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체. 중등교육 연계도



  배영찬 교과부 장관정책보좌관(한양대 교수)가 지난 17일 고려대에서 열린 '공학교육혁신 세미나'에서 미국 공학한림원(NAE)이 수립한 '엔지니어 2020(Educating the Engineer of 2020)' 의 주요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특성화’와 ‘국제화’를 키워드로 창의적인 공학교육에 힘을 쏟고, 학부중심의 공학교육을 청소년과 대학원 과정으로 옮겨 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려대 공학교육혁신센터와 한국공학교육학회가 공동으로 지난 17일 고려대에서 개최한 ‘공학교육혁신 세미나’에서 유영제 한국공학교육학회장(서울대 교수)은 “21세기 공학교육체계는 청소년 과정부터 대학·대학원·평생교육으로 가는 전 주기를 염두에 두고, 전공과 융합, 글로벌, 공학소양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청소년들이 공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공과대가 지역 중·고교와 협력해 공학을 소개하고, 공과대와 산업체가 수학·과학교육 개편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의록 공개 사업 등이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공과대 관련 정보나 통계를 정부나 대학, 학회 어디서든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학기술정보를 체계적으로 수합해 청소년부터 평생교육 단계까지 조직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이어 “공학인증제가 교육여건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 시설 등의 지원이 따라야 하며, 공학교육의 다양성·전공별 특성을 고려한 인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증에 필요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치여서는 안 되며, 융합교육과 국제화를 추진하는 데 인증시스템이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공학교육의 국제화 사례를 발표한 김형중 고려대 정보경영공학부 교수는 “대학의 단일호봉제는 우수 교수 초빙에 걸림돌이 되고, 외국인 교수는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연구비를 받기도 어렵다”며 “능력별 연봉제 도입과 외국인 교수를 위한 연구비 지원이 필요하며, 초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공동주택이나 기숙사, 게스트 하우스를 정부 차원에서 확충하는 국제화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첫 시행된 ‘공학교육혁신센터 지원사업’에 대해 김수원 고려대 공학교육혁신센터장(공대 학장)은 “규모가 큰 대학은 국제화에 집중하고, 지방대를 중심으로는 특성화쪽으로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1~2년 후에는 특성화와 국제화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공학교육혁신센터 사업은 참여정부가 1차년도 50개 센터로 시작해 2010년까지 100개 대학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나, 새 정부 출범으로 사업 손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다음 달 7일까지 1차년도 중간보고서와 2차년도 사업계획서를 제출받아 5월 중에 평가를 마치고 6월 중에 2차년도 지원센터를 선정할 예정이다. 올해 예산은 과기부의 이공계 융합교육연구센터 사업비 12억원을 통합해 총 127억원이 잡혀 있다. 교과부는 3차년도 예산으로 150억원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김수원 센터장은 “지난 5년 동안 공과대 교수 수가 2배로 늘어났는데, 대학원 정원은 그대로다. 정부가 경쟁력 있는 공과대는 대학원생 수를 늘려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과대 여학생 비율이 30%에 이르는데, 여성 교수는 1%도 안 된다. 고려대의 경우 교수 160명 중 여성 교수는 단 1명뿐”이라며 “여성 교수 채용을 지원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여성 공학인력 활용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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