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사립대 입학처장, 인문사회계열 적용 합의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 서울 7개 사립대가 2010학년도 입시부터 국사과목을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키로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다른 대학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 7개 대학이 공동 입시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담합으로 교육시장을 교란시킨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7개 사립대 입학처장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입학처장을 맡고 있는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22일 “인문사회계열에 한해 수능 국사 과목을 필수로 지정하자는 데에 7개 사립대 입학처장들 간에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현재 고교 1학년이 대학입시를 치르는 2010학년도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 국사의 필수 지정 방침이 입시안으로 확정되면 2010학년도부터 이들 대학 인문사회계열에 입학하려는 수험생들은 사회탐구영역에서 반드시 국사를 선택해야 한다. 지금은 서울대만 국사를 필수로 지정하고 있고 나머지 대학들은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에서 최대 4과목씩 수험생이 선택해 응시하도록 하고 있다. 성재호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7개 사립대가 공동 입시설명회를 다니면서 입학처장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입학정책은 기본적으로 입학처장이 결정하기 때문에 (수능 국사과목 필수 방침은) 확정된 것으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7개 사립대가 국사과목을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것은 최근의 국내·외 정세와도 맞닿아 있다. 일본의 종군 위안부 문제와 독도분쟁, 중국의 동북공정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역사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수능에서 국사를 선택하는 학생들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2007학년도 수능 사회탐구영역 과목별 선택 비중을 보면 국사는 총 7만5,860명이 응시해 전체 11개 과목 가운데 일곱 번째에 그쳤다. 김영수 처장은 “3년 전과 비교해 보면 국사를 선택하는 학생이 반 토막에 그치고 있다”며 “국사는 기본적인 건데 이러다 국사교육이 망가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공감대가 입학처장들 사이에 있었다”고 말했다. 성재호 처장은 “국사가 선택과목이고 범위가 넓다 보니까 쉬운 과목만 선택하려는 현상이 학생들 사이에 있다”며 “국제화가 진행될수록 국사는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데 우리 역사를 모르고 세계로 나가면 국적도 없는 교육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7개 사립대의 수능 국사과목 필수 지정은 서울지역 사립대를 중심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회탐구 영역에서 3개 과목을 반영하고 있는 숙명여대의 경우 이 중 1개를 국사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완용 경희대 입학처장은 “아직 정확한 방침을 정하진 않았다”면서도 “국사 과목을 강화해 나가는 교육부정책에 부응해 그렇게 한 것 같은데 취지 자체는 옳다고 보기 때문에 다른 대학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7개 사립대의 이 같은 움직임에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서울지역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국사는 국민공통기본과목으로 학생부 성적에 반영되기 때문에 이미 입시에 일부 반영되고 있다”며 “현재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는 과목을 필수로 지정하면 학생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입시야 대학 사정에 따라 다양화·특성화를 추구할 수 있어 뭐랄 수는 없지만 7개 사립대가 뭉쳐서 교육시장을 교란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잘 가르치는 경쟁으로 가야지 7개 사립대가 자꾸 튀어나가면 다른 대학은 머쓱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 상위권 대학 외에 중하위권 대학과 지방대의 경우 필수과목을 지정하는 것 자체가 학생 모집에 스스로 제한을 가하는 것이 될 수 있어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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