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조 태양회장 "캠퍼스 부지대금 대학에서 전용" 주장

부산대에 305억원의 발전기금을 내기로 했던 송금조(84) (주)태양 회장이 “지금까지 기부한 195억원을 학교 측이 전용하고 있다”며 기부약속 무효소송을 냈다.

송 회장과 부인 진애언 씨는 3일 부산대를 상대로 기부금으로 내기로 한 305억원 가운데 나머지 110억원을 낼 의무가 없음을 확인받기 위한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을 부산지법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송 회장 부부는 소장에서 “기금 305억원은 고향인 경남 양산에 들어설 부산대 캠퍼스 터 구입비로 내기로 한 것”이라며 “당시 김인세 부산대 총장은 이를 ‘부산대 캠퍼스 건설 및 연구지원기금’으로 용도를 바꾸고 지금까지 195억원의 대부분을 유용했다"고 밝혔다.

▷부산대 캠퍼스에 설립된 송 회장 동상


송 회장은 지난 2003년 국내에서 개인기부 사상 최고액인 305억원을 부산대 발전기금으로 내기로 하고 지금껏 195억원을 냈다.

송 회장은 “대학 측이 이미 낸 돈을 기부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해 놓고,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이미 기부한 195억원을 반환받거나 나머지 110억원의 출연을 거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기부금이 목적대로 투명하게 사용되도록 바로잡고, 올바른 기부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소송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잘못이 고쳐져 올바른 여건이 조성되면 남은 기부금 110억원을 흔쾌히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대측은 “기부금 약정서상의 용도는 ‘양산캠퍼스 부지대금’으로 변경되기 전에는 ‘캠퍼스 건설 및 연구지원 기금’이었다”며 “당시 자금 운용의 효율성을 감안해 열악한 연구시설 개선과 부족한 교수연구비 지원 등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또 “기부자의 뜻을 존중, 이미 양산캠퍼스 부지대금으로 현재 171억원 가량을 납부하는 데 사용됐고, 2009년 말까지 부지대금을 완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금조 회장은?>

송금조 (주)태양 회장은 2003년 개인 기부사상 최고액인 305억원을 부산대 발전기금으로 쾌척한데 이어 2004년에는 사재 1000억원을 출연해 경암교육문화재단을 설립한 인물이다.

17세 되던 1940년 맨주먹으로 고향인 양산을 떠나 1948년 태양약품업을 창업하면서 사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이후 수산가공업, 양조장,정미소 운영 등 안 해본 사업이 없을 정도로 억척스럽게 돈을 벌었다. 1974년 태양사와 태양산업사를 잇따라 창업, 금속기계산업을 시작해 독일 등 유럽에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지금까지 성장했다.

1986년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산업훈장과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고, 1987년 '10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송금조 회장과 부인 진애언 경암교육문화재단 상임이사


구두와 옷을 10년 이상 사용하는 등 근검절약한 생활로 더욱 유명한 송 회장은 교육과 인재양성만이 나라의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1985년 경혜여자고등학교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2004년 전 재산 1000억원을 털어 경암교육문화재단을 설립, 경암학술상을 만들었다. 경암학술상은 매년 인문·사회, 자연과학, 생명과학, 공학, 예술 분야 등 5개 부문에서 창의적 업적을 이룬 인물을 선정, 1억원씩 포상하는 ‘한국판 노벨상’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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