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권 대학들 "로스쿨 이후를 대비하라"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유치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안정권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대학들은 로스쿨 도입 이후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우수 교수 충원과 교과과정 개편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중위권 대학들은 인가 조건을 확충하는 한편, 특성화 분야 선정에 불꽃 튀는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당초 학부를 유지하는 학부로스쿨 방안을 검토하던 서울대는 김신복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로스쿨 추진위원회를 구성 로스쿨 도입에 불을 당겼다. 우선 학칙 개정을 통해 일반대학원 석사과정 총 이수학점을 늘리고 교수 정원도 현 44명에서 60명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로스쿨 도입을 통해 글로벌·공익적 법률가 양성이라는 큰 틀을 정하고 미국 버클리 법대와 공동으로 3년의 법학석사 과정과 2년의 외국인 유학생 전용 과정을 개설하는 한편, 서민 대상의 무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률 클리닉'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여기에 최근 한국법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 등의 국가 학생들의 법학석사과정도 확대하고, 현 88개 열람실 규모인 법학도서관도 3배로 확충해 모의법정과 그룹스터디룸 등 교육시설도 대폭 개선할 계획이다.

연세대는 정창영 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로스쿨 추진위원회를 이미 구성하고 대학 차원의 준비에 돌입했다. 앞서 연세대는 지난 2001년 법과대 건물 증축에 이어 2008년 8월 법학전문도서관이 들어서는 제2광복관 완공을 앞두고 있다.

홍복기 법과대학장은 "로스쿨 도입이 본격 이슈화되기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온 것이 큰 힘"이라며 "올해 하버드대와 예일대 교수를 포함한 교수 12명을 초빙했고, 다음 학기에도 추가해 우선 40명을 넘기겠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로스쿨 유치보다는 정원을 얼마나 많이 배정 받느냐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곧 ▲인력충원 ▲커리큘럼 ▲인가조건 을 검토하는 3개 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법과대 관계자는 "로스쿨 유치로 끝나는게 아니라 로스쿨 끼리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 31명인 교수는 내년 초까지 50명으로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이화여대는 법과대 학장 체제의 추진위원회를 곧 총장이나 부총장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김문현 법과대학장은 "본부의 적극 지원에 따라 올 9월에만 10명의 교수를 채용하고, 학생 정원 150명 수준에 맞춰 최대 40명선의 교수진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화여대는 여기에 가정법률상담소·여성연구원·생명과윤리연구소 등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한 특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서강대는 최운열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기획위원회를 구성, 법과대 교수는 물론 학장과 처장들을 포함시켜 대학차원의 지원체제를 마련했다.

별도의 법과대 건물이 없는 서강대는 현재 타 단과대와 공동 사용중인 다산관 건물을 법과대 건물로 전용하는 안을 두고 내부 조율 중이다.

경희대는 법학관과 제2법학관, 법학부속관 등 관련 시설은 이미 마련하고, 7~8월 두 달 간 교육과정 등의 소프트웨어 확충을 본격화하고 있다.

경희대는 로스쿨 특성화 분야를 기업법무에 맞추고 통상법, 지적재산권법, 조세법, 인터넷법 등 국제법무 분야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중앙대는 법학전문대학원 설립추진위원회 주최로 매주 학장회의를 열면서 로스쿨 특성 분야 선정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장재옥 법과대 학장은 "로스쿨 법안이 너무 급하게 통과되고 인원 등 미확정 사안이 많다"면서도 "시설과 교수충원 기준을 다 맞췄지만 추가로 4~6명 내외의 스타급 교수를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숭실대도 지난 2005년 구성한 로스쿨 추진위원회가 이번 국회 통과에 따라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 실무위원회 인원을 대폭 보강하면서 그 동안 수차례 열었던 공청회 자료 등을 참고해 로스쿨 유치 전략에 나섰다.

특성 분야로는 7~8가지를 놓고 금주 중으로 협의를 통해 이 가운데 2~3가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서철원 법과대 학장은 "로스쿨 유치를 통해 대학의 간판이라고 할만한 분야를 정할 계획"이라며 "교수 충원도 그동안 7차례정도 했는데, 10여 명을 더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건국대도 교수 충원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약 100억 원을 투입해 교수 10명에서 현재 전임교원 25명, 석좌교수 2명, 겸임 교원 4명 등 총 31명으로 충원했다. 올해 안으로 6명의 전임교원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동국대는 지난 9일 법과대 교수 전체 회의를 열고, 오영교 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로스쿨 설립추진단(추진단)'을 구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국대는 지난 2003년 만해관을 로스쿨 전용시설로 리모델링하고, 기존 8명의 전임교수는 현재 22명으로 3배 가까히 늘려놨다.

성균관대는 5년 이상 실무 경력의 교수 영입과 교과과정 개편 등 소프트웨어 측면 보강에 전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승우 법과대학장은 "시설부분 등 인프라는 보완하면 된다"면서 "훌륭한 교육을 위한 교수진과 교과과정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작년까지 로스쿨 관련 시설 투자에 210억 원을 투입했으나 교수진은 28명으로 주요 사립대와 비교하면 아직은 적은 숫자다.

한국외대도 로스쿨 유치를 위해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교수 충원을 꼽고 있다. 현 19명의 교수진에 추가로 5~7명의 법조계 인사 위주로 영입전에 나섰다. 변해철 법대학장은 "법학관을 단독 건물로 신설하는 등 시설 계획은 마무리 됐다"며 "법조계 인사 위주로 교수 영입을 위해 개별접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대학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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