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논리에 지방대 '가위눌림'

불과 수년 전만 해도 국내 4년제 대학이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해 곤란을 당하는 일은 거 의 없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대부분의 지방대가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해 심각한 미달 사태를 겪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현승일 국민대 총장)」가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남지역 10개 대학의 경우 올해 신입생 총모집정원 1만4천2백78명 중 3천2백14명이 미달, 대 학당 평균 미달인원이 무려 3백12명에 달해 미충원율 22.5%를 기록했다. (표참조)

제주와 전북지역도 대학당 평균 미달인원이 각각 1백82명과 1백명으로 미충원율 9.2%와 7.3%를 보였으며 경북, 강원, 광주지역도 각각 3% 이상의 미충원율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미달사태에 허덕였다.

이들 지역 대학의 신입생 미충원율 평균치는 8.3%로 전국 미충원율 2.8%의 무려 3배에 달하고 있다.

반면 서울지역 42개 대학의 경우 올해 총모집정원 8만1천4백35명 중 4백41명이 미달, 대 학당 평균 미달인원 10명으로 미충원율 0.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기, 부산, 대구, 인천지역도 신입생 미충원율 1% 미만이었으며 수도권과 가까운 충북, 충남 지역의 경우도 상대적으로 낮은 미충원율을 보였다.

이와 같은 호남, 제주, 강원, 영남지역 대학의 높은 미충원율은 해당지역의 면적이나 인구 숫자와는 무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지역이 우리나라 전체 국토면적의 66.8%를 차지하 며 인구 점유율도 24.1%에 달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사회적인 인력수요 나 취업가능성과도 무관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방대 모집정원이 급격히 감소하게 된 요인은 무엇일까?

이에대해 동양대 김운회 기획과장은 "올해 들어 대도시권을 제외한 전역에 걸쳐 대학신입 생 미달사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수도권 야간정원 자율화, 편입학 모집정원 확대 등 일련 의 교육개혁 조치와 무관하지 않다"고 단적으로 말했다.

교육부는 5.31 교육개혁안에서 밝힌 대학자율화, 다양화, 특성화를 구현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대학 정원자율화 정책을 실시, 올해 입시부터 76개 사립대의 모집정원을 자율화했 다.

올해 수도권 대학의 모집정원은 지난해에 비해 1천8백65명이(주간 3백15명, 야간 1천5백 50명) 늘었으며 이는 결국 지방대학으로 갈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유입되는 결과를 초 래했다.

전문가들은 대학정원자율화 정책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초과수요 상태인 수도권 대학들 의 정원은 계속 늘어나는 반면 지방대학들은 공동화에 따른 연쇄적 부도의 가능성이 많다고 분석한다.

이에따라 각 지방대 관계자들은 수도권 대학의 야간정원 증가는 직장인들에 한해서만 허 용하거나 아예 허용치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방대 공동화를 초래한 또 하나의 요인은 편입학 모집정원 확대정책으로 이 역시 교육개 혁안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 95년 1만3천9백38명이던 편입학 모집정원은 96년 4만8천7백86명, 97년 6만3천3백58 명으로 급증했으며 올해는 무려 8만여명에 달했다.

이같은 편입학 정원의 급격한 증가는 지난 95년 5.31 교육개혁안 발표 이후, 그해 12월 '대학학생정원령'이 개정되면서 비롯됐다.

교육부가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각 대학의 편입학 모집정원 확대를 허용한 것이 결국은 지방대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대거 이동하는 결과를 낳았다.

전주 우석대의 경우 지난 3월 현재 전체 정원 8천40명 가운데 2천5백여명이 휴학했으며 1 백60명이 편입학 등을 이유로 자퇴, 정원의 35% 가량이 학교를 떠났다.

전주대는 지난해 휴학생이 3천1백여명이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3천6백여명으로 5백여명 이 늘었으며, 위덕대도 지난해 휴학생 1백67명에서 올해는 4백16명으로 3배 가량 증가했다. 목원대의 경우 지난 1년간 자퇴한 학생이 2백80여명에 달했으며 계명대도 지난해보다 50% 증가한 70여명이 자퇴했다.

서울이나 수도권 대학 편입을 위해 지방대를 빠져나가는 학생들이 많은 반면 지방대에 편 입해 들어오는 학생들의 숫자는 극히 적은 실정이다.

지난 학기 전국대학의 편입생 모집현황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경우 30개 대학 총 5천6백24 명 모집에 6만2천4백50명이 지원, 11.1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으나, 경기지역은 25개 대 학 총 5천6백89명 모집에 2만9천3백71명이 지원, 5.2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지방대 는 이보다 심해 79개 대학 총 2만5천2백7명 모집에 4만2천1백76명이 지원, 평균 경쟁률이 1.7 대 1에 불과했다. 특히 강릉대 등 27개 대학은 지원자가 정원에 미치지 못해 미달사태를 빚었으며 가야대 등 11개 대학은 지원자가 아예 없었다.

이에따라 각 지방대는 등록금 손실에 따른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려왔다.

다행히 최근 교육부가 내년 3월부터는 2학년 편입을 금지하는 등으로 편입학 모집정원을 2만5천여명 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을 밝혀 지방대 재정의 숨통이 트였으나 애초 이같은 상 황을 예견하지 못했던 교육부의 정책부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지방 D대학의 한 교수는 "교육에 시장경제 논리를 무분별하게 도입하고 있는 현행 교육 개혁방안이 재고되지 않는다면 결국 대부분의 지방대는 회생불가의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 라며 "국가의 종합적이고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교육개혁이 진행되어야만 각 지방대들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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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학년도 시도별 미충원율 현황>

지 역

대학수

모집정원

미달인원

대학당 평균 미달인원

미충원율

전 남

10

14,278

3,214

312.4

22.5

제 주

3

3,262

299

99.7

9.2

전 북

9

22,295

1,636

181.7

7.3

경 북

19

25,596

1,022

53.8

4.0

강 원

9(1)

16,954

571

57.1

3.4

광 주

9

15,636

510

56.6

3.3

대 전

9

18,303

415

46.1

2.3

충 남

14(4)

28,138

613

34.1

2.2

충 북

9(1)

15,862

207

20.7

1.3

경 남

9

18,735

249

27.6

1.2

경 기

25(4)

32,617

294

10.1

0.9

부 산

13

29,677

176

13.5

0.6

인 천

5

6,279

34

6.8

0.5

서 울

42

81,435

441

10.5

0.5

대 구

3

14,382

59

19.6

0.4

합 계

187(11)

343,449

9,740

49.2

2.8

- ( )는 분교.
- 미충원율은 대학당 평균 미충원율 (미달인원/모집정원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