, ‘디지털 도서관’·‘정보전달기술전략’ 5일간 계속되는 학술발표와 각종 회의에서는 아날로그 시대를 뒤로하고 디지털 시대로 접어든 만큼 도서관의 디지털 환경 수준과 디지털 환경에서의 정보봉사의 질적 문제가 이슈로 등장할 전망이다. 디지털화된 정보는 온라인상에서 자유로운 접근이 가능한만큼 저작권과 각종 법률문제가 얽혀있고 학술관련 도서를 디지털 북으로 발행하는 것을 꺼려하는 학자들도 많다. 최근 미국 라이스 대학이 자체 출판 학술도서를 모두 디지털 출판방식을 활용하기로 결정했지만 학자들과 독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가 이 대학이 부딪힌 가장 큰 과제로 남았다. 많은 학자들이 인쇄본보다 전자책을 ‘가볍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저자들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서도 나타난다. 라이스 대학 찰스 헨리 교무부처장은 “디지털 출판이 모든 것을 분별없이 출판한다는 일부의 편견이나 의혹을 극복해야 한다”며 “출판의 권위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다뤄질 또 다른 이슈 중의 하나는 정보전달기술전략의 변화다. 디지털 도서관의 붐이 정보전달의 기술전략에도 변화를 가져오면서 사서의 역할이나 업무역량은 더욱 전문화, 첨단화, 세분화됐다. 따라서 디지털 정보봉사의 질적 수준 향상 방안, 정보에 대한 새로운 접근 기술, 문헌정보학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등을 모색하는 한편 학술과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 도서관의 학술 연구와 교육지원 협력자로서의 도서관 역할 강화를 위한 각종 아이디어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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