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응 한양대 교수 / 본지 전문위원

600백년 만에 맞이한 정해년에는 좋은 일만 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하지만 벽두부터 국내사정은 여러 분야에서 심상치가 않다. 달러 환률 하락, 엔저 현상 등이 경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FTA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각종분야에서 개방의 물결이 거세지고 있는 지금 과연 우린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교육개방을 앞둔 대학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금년에도 대학은 등록금 문제로 몸살을 앓을 듯 싶다. 젊은 대학생들이 노사갈등으로 야기되는 투쟁을 보고 어떻게 받아들일지 심히 걱정이 된다. 대학등록금에 대한 총학생회와 대학본부간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와같은 일을 슬기롭게 해결 할 수는 없을까? 산업체는 전년도대비 이익으로 구성원의 임금, 복지, 시설 및 개발 투자 액을 정할 수 있지만 대학은 대학의 발전을 계량적 수치로 성과를 나타낼 수 없다. 때문에 등록금을 주요 수입원으로 하는 대학입장에서는 등록금 인상을 시도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막연하게 등록금을 인상하지도 않겠지만 몇 가지 대학당국과 총학생회에 제안하고자한다. 먼저 대학당국은 스스로 만든 비전이 담긴 발전계획과 그에 따른 구체적 실천계획을 마련하고, 이 목표에 따라 달성여부를 제시하여야한다. 총학생회도 투쟁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건설적이고 효율적인 대화를 위해 노력해야한다. 과거의 불투명한 대학경영을 막고 대학발전의 실천 결과를 구체적으로 모니터링 하여야한다. 등록금 인하를 총학생회 활동의 성과로 인식하는 경향은 지양해야 한다. 학교당국과 총학생회의 협의를 지연시킴에 따라 학사일정에 지장을 주는 등 대학의 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총학생회는 대학이 일년 간 또는 지난 몇 년간의 중장기적 발전계획에 따른 실적을 진단하고 과감하게 잘잘못을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지식을 함양하고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대학당국과 대화하면서 해결 하는 모습으로 다가서길 바란다. 아울러 대학당국은 학생, 교수, 직원에게 대학발전계획에 따른 실천 결과를 명확하고 신속하게 알려 대학의 위상을 교내외에 홍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또한 대학등록금의 인상은 학부모의 재정적 부담으로 압박되기 때문에 수시로 대학의 발전 모습과 어려움을 학부모에게 알려야 한다. 학무모가 자녀가 다니는 대학의 어려운 점을 이해하고 협조하는 모습으로 다가 올수 있도록 홍보를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등록금 문제는 대학당국과 총학생회간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해결될 수 있다. 서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개선할 것은 개선하는 자세를 가져야한다. 이를 위해 대학은 투명한 경영, 대학발전에 대한 비전을 분명히 제시해야하며, 총학생회는 학교발전에 대한 결과물을 모니터링하고 그에 합당한 요구를 대학측에 제시하여야 한다. 아울러 요즘 언론에 거론되는 대학의 발전기금에 대한 효율적 관리를 위한 문제가 제기 되고 있다. 대학의 재단도 경영개선을 통해 재단 전입금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정해년에는 우리 모두에게 행운이 있길 바라면서 특히 대학등록금에 대하여 투쟁하는 모습보다는 상호협력해서 세계로 미래로 향하는 대학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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