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콜성 지방간 치료 물질을 개발하고 지방간 억제에 필요한 세포 신호체계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이인규 경북대 교수(사진 왼쪽부터), 이기업 울산대 교수, 박근규 계명대 교수.

국내 연구진이 비알콜성 지방간을 치료하는 물질을 개발하고 이 물질이 지방간 생성을 억제하는 세포 신호전달 체계를 세계 최초로 밝혀내 화제다.

경북대 의대 이인규(51) 교수팀과 울산대 의대 이기업(53) 교수팀, 계명대 의대 박근규(37) 교수팀은 ‘알리-리포산’이라는 물질이 간에서 지방 합성을 억제해 지방간을 치료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으로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지원하는 국가지정연구실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간질환 분야 권위지인 ‘헤파톨로지(Hepatology)’ 인터넷판 8월호에 게재됐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 환자에게 흔한 간 질환으로 간세포에 중성지방이 축적돼 지방간염, 간경화증으로 진행될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식사요법이나 운동요법 등 기본적 치료법만 권고되고 있다.

공동연구팀은 알파-리포산과 현재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제로 연구되고 있는 메트포민(metformin) 등을 쥐에 투여한 뒤 지방간 억제 효과를 비교한 결과 알파-리포산의 효과가 메트포민보다 3~10배 정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알파-리포산이 AMPK라는 세포 내 에너지 센서를 활성화해 지방축적을 억제하는 동시에 간조직에서 많이 발현되는 LXR 유전자를 억제함으로써 지방합성을 조절하는 유전자(SREBP-1c)의 발현을 막는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에 적용된 알파-리포산은 약물의 독성 및 부작용 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규명된 약물로서 조속한 임상시험을 거쳐 실제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교과부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에 앞서 2004년 알파-리포산이 식욕억제와 체중감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재 경북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알파-리포산 비만치료제에 대한 임상 제2상 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이인규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비만 및 대사증후군의 조건에서 지방간의 발생과 이를 억제하는 물질의 세포 신호전달 체계를 규명함으로써 지방간, 지방간염, 간경변증 등 대사성 간질환의 발병 원인을 밝히고 이의 임상적용에 기여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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