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전시회 ·외국인 말하기 대회 등 '풍성'



<사진설명 : 경북대의 아름다운 우리말 간판 사진 공모전 수상작>

주5일제 근무제 확대 등으로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됐지만 대학가에서는 한글날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국제화 요구에 따라 대학마다 영어 강의를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 밖에 없는 국어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다는 측면에서도 이들의 노력은 의미를 더한다.

연세대는 8일 오전 교내 노천극장에서 561돌 한글날을 맞아 ‘제16회 외국인 한글백일장’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연세대 한국어학당이 주최하고, 문화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후원했다.

중국의 제비 씨가 ‘별’이라는 제목의 시로 최고상인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차지하는 영예와 함께 부상으로 상금 70만원과 트로피를 받았다. ‘별’은 고향을 EJ나 가족과 떨어져 느끼는 외로움을 별을 통해 달랜다는 내용이다. 우수상은 일본 혼다사에 씨와 대만의 진백진 씨가 차지했다. 이번 백일장에는 59개국 1,509명의 외국인과 해외교포들이 참가했다.

한남대(총장 이상윤)도 제4회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와 글짓기 대회를 개최했다. 학교가 중부권에 소재하고 있지만 전국 규모의 행사로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어 학습동기를 북돋겠다는 취지이다. 25개국 242명의 외국인이 참가한 이번 행사에 대전광역시청, 국립국어원, 재단법인 한국어세계화재단, 대전문화방송이 후원사로 동참했다.

영남대는 “당신의 우리말 실력은?”이라는 제목으로 ‘도전 ! 우리말 겨루기’ 대회를 개최한다. 오는 10일 오후 3시부터 영남대 정문지역 잔디밭에서 2시간 동안 펼쳐질 예정인 이번 행사는 OX 퀴즈문제로 본선진출자를 1차 가려낸 후, 서바이벌 퀴즈를 통해 최후의 1인을 뽑는 형식이다.

틈틈이 패자부활전과 관객들을 위한 퀴즈까지 더해져 2시간동안 진행될 행사에는 학생과 학교주변 주민들이 함께 참여한다. 지난해 대회에는 학생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경상대 국어문화센터도 한글날 기념 ‘경상국어경시대회’를 9일 오후 5시 교내 인문학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김용석 국어문화센터장은 “외국어 실력뿐 아니라 국어능력도 취업을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된다”며 “학생들에게 국어 능력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우고, 학생들의 국어 실력을 검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북대 국어생활상담소는 대구시에 있는 한글간판을 대상으로 ‘2007 아름다운 우리말 간판 사진 공모전’을 통해 9일부터 12일까지 교내 대강당에서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앞서 지난 8월2일부터 9월9일까지 한 달여 동안 시민과 학생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200여점의 작품을 모았다.

홍사만 국어생활상담소장은 “상호에서 고유한 우리말을 잘 살렸는지, 참신성과 호소력을 가지면서 가게의 특성과 잘 어울리는지, 간판으로서의 글자 디자인과 주변 경관과의 조화 등 심미성을 고려했는지 등이 심사 기준”이라고 소개했다.

최고상인 대상에는 주문가구점인 ‘손때’가 차지했다. 이외 ‘한 처음에’(친환경 유기농 음식점), ‘공부의 즐거움’(경북대 교내 카페), ‘산에 들에’(천연염색옷집), ‘늘빔’(한복집) ‘구슬 꿰는 토끼’(비즈공예), ‘햇볕 한줌’(미술학원) ‘바나실’(문화교육) ‘쉴 만한 물가’(카페), ‘빛살미술관’(미술관), ‘들메꽃’(찻집), ‘꽃뜨루’(천연염색의류) ‘못 밑에 마실’(음식점) 등이 학생 등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조선대 국어상담센터(센터장 강희숙)는 대학원생을 위한 '맞춤형 글쓰기 특강을 이날 오후 3시 교내 다목적 세미나실에서 개최했다. 우한용 서울대 교수(국어교육과)는 ‘학문 활동의 실천 구도-대학원에서 논문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논문을 잘 쓰는 것은 글쓰기를 잘하는 것이며 문제 상황에 대한 치열한 의식을 견지하는 것이 정신적 자세의 기초”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학문 활동을 통해 생산해내는 논문의 수준이 우리나라 학문의 척도이며, 나아가 논문의 수준은 우리나라 언어문화의 수준을 좌우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순천향대(총장 서교일)는 아름다운 한글 만들기를 위해 직접 전용서체인 '순천향체'를 개발, 발표했다. 

'순천향체'는 건학 3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대학 구성원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개발됐다. 간결하고 세련된 형태가 특징이다. PC에 설치할 경우 한글, 워드 프로세서 등의 문서 작성 프로그램에서 곧바로 활용 가능하다.

순천향대 관계자는 "순천향체는 젊고 깨끗한 대학 이미지를 대변한다"며 "학생과 동문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