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취업 외국인 유학생의 일-학력 수준 일치도(단위 %). (사진 = 직능원 ‘The HRD Review’ 민숙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연구 자료)
국내 취업 외국인 유학생의 일-학력 수준 일치도(단위 %). (사진 = 직능원 ‘The HRD Review’ 민숙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연구 자료)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국내 노동시장에서 석·박사급 외국인 유학생의 활용도가 낮은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진은 고학력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유치, 양성 정책과 더불어 인력 활용 정책도 함께 구상돼야 한다는 제언을 내놨다.

민숙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직능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한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취업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직능원 ‘The HRD Review’에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2016년부터 3년간 국내 대학의 석사학위와 박사학위 과정 유학생 중 2020년 7월 시점에 국내 취업 상태인 유학생 650명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석·박사 외국인 유학생의 활용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기업과 대학에 취업한 유학생 출신의 비율이 각각 30.8%와 29.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석사 출신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특히 민간 기업에 취업한 비율이 39.9%로 나타났으며, 대학이나 민간 연구소에 취업한 비율은 각각 12.0%와 4.2%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반면 박사 출신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에는 대학으로 취업하는 비율이 62.1%로 석사 출신 외국인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학력 노동자인 이들의 학력과 업무 수준은 불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박사 출신 유학생들은 본인이 수행하고 있는 일이 본인의 학력 수준보다 상대적으로 낮다고 인식하고 있었던 것. 이에 대해 민 부연구위원은 “고학력 외국인 유학생들이 아직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을 짐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사 결과 국내에 취업한 석사학위 취득자의 경우 70% 이상이 자신이 하는 일의 수준에 맞는 적절한 학력은 학사 수준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약 20%만이 자신의 학력에 맞는 일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자신의 수준보다 높은 일을 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석사학위 출신은 10% 이하였다. 박사학위 출신자 역시 60% 이상이 자신이 하는 일의 수준의 적절한 학력은 자신의 학력보다 낮은 학사 또는 석사 수준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박사 수준의 업무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0%였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내 취업 외국인 유학생은 한국에서 계속 일할 의향이 높았다. 박사과정의 경우 89.7%가, 석사과정의 경우 85.2%가 한국에서 계속 일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해 한국 체류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학력 외국인 유학생의 대다수는 한국 노동시장에 남아서 계속 일하기를 원하지만, 아직 국내 노동시장에서 이들의 활용도는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민 부연구위원은 고학력 외국인 유학생 양성 정책과 긴밀히 연계된 인력활용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부연구위원은 “더욱 효과적으로 고학력 외국인 유학생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고학력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노동시장 진출 실태 파악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점차 높아지는 대학원 외국인 유학생의 비중을 고려할 때 그들의 국내 노동시장 진출이 우리나라 전체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이해와 예측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간 외국인 유학생 정책의 성과를 알 수 있는 지표인, 학생들의 졸업 후 노동시장 이행에 대해서는 거의 파악되지 않았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 중 졸업 후 국내에 잔류해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진출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도 취업자의 특성이나 취업 실태에 관한 조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