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에 공문...논문 중복 게재 등 의혹 확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가 박종렬(사진) 사무총장 내정자에 대한 승인 보류를 교육과학기술부에 요청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대교협과 교과부에 따르면, 대교협은 지난 1일 교과부에 공문을 보내 박 사무총장 내정자에 대한 승인 보류를 요청했다. 박 내정자는 지난달 25일 대교협 이사회에서 사무총장으로 선출됐으며, 교과부 승인을 거쳐 정식 임명될 예정이었다. 

박 사무총장 내정자에 대한 대교협의 승인 보류 요청은 최근 불거진 논문 이중게재 의혹 때문이다. 박 내정자는 경북대 교수 시절 같은 논문을 다른 학술지에 이중 게재하며 공동 저자를 명시하지 않고 연구비를 이중으로 수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교협은 교과부에 보낸 공문에서 “논문 중복게재 및 연구비 이중 수령 의혹이 제기돼 전형위원회 등의 확인 및 입장 재논의 때문에 사무총장 승인 보류를 요청한다”며 “재논의 결과가 나온 이후 승인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2일 오후 강원도 양양 쏠비치호텔에서 개막한 대교협 하계대학총장세미나에 박 사무총장 내정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대교협 사무총장의 경우 교과부 승인을 거치기는 하지만 실질적인 선출 권한은 이사회에 있기 때문에 교과부 승인 전이라도 통상적인 업무를 보는 것이 관례였다.

특히 하계대학총장세미나는 전국 197개 대학 총장들이 대부분 참석하는 대교협의 큰 행사라 박 사무총장 내정자 역시 상견례를 겸해 참석할 예정이었다. 손병두 회장은 “사무총장이 안 왔는데 논문 이중게재 문제가 걸려서 해당 대학과 학회에 확인을 요청한 상태”라고 총장들에게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역시 논문 이중게재 논란이 제기됐던 정진곤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에 대해 청와대가 ‘냉각기’를 거친 후 지난달 30일 임명장을 수여한 점에 비춰볼 때 박 내정자 역시 관련 대학 및 학회 의견 수렴이라는 형식적 절차를 거쳐 조만간 정식 임명될 것으로 대교협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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