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대별 목표관리제ㆍ독립채산제 잇단 도입

주요 대학이 선의의 경쟁을 통한 발전을 꾀하기 위해 단대별 목표관리제(MBO)를 도입하는가 하면 아예 신입생 모집광고를 따로 내고 단대 학장의 권한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7일 각 대학에 따르면 지난해 단대별 MBO를 처음 도입한 서강대는 이달 말 7개 단대에서 자체 평가서를 받아 다음달 22일 전체 교수회의에서 단대별 순위를 발표한다. 1등을 한 단대에 2억원을, 2등을 차지한 단대 두 곳에는 각각 1억원의 포상금을 준다. 단대 학장들은 작년 초 수업평가ㆍ연구업적ㆍ국제화ㆍ학생지도 등 평가기준에 맞춰 1년치 목표를 결정해 손병두 총장과 MBO협약을 맺었고, 학교는 목표 달성률을 평가해 순위를 정한다. 서강대는 단과대 학장실에 1명씩 배치돼 있던 직원을 2∼3명으로 늘리는 등 학장이 단대 운영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권한을 크게 강화했다. 서강대는 또 1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지난 1년 간 교수별 연구실적을 평가한 뒤 상위 50%의 교수를 A∼D등급으로 나눠 오는 4월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할 계획이다. 연세대 정창영 총장은 최근 "이공계에 비해 주춤거리는 법과대학과 경영대학을 집중 육성키로 하고 교수 충원과 재정 지원 등 여러 면에서 다른 단과대보다 우선권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법대와 경영대 동창회는 연세대 전체 신입생모집 광고와 별개로 신입생 모집 광고를 주요 일간지에 실었고 원주캠퍼스 의공학부도 모집광고를 따로 냈다. 연대 관계자는 "단과대가 신입생 모집광고를 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법대와 경영대는 교수와 학생, 동창회가 힘을 합쳐 큰 변화를 이뤄낼 것이며 다른 단대도 필요에 따라 순차적으로 집중 지원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대도 단대별 움직임이 두드러져 사범대는 인문ㆍ사회계열 교수의 승진 심사에서 국제적 인정을 받는 연구 업적을 필수조건으로 요구키로 했고 자연과학대는 '학부모의 날'을 정해 4월초 신입생 학부모를 캠퍼스로 초청할 계획이고 공대는 학부생을 위한 영어캠프를 운영키로 했다. 특히 자연대와 공대는 작년 11월 삼성경제연구소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컨설팅을 의뢰해 단대학장ㆍ학과장 책임운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결과를 얻은 바 있다. 고려대는 이필상 총장이 신년사에서 "단과대학의 사정과 특성을 고려해 균형있는 국제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단대별 자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학교 관계자는 전했다. 숙명여대도 외부 컨설팅을 받아 성과에 따라 적정하게 보상하는 균형성과관리제도(BSC)를 단대별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다음달 열리는 졸업식을 학교 설립 후 처음으로 단대별로 진행한다. 어윤대 전 고대 총장의 바통을 잇는 'CEO 총장'으로 꼽히는 오영교 동국대 총장 내정자는 지난달 발족한 총장직무연구지원팀과 함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한 '108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단과대 중심의 분권형 모델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경영전문대학원에 독립채산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대학의 위기의식이 단과대 분권 현상을 가져온 것 같다. 단대학장에게 책임만 지울 게 아니라 이에 걸맞은 권한이 함께 주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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