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에 본 불교계 운영 대학은]금강대·동국대·위덕대 등 6곳 운영 중

지난 24일은 불기 2551년 ‘부처님 오신 날’이었다. 우리나라 불교신자는 1,072만6,000명으로 전체 인구 중 22.8%(통계청, 2006년 인구주택 총조사)를 차지한다. 개신교 신자는 861만6,000명(18.3%)이고, 가톨릭 신자는 514만6,000명(10.9%)이다. 그렇다면 대학교육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 기독교가 외국 선교사의 지원과 양적 성장 등을 바탕으로 교육에 적극적이었던 것과 달리 불교가 대학교육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다. ‘4대 종단’으로 불리는 조계종과 태고종, 천태종, 진각종에서 모두 6곳의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금강대와 동국대, 위덕대, 중앙승가대 등 종단에서 직접 세운 4년제 대학 네 곳과 서울불교대학원대, 동방대학원대 등 대학원대학 두 곳에 불과하다. 80년대까지만 해도 동국대와 중앙승가대가 유일했다. 둘 다 불교계의 맏형격인 조계종 종립대학이다. 지난해 개교 100주년을 맞은 동국대는 1906년 명진학교로 출발했다. 1940년 혜화전문학교로 이름을 바꿨다가 1946년 ‘동국대’로 승격했다. 1953년 대학원이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 불교학 연구의 중심지인 동국대는 최근 생명공학, 영상문화, IT, ET 분야 등을 특성화하며 그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행정자치부장관 출신의 오영교 총장은 ‘혁신 전도사’라는 별명에 걸맞게 대학구조개혁을 진두지휘하며 새로운 동국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행정부에 해당)에서 운영하는 중앙승가대는 조계종 출가스님들만 입학할 수 있는, 승려 교육기관이다. 1996년 개교한 위덕대는 대한불교 진각종이 세운 종립대학이다. 진각종은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 소속된 26개 종파 가운데 네 번째로 큰 교세를 자랑한다. 울릉도가 고향인 회당 대종사가 진각종을 재창종하면서 포항·대구를 중심으로 교세를 확장했고, 포항서 가까운 경주에 대학을 세웠다. 학부 입학정원은 890명에 불과하지만 에너지 전기공학부와 외식학부 등 경주라는 지역사회에 걸맞은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교육·사회복지사업에 관심이 큰 종단의 영향을 받아 사회복지학부, 사회체육학부도 특성화 분야이다. 국내서는 드물게 여자축구단을 2004년 창단해 현재 국가대표 2명을 보유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불교계도 대학교육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금강대를 비롯해 서울불교대학원대, 동방대학원대가 잇달아 설립됐다. 특히 천태종 종립대학인 금강대는 2003년 개교 당시부터 ‘소수 정예교육’으로 주목받았다. 수능 2등급 수준 이상의 엄격한 자격요건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고 전원 기숙사 생활에 전교생이 장학생이다. 지방대로서는 드물게 전임교원확보율 100%를 유지하고 있고, 등록금 환원율 791%, 학생 1인당 장학금 613만원 등 양적 성장보다 교육과 연구의 질적 향상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천태종은 불교 종단 가운데 세 번째로 교세가 크다. 2002년 9월 문을 연 서울불교대학원대는 조계종 스님인 덕해스님이 설립한 대학원대학이다. 덕해스님은, 대표적 선사 가운데 한 명으로 지난 2004년 입적한 직지사 조실 관응 스님의 맏상좌(제자 중 가장 위)이다. 대전에 보문 중학교와 보문고등학교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취임한 황윤식 제2대 총장은 동국대 상경대학을 지냈으며, 학계와 기업 운영 경험을 두루 쌓아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CEO형 총장 가운데 한 명이다. 동방대학원대는 제2대 종단인 태고종과 안동김씨 문중이 함께 세운 대학원대학이다. 설립자인 여초 김응현 선생은 서예의 대가 가운데 한 명이다. 현재 이사장은 태고종 총무원장인 운산스님이 맡고 있다. 가칭 ‘능인불교대학원대학’도 2009년 설립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일보 해직기사 출신인 지광스님이 세운 능인선원이 경기도 화성에 짓고 있다. 조계종 사찰인 능인선원은 불교계에서 대표적인 대형 도심사찰 가운데 한 곳이다. 지난 2001년 학교법인 한국불교학원의 설립인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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