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관점평가 9·10월 경 시행 예정

올해 대학평가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장무 서울대 총장·이하 대교협)가 참여하는 산업계 관점평가가 9월 또는 10월 경 시행될 예정이며 경영인증평가원의 첫 인증평가 결과도 하반기 경 공개된다. 자율화 정책으로 대학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은 상황인 만큼 올해 시행될 대학평가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학평가의 지각변동, 산업계 관점평가

올해 대학평가의 최대 변화는 대교협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5단체가 공동 참여하는 산업계 관점 평가. 현재 대교협과 경제5단체는 평가기준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교협의 대학종합평가를 대체할 산업계 관점 평가는 아직 미국, 유럽 등에서도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대학평가다. 

김영식 대교협 사무총장은 “일본에서 우리의 경우보다 낮은 단계로 시행한 적은 있지만 우리가 개발한 모델은 (세계에) 없다”면서 “이번에 우리가 성공적으로 도입하면 세계가 벤치마킹하는 대단한 성과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산업계 관점 평가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까? 우선 평가 대상은 산업분야별로 3년을 주기로 결정된다. 1차년도에는 기계산업군·건설업·금융 분야 등이, 2차년도에는 정보통신·전자·반도체·금융·관광 분야 등이, 3차년도에는 철강·석유화학·섬유·바이오·문화컨텐츠 분야 등이 각각 해당된다. 평가항목은 인재배출기여도(전문 직무역량·일반 직무역량), 지식창출(산학연 연구성과·기술개발), 사회환원(기술 이전·창업 실적)으로 구성된다.

주목될 만한 점은 평가 결과가 인증 여부 또는 점수 및 등급 형태로 산출되지 않는다는 것. 즉 산업계 관점 평가의 결과는 산업현장의 수요와 대학 교육의 일치도를 보여주는 그래프로 도출된다. 예를 들어 금융 분야가 평가대상이라면 현장에서 요구되는 수요 항목을 선정한 뒤 기업 관계자들은 해당직무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또 해당 직무 종사자들은 스스로를 대상으로 항목별 평가를 진행한다. 그리고 각각의 결과를 비교하는 그래프를 만들어 상호 간 일치도를 평가한다. 이에 따라 어느 대학, 학과의 출신들이 해당 산업분야의 수요항목에 일치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대교협은 산업계 관점 평가가 대학평가의 획기적인 발전뿐 아니라 대학,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평가에 대한 대학들의 부담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점도 간과할 수 없다. 대학 교육이 취업 교육 위주로 재편돼 인문학 등의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점,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는 공통의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느냐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식 사무총장은 “평가항목에는 인성, 리더십, 창의성, 대인관계능력 등 전문직무역량도 포함되는데 이는 인문사회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라면서 “대학은 더 이상 상아탑으로 존재해서는 안 되고 새로운 사회 환경 변화에 부응해야 한다.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해야 하고 또한 그 인력이 산업현장에 근무할 때 만족도가 높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인증평가 첫 시행 등 인증평가 ‘활발’

한국경영교육인증원(이하 경영인증원)의 첫번째 인증평가 결과가 오는 하반기 경 공개될 예정이다. 경영인증원은 지난해 9월부터 평가에 들어갔으며 오는 5월 실사를 진행한다.

경영인증원 관계자는 “인증평가는 프로그램 단위로 하지 않고 경영학과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면서 “현재 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대학명이나 대학 수를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은 올해 고려대, 서강대, 숭실대, 연세대, 이화여대, 조선대, 한국외대 등 30여개 대학에 대해 인증평가를 시행할 계획이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역시 1주기 의대인정평가를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진행한 뒤, 현재 2주기 의대인정평가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대학평가협의회 유백열 회장(한양대 평가기획팀장)은 “평가는 건강진단과 같은 것이어서 현재 위치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획일적인 평가라는 이유로 대학들이 거부를 많이 했는데 평가가 대학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인증평가의 경우 인증을 받은 대학의 학생들을 우선 선발한다든지 하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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