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총장 이임식...이사장 교체기 맞물려 선임 지연

공공기관장 '물갈이' 바람이 대학의 행정공백까지 초래할 전망이다.

14일 한국기술교육대(이하 한기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오는 16일 정병석 총장의 이임식이 예정돼 있지만, 차기 총장이 선임되지 않아 행정공백이 불가피하다.

당초 학교법인 한국기술교육대학교는 지난달 말까지 차기 총장을 선임할 예정이었으나 공공기관장 물갈이 바람과 맞물려 총장 인선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교내 총장후보자선임위원회가 이사회에 3명의 총장 후보자를 추천했지만, 이사회는 누구를 선임할 지에 관한 논의를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한기대 이사장이 곧 교체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기대 법인 이사장은 김용달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 겸직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시절인 2005년 12월 공단 이사장을 맡은 인물로 새정부 출범 후 기관장 교체 대상에 올라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공단 이사장과 한기대 이사장을 모두 물러날 예정인 김 이사장으로선 한기대 후임 총장을 선임하기가 부담스러운 형편이다.

한기대 법인 관계자는 "현재 김 이사장의 임기 끝난 것은 아니지만, 곧 물러나는 시점에서 차기 총장을 선임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산업인력공단 새 이사장 인선이 끝나고, 공단 신임 이사장이 한기대 이사장으로 오면 그때 차기 총장이 선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기대는 오는 16일 정병석 총장 이임식 이후 '총장 부재' 상태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다. 한기대의 한 보직 교수는 "총장 이임식 이후 교무처장이 총장직을 대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기대 구성원들은 기관장 물갈이 바람 때문에 총장 부재상태를 맞게 된 데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대학 자율화'를 내걸었던 정부가 기관장 일괄 교체로 학내 반대를 무릅쓰고 정병석 총장을 물러나게 한 뒤 이제는 행정공백까지 초래한다는 것이다.

한 한기대 교수는 "대학 내부에서는 충실한 교육과 대학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마당에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뜻하지 않게 총장 부재상황을 맞게 됐다"며 "안 그래도 기관장 교체바람으로 잘 하던 현 총장이 물러나는 데 따른 불만도 있는데 외부환경 때문에 또 한 차례 한기대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차기 한기대 총장으로는 김광선 한기대 교수(메카트로닉스공학부)와 전운기 서울지방노동위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기대 차기 총장은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선임 이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현재 내부 임원추천위원회에서 3명의 후보자 중 한 명을 이사장으로 임명해 달라고 노동부에 요청했다"며 "조만간 신임 이사장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대는 1992년 노동부가 전액 정부출연하여 설립한 HRD(인적자원개발) 중심의 4년제 특수목적 대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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