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보조 싼 값 설치...교육·연구 도움, 수익사업으로도 각광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여러 대학이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료를 절감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006년 4월 서울캠퍼스와 이천 스포츠과학센터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한 건국대는 2년여 동안 총 23만2852kWh의 전기를 생산했다. 대학들은 보통 kWh 당 100원에 전기를 이용하고 있다. 때문에 생산된 전기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건국대는 2년간 약 2억 원이 넘는 전기료를 절감한 셈이다. 이에 비해 건국대가 투입한 설치비용은 1억4000여만원에 불과했다. 전체 사업비는 4억8000만원 정도지만, 이중 70%(3억3000원)는 에너지관리공단이 보조해 줬기 때문이다.

정부는 90년대부터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기관에 사업비의 70% 정도를 보조해 왔다. 대학은 2000년에 들어서면서 소규모 시범사업을 시작, 현재는 86개 대학(시범사업제외)이 이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중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한 대학은 54곳. 태양광 발전은 비교적 설치가 간단하고, 빛 에너지를 바로 전기 에너지로 바꿔 자가소비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태양열(18개 대학)이나 지열(16개 대학)보다 태양광 발전의 인기가 월등한 이유다.

2007년부터는 정부 보조가 70%에서 60%로 줄었지만, 태양광 발전의 인기는 여전하다. 상지대는 2006년부터 매년 용량 50kw짜리 태양광 발전설비를 하나씩 늘려가고 있다. 2006년에는 동악관에, 2007년에는 예술관에 각각 설치했다. 시설과 연호선 담당직원은 “발전설비가 설치된 건물 한 곳당 연간 전기료가 600만원이나 절감된다”고 전했다.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함으로써 대학은 교육과 연구에도 도움을 받는다. 창원대 박인원 메카트로닉스공학부 교수는 “학생들이 개념적으로만 갖고 있던 태양광 발전 설비를 견학해 봄으로써 얻어지는 교육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창원대는 2005년 발전설비를 설치한 이후 지금까지 9만1250 kWh의 전기를 생산했고, 연간 3500만원의 전기료도 절감하고 있다.

건국대도 태양전지 모듈 연구에 도움을 받고 있다. 안형근 전기공학과 교수는 "태양광 발전의 경제성을 높이려면 태양전지 모듈의 내구성과 성능을 높이는 게 관건"이라며 "태양광 발전설비를 실제로 설치해 보니 모듈의 성능이 저하되는 요인을 찾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06년 12월 학생회관 옥상에 발전설비를 설치한 한국기술교육대(이하 한기대)도 학생 교육효과를 쏠쏠히 보고 있다. 오성철 정보기술공학부 교수는 "실습시간에 학생들에게 조그만 용량의 전력변환장치만을 만들도록 해 오다가 50kW짜리 발전설비를 직접 보여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기대의 태양광 발전설비는 18개월 동안 9만1200 kWh의 전기를 생산해 전기료 900여만원을 절감했다.

아예 태양광 발전을 수익사업으로 삼는 대학들도 있다. 대구대는 2008년까지 200억원을 들여 캠퍼스 내에 3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립한다. 발전소가 완공되면 대구대는 하루 4시간 가동으로 12MW 규모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일반가정 1200가구의 하루 전기 소비량에 해당하며, 연간 6000여 배럴의 기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강대 법인도 80억원을 들여 지난달 22일 문경태양광발전소 준공하고, 연간 10억원 수익을 목표로 가동에 들어갔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태양광 발전이 대학의 유망한 수익사업으로도 각광받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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