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식 건축물·자연 보존한 녹지 ‘자랑’


▲ 서구 명문대의 도서관을 연상케 하는 경희대 중앙도서관의 원형열람실. 학업에 정진하는 경희인들의 열정이 넘친다.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향긋한 꽃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니 하얀 벚꽃들이 하늘을 가릴 만큼 만개해 있다. 그리고 팔짱을 낀 채 그 꽃길을 누비는 어린 연인들이 정겹게만 보인다. ‘높이 나는 암봉황새’라는 뜻을 가진 ‘고황골’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경희대 서울캠퍼스의 모습이다.

경희대 서울캠퍼스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로 손꼽힌다. 서울에 위치한 대학답지 않게 자연 그대로를 보존한 듯 녹지로 뒤덮여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옛부터 학자들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봉황새를 닮은 고황골은 학문의 상아탑이 위치하기에 더 없이 좋은 장소가 아닌가.

이처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경희대 캠퍼스 안에서도 특히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명소가 있었으니 이름하여 ‘경희 7경’이다. ‘경희 7경’은 본관이나 평화의 전당 같이 흔히 경희대 하면 떠올리는 르네상스 시대 고양식의 건축물들이 아닌, 작고 아름답게 숨어있는 풍경들이다.


◀대학본부가 위치한 본관


■ 화성교

본관을 끼고 고황산 방향으로 돌아 들어가면 작은 연못이 나타난다. 연못을 지나 평화의 전당 방향으로 향하면 나타나는 것이 화성교(和成橋)다. 인공 구조물이라기보다는 자연의 일부로 보는 것이 더 어울리는 화성교는 ‘화합해서 이룬다’는 그 이름처럼 자연과 인공, 인간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나란히 서있는 동서양의 여인상과 석조다리, 주변의 꽃들이 기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 개나리 동산

화성교를 지나 평화의 전당의 웅장함에 빠져 걷다 보면 개나리와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핀 개나리 동산을 만날 수 있다. 언덕에 올라 널찍한 바위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고 있노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는 게 경희인들의 전언. 가끔은 이 곳에서 회기동 일대를 굽어 보며 힌참 함성을 내지르는 경희인들을 만날 수 있다고.

■ 돌계단

진달래 능선을 따라 내려오면 동의마당을 만나게 된다. 동의마당에서 문리대 방향으로 나 있는 계단을 올라 다시 비탈길을 향해 내려가면 나타나는 돌다방과 돌계단은 아는 사람만 안다는 첩경 중의 하나다. 지리산 노고단의 계단을 연상시키는 돌계단은 교수회관으로 향하고 있어서인지 학문의 힘든 노정을 느끼게도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 연인과 함께 이 계단을 오르면 훌쩍 커버린 사랑을 느낄 수 있다고.

교수회관을 지나면 또 다시 나타나는 돌계단. 계단을 내려오면 다시금 본관 앞에 서게 된다. 분수대 주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본관을 등지고 다시 출발하면 교시탑 앞에서 호텔관광대학으로 들어 가는 진입로를 만나게 된다.

■ 선금교

진입로를 따라 사범대로 향하다 보면 중간쯤에 위치한 선금교(仙琴橋). 어디선가 신선들의 노랫소리와 거문고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이 곳은 경희대 캠퍼스커플들의 단골 데이트 코스다. 무릉도원과도 같은 선금교 주변 경관에 정신을 빼앗겨 걷다 보면 미술대학 에 다다르게 된다.

■ 미술대학 옥상

미술대학 옥상에 오르면 경희대의 전경을 확인할 수 있다. 철마다 이 곳에 한번씩만 올라와 보면 경희대 캠퍼스의 웅장함은 물론 변화무쌍한 사계절의 순리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고.

■ 선동호

올라온 길을 되짚어 경희여고 앞으로 내려가면 경희초등학교와의 사이에 선동호가 펼쳐져 있다. 널찍한 호수에 소나무 숲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선동호는 두말할 필요 없는 명당 데이트 코스로 경희인들이 ‘강추’하는 곳이다.

■ 녹원

‘경희 7경’의 마지막 코스 녹원은 숲으로 둘러쌓인 조용한 공원이다. ‘경희 7경’을 둘러보며 느낀 감상들을 정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경희인들이 동문회 모임 장소로 애용하고 있는 곳이니 새내기들이라면 반드시 알아둘 것.


▲ 공연장으로 널리 알려진 평화의 전당


◀ 중앙도서관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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