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대 등 7개 대학 입시정책 주도에 반발

'국사과목 필수화', '내신 무력화' 등 최근 대학 입시에 관한 논의를 서울 주요대학이 이끌어 가면서, 여기에 속하지 않은 대학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고려대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 7개 대학의 입학처장회의가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내신 무력화 "7개大 모임서 나왔다"(?) 대학가에선 이번 '내신 무력화' 발상이 7개 대학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주장을 나올 정도로 이 모임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 신형욱 한국외대 입학처장은 "지난 8일과 9일 7개 대학들이 모여 워크숍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내신 4등급까지 만점을 주겠다는 발상도 거기서 나온 얘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워크숍을 진행한 것은 맞지만, '친목 도모'용이었을 뿐, 내신등급 적용방침 등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도 "9일 워크숍에는 처장들이 3명만 모였고 나머지는 입학처 직원들이었다"며 "입시에 관한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7개 대학 중 고려대는 '내신 무력화'에 동참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서강대와 중앙대도 "검토 논의과정에 있다"고만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사과목 필수화'에 이어 '내신 무력화'가 몇몇 주요대학을 통해 나오자, 이에 속하지 않은 대학들은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김갑일 명지대 입학관리처장도 “교육정책에 대해 여론을 조성, 몇몇 대학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대표기구인 입학처장협의회가 존재하므로, 여기서 보편적 합의를 모아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문홍안 건국대 입학처장도 "7개 대학이 어떤 기준으로 묶였는지 알 수 없다"며 "7개 대학이 임의단체를 만들어 입시문제를 공론화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7개大, 입시정책 주도하자 반발 확산 7개 대학들의 입학처장 모임은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됐다. 고교등급제 논란에 따라 입장을 같이하던 7개 대학의 입학처장들이 공동 입학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행보를 같이하기 시작 한 것. 그러나 이 모임이 언론에 의해 '주요 7개 대학' 등으로 소개되자, 여기에 속하지 못한 대학들의 언성을 사왔다. 특히 이들 대학들이 입시정책에 대한 여론을 주도하자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것. 주요 대학들이 입시정책을 밝히면, 다른 대학들도 이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서울의 한 입학처장은 "주요 대학들이란 게 선호도가 높은 대학들이기 때문에, 특정한 입시정책을 밝히면, 바로 영향을 받게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논의를 공론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대학들은 7개 대학만의 모임을 없애고, 전국 입학처장협의회에서 같이 논의하자는 뜻을 편다. 고유환 동국대 입학처장은 "몇 개 주요대학이 임의단체를 만들어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우리나라 입시제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전국입학처장협의회라는 공식적 단체가 있는 만큼, 여기서 문제를 논의하고 이것이 교육정책에 반영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 4일과 5일 제주도에서 있었던 전국 입학처장협의회에서도 불거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서울지역 한 대학 입학처장은 "뒤풀이 자리에서 7개 대학 모임을 없애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그러나 7개 대학측은 모임을 없애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도 7개대학 입학처장회의에 대한 비판에 대해 ‘전체주의적’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어느 대학이 한다고 해서 따라가야 한다는 발상부터가 잘못된 것”이라며 “자율적 모임에서 논의를 활성화하는 것을 ‘끼리끼리 논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7개 대학 모임을 계속 가져갈 것이며, 해체할 생각은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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