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시안휘 거 박사와 김성원 교수팀

시간과 공간의 4차원 이외에 다른 차원이 있는지를 유사 블랙홀을 통해 실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포스텍 소재 아·태 이론물리센터(소장 피터 풀데)의 젊은 과학자 시안휘 거 박사와 김성원 이화여대 교수(과학교육)팀은 12일 “유사 블랙홀이 증발하며 내는 호킹의 복사 스펙트럼을 분석하면 시간과 공간의 4차원을 넘어서는 추가 차원이 존재하는지 알 수 있다”는 이론을 발표했다. 이 이론은 블랙홀 분야의 세계적 연구자 4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오는 14일까지 포스텍 내 아·태 이론물리센터 본부에서 열리는 국제 포커스 프로그램에서 발표됐으며 영국의 저명한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 온라인 판에도 보도됐다. 또 저명 물리학 저널인 ‘피직스 레터 B’에 이미 게재가 승인돼 곧 발간될 예정이다. 거 박사와 김 교수팀의 아이디어는 현재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대규모로 추진되고 있는 거대입자충돌기(LHC)를 이용하지 않고 소규모 연구실에서 추가 차원의 실험적 검증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만약 시공간의 4차원 이외에 추가 차원이 응집물질물리의 경우처럼 스스로 발현되는 현상이라면 초유체인 헬륨이나 보즈-아인슈타인 응집체 등을 이용해 유사 블랙홀을 만들어 실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캐나다 이론물리연구소의 세계적 블랙홀 권위자인 로버트 만 교수 및 발레리 프롤로프 교수는 “거 박사와 김 교수팀의 연구는 추가 차원과 미니블랙홀을 연결하는 매우 흥미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응집물질을 통한 실험적 검증의 길을 열었다”며 향후 끈 이론과 우주론 등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과학원에서 천체학 박사학위를 받은 거 박사는 아·태 이론물리센터의 젊은 과학자 국제연수(YST)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중견 과학자인 김성원 교수의 지도 하에 공동연구를 해옴으로써 한국을 중심으로 한 아·태 권역 국제 공동연구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포스텍에 위치한 아·태 이론물리센터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호주 등 아·태지역 12개국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이론물리분야 국제연구기관으로 지난 1996년에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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