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교육부·한국학술진흥재단 공동기획]지방대학이 변하고 있다!⑨

▶글 싣는 순서
① 누리사업이 몰고온 새바람
② 기업에게 갈채 받는 대학을 만든 누리사업 (상)(하)
③ 대학을 치열한 업계 현장으로 (상)(하)
④ 지역인재를 세계인재로 키우는 누리사업 (상)(하)
⑤ 지역특화 브랜드로 인기몰이 (상)(하)
⑥ 인성교육까지 책임지는 누리사업 (상)(하)
⑦ 전문가 좌담① 누리사업이 몰고온 새바람


■ 공주대, 사범대학특성화사업단


공주 장기중학교 2학년에 재학하고 있는 유태상 군. 당초 유 군의 학교 성적은 최하위권이었지만 요즘에는 중위권으로 향상됐다. 농촌 지역에 살고 있어 마땅한 사교육 시설도 없는데, 행여 사교육 시설이 있어도 여력이 안 되는 상황에서 유 군의 노력은 높이 평가될 만하다. 그러나 유 군의 성적향상에는 또 다른 비결이 숨어있다. 공주대 사범대학 학생들이 교육도우미로 유 군의 학습을 지도했던 것.

유 군은 “공부하는 방법을 잘 알도록 해주고 자신감을 갖게 해줬다”면서 “앞으로 더 노력해서 성적을 더 올리고 싶고 계속해서 대학생 선생님들과 공부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교육도우미로 나선 공주대 사범대 학생이 중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공주대 사범대학특성화사업단은 2004년부터 충청남도교육청, 공주시청 등과 함께 교육도우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공주시와 충남 청양군 면 단 위 이하에 소재하고 있는 소규모 중학교들로 장기중학교, 우성중학교, 경천중학교 등 모두 11개 학교다. 매 학기마다 70~80명의 학생들이 교육도우미로 파견되며 교육도우미 학생들은 주 1회, 방과 후 3시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친다. 현재 4차년도 사업이 올해 하반기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최종 사업은 2009년에 완료된다.

교육도우미 사업이 처음부터 해당 학교에서 환영받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 군의 사례처럼 교육도우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자 지금은 여러 학교에서 더 많은 수의 교육도우미를 원할 정도가 됐다. 이와 관련 교육도우미 사업에 참가했던 중학생 5개교 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0% 이상이 교육도우미 지도를 계속 받고 싶다는 응답을 했다.  

지희순 정산중학교장(충남 청양면 소재)은 “대학생 도우미의 지원을 받아 농촌 학생들의 학습 동기와 성적이 향상되고 있다. 지속적인 지원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공주대 사범대학 학생들 역시 사업에 참여한 뒤 여러 측면에서 사업 효과를 보고 있다. 학생들은 예비교사로서 농어촌 소규모 학교에 대한 현장적응을 사전에 할 수 있고 수업실기 능력도 배우고 있다. 특히 학업 조건이 열악한 환경에 있는 학생들을 지도하기 때문에 인성 함양에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누리사업이 인성교육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대표적 사례다. 

공주시 역시 교육도우미 사업이 지역발전에 기여한다고 판단, 적극 후원하고 있다. 공주시교육청은 교육도우미 학생들에게 교통비와 명예교사증을 수여하고 있으며 공주시청은 교육도우미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상해 보험을 부담하고 있다.

임연기 공주대 사범대학특성화사업단장은 “학생들이 사업에 참가하면서 학습이 부진하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이해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면서 “소외 학생들이 대학생 도우미로부터 수업을 받으니 희망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고 도우미 교육이 끝난 후에도 인터넷 등을 통해 상호 연락하면서 필요한 경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 제주대, 친환경해양산업뉴프론티어전문인력양성사업단


주 5일제 근무 확대 시행 후 제주도를 찾는 낚시 인구도 부쩍 늘었다. 이에 상당 수 제주도 내 어선어업인들은 5톤 미만의 소형선박을 이용, 낚시 관광객들을 위한 낚시어업에 종사하면서 새로운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은 물론 제주도 관광 산업 발전에도 한 몫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제주도 어선어업인들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해난 사고에 대한 사전 예방책을 중시하는 IMO(국제해사기구)의 협약에 따라 국내 선박직원법이 개정돼 올해 10월부터는 해기사면허가 없으면 선박 업무를 할 수 없게 된 것. 게다가 제주지역에는 해기사면허 취득을 위한 전문 교육기관이 전무했던 터라 어선어업인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같은 고민은 제주대가 누리사업에 참여하면서 곧바로 해결될 수 있었다.


  ▶제주 어업인들이 지난해 제주대가 실시한 해기사 교육에 참가해 수업을 받고 있다.

제주대 해양과학대학은 해양수산부에서 지정한 해기사 양성 지정교육기관으로서의 특수성을 살려, ‘친환경해양산업뉴프론티어전문인력양성사업’에 중심대학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업 주 내용은 제주 지역 어민들을 위한 해기사(소형선박조종사면허) 취득 교육. 사업에는 제주도내 2개 수산업협동조합과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등이 협력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제1차년도 교육은 지난 해 2월 7일부터 9일까지 2톤 이상 선박에서 4년 이상 어선 승선 경력을 가진 어민들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누리사업단 소속 강사 2명과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강사 2명이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에는 161명의 어업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해 2월 15일 실시된 해기사 면허 취득 시험에 126명이 응시해 121명이 합격, 96%의 합격률을 보였다. 특히 제주대는 지역 어민들이 부산으로 직접 가지 않고 도내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한국해양수산연수원과 협조, 교내에서 시험을 시행했다. 2차년도 교육은 28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안장영 제주대 누리사업단장은 “지역대학으로서 지역을 위해 보람 있는 일을 하겠다는 뜻으로 시작했다”면서 “사업 이후 제주 지역 어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켜 주고 무면허 선박을 근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 단장은 “이전에는 사고가 날 경우 어업인들이 면허가 없었기 때문에 불법 운항이 돼 보험 처리 문제도 있었다”며 “면허 교육뿐 아니라 개정된 선박직원법에 관한 내용 등 어업에 관한 최신 교육도 받을 수 있어 교육에 대한 지역민들의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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