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경제학부가 학내 유일한 마르크스 경제학자였던 김수행(66) 전 교수의 후임자 물색에 실패했다.

경제학부(학부장 이영훈)는 교수채용 심사위원회가 2008학년도 2학기 교수 채용 심사를 벌였지만 적임자가 없어 채용이 무산됐다고 13일 밝혔다.

경제학부는 올해 2월 김수행 전 교수가 퇴임한 뒤 ‘경제학일반(정치경제학 포함 2인)’ 분야에서 교수 2명을 신규 임용키로 하고 공개 모집을 진행해왔다.

이영훈 학부장은 “마르크스 경제학 전공자를 포함해 정치경제학자를 뽑으려고 했지만 적합한 지원자가 없었다”면서 “(채용 실패는) 흔히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교수채용심사위는 지난 3월부터 공개모집을 벌여 지원자 4명에 대해 연구업적 등 서류심사를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통상 1차 투표의 절차가 3차까지 가는 등 위원들간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학부는 지난해 말 김 전 교수의 후임으로 주류 경제학자를 채용하기로 한 뒤 학생들과 국내외 학자들의 비판에 직면하자 정치경제학자의 채용 계획을 밝혔었다.

결국 학내외 비판 여론에 밀려 정치경제학자 채용을 공식화했으면서도, 경제학부 교수진이 이를 거부한 셈이 됐다. 경제학부는 다음 학기 신임 교수 채용을 다시 논의키로 했다.

김 전 교수는 서울대 내에서 유일한 마르크스 경제학 전공자로 20년간 자본론과 정치경제학 강의를 해왔으며, 퇴임 후 성공회대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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