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렌즈 현상’ 이용, 2개의 외계행성 발견…외계생명체 발견 가능성 높여

한정호 충북대 교수(43, 물리학과·사진)가 5일 과학기술부가 선정하는 ‘이 달의 과학기술자상’ 9월 수상자로 결정됐다.


한 교수는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해 지난 2005년과 2006년, 잇달아 새로운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이 관측법은 지구와 환경이 유사한 외계행성을 발견하는 데 유용해 향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만한 행성을 찾아낼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태양계 밖에 존재하는 외계행성을 발견하는 데 주로 쓰인 ‘시선처리속도법’은 별이 밝아야 관측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구보다 수백배 크고, 비교적 가까운 거리인 수백광년 떨어진 행성만 발견할 수 있어 지구와 유사한 외계행성을 발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한 교수가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해 2005년 발견한 목성급 행성은 지구에서 2만광년 떨어져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행성 중 가장 먼 곳에 위치한 외계행성이다. 2006년 발견한 해왕성급 행성 역시 지구에서 1만5000광년 떨어진 외계행성으로, 이제까지 알려진 행성 중 세 번째로 질량이 작다.


이러한 한교수의 연구 성과는 천문학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천체물리회지(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 2005년 8월 1일자와 2006년 6월 10일자에 각각 게재 되었으며, 발견된 행성들은 ‘OGLE-2005-BLG-071Lb’와 ‘OGLE-2005-BLG-169Lb’로 각각 명명됐다.


한 교수는 관측뿐 아니라 중력렌즈·외계행성 분야의 이론적 연구에서도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박사학위(97년 오하이오 주립대)를 받은지 10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피인용지수 6.0이상의 최우수 SCI저널에 78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피인용횟수도 806회에 달한다. 한국천문학계에서는 가장 많은 기록이다.


한 교수는 “현재 국책연구기관과 함께 관측장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보다 나은 장비를 이용한 연구가 이뤄질 경우 현대천문학에서 가장 첨단분야인 외계행성 연구에서 우리나라가 선두로 나아갈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 외계행성 : 외계행성은 태양이 아닌 다른 별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 행성을 지칭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목성, 금성과 같은 행성은 태양계 내 행성이므로 외계행성이 아니다.


▶중력렌즈 현상 : 중력렌즈 현상이란, 지구에서 볼 때 별 두 개가 같은 상에 놓이면 가운데 별의 중력에 의해 뒷 별에서 나온 빛이 일그러지고, 밝기가 변화는 현상을 말한다. 아인스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한 결과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질량을 가진 물체 주변 공간은 중력으로 인해 일그러지게 되는데, 마치 쇠공을 스펀지 위에 올려놓았을 때 표면이 일그러지는 것과 같다. 그리고 빛이 이렇게 일그러진 공간을 지날 경우 마치 광학렌즈를 통과한 빛이 휘어지는 것처럼 굴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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