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세포 전이억제 치료제 개발 기반마련” 평가

국내 연구진이 활성산소(ROS)에 의해 간암세포가 다른 곳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간암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정구홍 서울대 교수팀(분자유전학연구실·사진 왼쪽)이 활성산소(ROS; Reactive Oxygen Species)가 대표적인 종양 억제 유전자인 ‘이-카드헤린(E-cadherin)’의 발현을 억제하고 암세포 전이를 증가시키는 스네일(Snail)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것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카드헤린’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된 간암 세포는 세포간 결합 능력을 잃어 결국 암 전이 능력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런 현상이 ROS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 이 같은 현상은 활성산소가 간암의 전이를 촉발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정 교수팀은 설명했다.

간암은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다섯 번째로 높고, 한국인의 전체 암 사망 원인 중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치명적인 암이다. 하지만 간암은 다른 암에 비해 진행될수록 간 정맥 혈관 등에 종양이 번져 간 내외로 전이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간암 환자의 10%만이 5년 이상의 생존율을 보일 정도로 치료 효율이 낮다.

이에 따라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간암의 전이를 억제하는 기술개발이 중요하지만 그동안 간암의 전이를 일으키는 요인과 이들 간의 상호조절 원리가 규명되지 않아 신약개발이 전무한 실정이었다.

그러나 정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라 간암 세포의 전이를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이 제시됐다. 또한 이번 연구는 활성 산소를 억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억제제를 발굴, 간암 전이를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됐다. 이 같은 가능성은 치료제 개발의 근거가 될 전망이다.

정 교수는 “간암 세포의 전이를 촉발시키는 활성산소를 억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항산화제 및 후성적 변화 억제제 발굴 연구를 통해 간암의 전이를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물론 이와 관련된 치료제 개발의 근거를 마련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교과부가 지원하는 21세기 프론티어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4일 소화기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소화기학(Gastroenterology)’지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책임저자인 정 교수 외에 박사과정의 임승외(위 사진 오른쪽) 씨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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