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컴퓨터를 공부하는 목적 중 가장 큰 것은 취업을 준비하기 위함인 듯싶다. 사상 최대의 구직난에도 불구하고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 특히 정보처리에 관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비교적 취업이 어렵지 않은 게 현실이다.

현재 일선에서는 정보 관련산업이 팽창하고 있는 동시에 기존의 실무현장에서도 전산화 장비가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어 이에 대한 인력이 대거 필요하나, 수요에 비해 전문 인력 공급이 크게 밑돌고 있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인데 자신의 전공과 함께 컴퓨터 실력을 +쌓는다면 취업 문제는 들어가느냐 못들어가느냐의 갈림길이 아니라 어느 곳을 가느냐의 선택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대학에서 교양과정으로 강의하는 컴퓨터 관련 과목들은 아쉽게도 실무 +현장에서는 그리 쓸모가 없는 내용들이 많이 있다. 보통 기초적인 +프로그래밍 언어와 간단한 OA 프로그램들을 많이 다루게 되는데 프로그래머가 아닌 이상 직접 프로그램을 작성할 필요는 거의 없으며, 도스용 D-Base와 로터스1-2-3 같은 프로그램은 실무 현장에서 사라진지 이미 오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는 이런 학습을 통해 +정보처리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프로그래밍 언어는 실무에 적용하기보다는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며 구형 OA 프로그램들도 현재 사용되는 프로그램들과 논리적인 맥락을 같이 하기에 좀더 단순화된 모형에서 본질을 찾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런 수업과 병행해 최신 프로그램을 함께 공부하는 것도 매우 바람직한 학습방법이다.

이미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안다면 과감히 네트워크에 대해 공부할것을 권하고 싶다. 기업체에서 너나 할 것 없이 도입하고 있는 인터넷, 인트라넷도 따지고 보면 네트워크의 한 분야이며 달랑 웹 브라우저 하나만사용하는 솜씨보다는 네트워크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설치, +운용하는 전문 인력이 대량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네트워킹은 책만 보고 공부하면 실무 현장에선 아무 쓸모가 없게 된다. +자신이 직접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만큼 좋은 학습은 없다. 구형 386컴퓨터라도 네트워크를 학습하는 데에는 모자란 것이 없으므로 직접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웹 서버나 메일 서버, 파일서버 등을 어떻게 +만드는지 체험해본다면 큰 재산을 얻으리라 본다.

대부분의 실무 현장에서는 이렇게 OA 프로그램과 네트워크 전문가들을 많이 필요로 하고 있다. OA 프로그램은 화이트 컬러의 기본자질이므로 틈틈이 사용법을 익혀두고 정말 컴퓨터를 자신의 밑천으로 삼고 싶은 사람은 네트워크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하기 바란다. 외국에 어학연수 한번 갔다오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에 더 큰 성과를 얻는 한 방법이다.

- 정구정 (컴퓨터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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