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83년 이후 11년간 공조 체제를 유지하며 간헐적으로 합동 공연을 올렸으나 개별 활동에 들어간 세 극단을「민, 광, 대」라는 이름아래 불러 앉힌 것은 경제 위기. 이른바 '연극계 빅딜'이다.
정진수 전 연극협회이사장(성균관대 영어영문학과 교수)을 대표로 세운「민, 광, 대」는 앞으로 공연 기획, 제작을 진행하는 한편 뮤지컬 액트리스 클럽「맥」과 함께 뮤지컬 전문배우 양성에 주력하게 된다.
공동연출을 맡은 문석봉씨는 "연극은 할 때마다 배우와 음악이 달라지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작품이 된다. 이번 작품은 15년 전에 비해 무대 등 공연 규모가 커졌고 따라서 매우 화려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50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래 꾸준히 공연돼온 이 작품은 도박을 즐기는 두 건달의 사랑과 인생을 그린 작품. 14년째 연애만을 고수해온 나싼(안석환)과 구세군 선교사 사라(박상아)를 '찜'한 스카이(안재욱)가 주인공이다.
『아가씨와 건달들』은『한여름밤의 콘서트』에 이어「민,광,대」의 방향을 알려주는 두 번째 지표. 작품의 특성은 '넉넉한 무대와 호려한 캐스팅'으로 모아진다. 이 공연은 스타 시스템에 의존해온 공연 관행을 깨뜨리기 위해 4명의 주역 가운데 2명을 연극배우로 캐스팅 했다. 그리하여 지난해 가장 많은 상을 수상한 연극배우 안석환씨(나싼)와 뮤지컬 전문배우 전수경씨(아들레이드)가 주역으로 낙점됐으며『넌센스』등 뮤지컬에 출연해온 탤런트 박상아씨(사라)와 안재욱씨(스카이)가 캐스팅 됐다. 그리고 '더블 캐스트 없는 4명의 주역'은 지방 공연까지 책임지게 된다.
또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최종원(아비드)씨가 성직자로, 이승철씨(브레니간)가 허탕치는 형사로 분한다. 뮤지컬 발전을 위한 과도기 형태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염두에 둔 배우 분할이 인상적이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20여명의 코러스의 노래 연습 열기로 가득한 서울 인사동의 연습실. 최종원씨의 진지한 연기에도 웃음을 참지 못하는 안재욱, 박상아 콤비. 안되는 몸(?)을 놀리려 애쓰는 안석환씨, 한창 물오른 연기를 보여주는 전수경씨의 가무에 2시간30분의 러닝 타임이 후딱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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