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류확대·발전기금모금 등 학교 발전위해 동분서주

겨울방학을 맞아 한창 휴식기를 즐기고 있는 캠퍼스. 학기 중의 분주함이 어색할 정도로 평온하고 조용하기만 하다. 그러나 방학에도 분주한 발걸음을 쉬지 않는 주인공들이 있다. 바로 대학 총장들이다. 총장들은 학기보다 시간적 여유가 많은 방학을 이용해 해외교류확대, 발전기금 모금, 우수 교수 스카우트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이번 겨울방학도 마찬가지. 특히 겨울방학은 1년 사업이 시작되는 시점이라 총장들이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CEO형 총장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방학 기간 활동과 관련해서도 총장들 간 보이지 않는 경쟁이 생길 정도다. 한 마디로 지금 총장들의 방학에는 ‘쉼표’가 없다. 




방중 활동 1순위, 국제화 위한 ‘해외교류 확대’


최근 대학들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제화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해외교류 확대가 총장들의 방학 중 활동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이장무 총장이 취임한 뒤 서울대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외국대학과의 학술교류 협정이 크게 늘어난 것. 서울대는 이 총장 취임 전인 2006년 7월 학술교류협정을 맺은 외국대학이 106개에 불과했지만 지난 23일 기준으로 학술교류협정 체결을 맺은 외국대학은 562개에 이른다. 이는 이 총장이 ‘국제화, 세계 일류대학으로 도약하는 서울대'를 정책의 핵심기조로 삼고 학기는 물론 방학에도 서울대의 국제적 인지도와 평가 제고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다. 이 총장은 평균적으로 매주 최소 1개의 외국대학팀을 접견할 정도다. 서울대가 지난해 영국 더 타임스 세계대학평가에서 51위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도 이 총장의 노력과 무관치 않다는 게 서울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여름방학과 이번 겨울방학만 해도 국제화 제고를 위한 이 총장의 노력이 엿보인다.  지난해 여름방학에는 동경대, 워싱턴대, 베를린공대, 베를린자유대, 맨체스터대, 캠브리지대 등을 방문해 해외교류의 폭을 넓혔고 노벨상 수상자인 조레스 알페로프 박사와 해롤드 크로토 플로리다주립대 교수 등 해외석학 9명도 접견했다. 이번 겨울방학에도 이 총장은 지난 27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태국 출라롱콘대와 싱가포르 국립대를 방문해 한국학 전공 간 복수학위 협정체결 등 상호 교류협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캄보디아 우수 학생들이 서강대에서 공부를 한다? 다음 달 9일부터 14일까지 캄보디아 프놈펜대, 캄보디아 고등교육기관 등을 방문 예정인 손병두 서강대 총장이 협의를 잘 마치고 돌아오면 이번 봄학기부터 당장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손 총장의 방중 활동 역시 국제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06년 여름방학에는 미국 예수회 대학과의 교류확대를 위해 보스톤·시카고·LA 등을 방문했으며 지난 해 여름방학에는 하이델베르크대·뮌헨대·아이히슈태트대 등 독일 자매대학을 방문, 학술교류 증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같은 시기에 아우디 등 독일의 세계적인 기업도 방문해 서강대 학생들의 인턴십과 독일진출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번 캄보디아 방문도 손 총장이 해외교류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학교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박 철 한국외대 총장의 겨울방학 또한 바쁜 일과의 연속이다. 지난 17일에는 아시아 최초로 한국외대에 개설되는 유엔평화대학 석사과정 개설과 관련된 논의를 위해 코스타리카 유엔평화대학을 방문했고 16일과 18일에는 미국 샌디에고대, 샌버노디노대, 국립코스타리카대 등 5개 대학과 교류협정을 새로 체결했다. 또한 박 총장은 지난 20일에는 뉴욕,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동문회 등이 참석하는 한국외대 미주총동문회에 참석해 학교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박 총장은 이번 겨울방학에 포스코 청암재단과 ‘아시아지역전문가 양성사업공동운영에 대한 협약’ 체결을 성사시켰으며 KPK 통상 김필규 회장 등으로부터 학교 발전기금을 기탁받는 성과도 이뤄냈다.

박 총장이 겨울방학에 휴일도 불사하고 동분서주하자 박 철 총장의 보양식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한국외대 직원들이 부쩍 늘었다는 후문도 있다. 


로스쿨 유치, 우수 교수·학생 스카우트도 총장 몫

현재 전호종 조선대 총장은 그야말로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로스쿨 유치를 위한 장학기금 마련에 직접 나서고 있기 때문. 전 총장은 국립대에 비해 비싸지 않은 등록금으로 조선대 로스쿨에 다닐 수 있도록 한다는 일념으로 겨울방학동안 전국에 있는 동문들을 찾아다니면서  기금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하루 만에 해남과 서울, 학교를 오가며 모금활동을 하기도 했다. 휴일도 잊은 채 뛰고 있는 전 총장의 노력으로 조선대는 지난 23일 기준으로 17억 6000만 원에 달하는 로스쿨 장학기금을 모금했다.

또한 전 총장은 조선대 재단 정이사 체제 전환을 위해서도 방학 시간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7일에는 조선대 정이사 전환을 심의하는 교육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직접 참여해 위원들에게 정이사 체제 전환의 당위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길여 경원대 총장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1월 중순까지 미국을 다녀왔다. 미국 유명대학 박사급 연구원들 가운데 신임 교수로 영입할 인재를 탐색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이에 앞서 이 총장은 바이오물리와 바이오에너지 분야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스티븐 추 버클리대 교수를 명예교수로 영입하는데 성공한 전력도 있어 이 총장이 이번에도 우수 교수 스카우트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또한 이 총장은 우수 학생 유치에도 직접 나섰다. 이와 관련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올해 신설된 바이오나노대학. 바이오나노대학은 현재 1차합격자에 수능 성적 1.8등급 이내 최상위등급 학생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이 총장은 지난 22일 이들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실시하고 경원대 진학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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