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학과 학생들 단과대 분리 요구 수업거부

제주대가 수의학과(수의예과 포함)의 단과대 승격 문제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학생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과대 설치를 제한하는 법령에 발이 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교육부는 대학 내에서 해결할 문제라며 뒷짐만 지고 있어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수의학과 학생들 수업거부, 시위나서 지난 10일 제주대 수의학과 단대분리위원회는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다. 7일부터는 6개 학년(250명)이 무기한 수업거부에 돌입했다. 수의학과 학생들은 “단과대로 분리되지 않아 실습 비용도 제대로 지원되지 않고 학습 공간 마저 부족해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학과 선배들이 14년 전부터 요구한 수의학과 단과대학 설립을 위해 대학 당국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수의학과가 개설된 전국 10개 대학 가운데 강원대와 제주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이 단과대학으로 설치돼 있는 상황이다. 생명과학대에 속해 있는 제주대 수의학과 교수와 학생들은 다른 학과의 강의실과 연구실을 빌려 쓰고 가건물에서 실습하는 여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은 "2008년부터 제주대 의과대학이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됨에 따라 단과대 추가 설치가 가능할 것"이라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서명운동, 침묵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 당국“모순된 법령 때문 해결책 안보여” 답답한 건 대학 당국도 마찬가지다. 고등교육법시행령 제25조(수업연한)에 ‘수업연한을 6년으로 하는 경우는 의과대학, 한의과대학, 치과대학 및 수의과대학으로 한다’라고 명시됨에 따라 1998년에 6년제로 전환한 제주대 수의학과도 당연히 단과대로 분리돼야한다. 문제는 국립대학교설치령에서 단과대학의 수를 9개로 제한하고 있다는 것. 의과대학이 의학전문대학원을 전환되면 재학생들이 졸업하는 2010년쯤에는 1개의 단과대 추가 설치가 가능하나 현재 의과대학에 소속돼 있는 간호학과의 위치도 애매해진다. 대부분 대학이 간호학과를 단과대로 분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학과의 갈등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교육부 원칙만 강조 '빈축' 교육부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보단 원칙만 강조하고 있다. 교육부 대학정책과 관계자는 “의과대학이 의학전문대학으로 전환되면 단과대가 1개 줄어 이 만큼을 추가 설치하면 되는 것”이라며 “학교 측이 구성원 간 합의를 이루기만 하면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대 이효연 기획처장은 “10여년간 수의학과의 단대 분리를 건의했고 대안으로 수의학과를 학부로 올려달라고 교육부에 올렸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대학 교육 정책이 증설, 증원 등에 대해 거부감만 갖고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아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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