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모집 비중 22.7%→23%로 증가…정시확대 기조 영향
총 모집 인원 중 88.4%인 7만771명 수능위주전형으로 선발
수시이월 예년 대비 늘어날 전망…‘최종 모집인원’ 확인 필수
첨단학과 신설‧증설 ‘호재’로 작용…동일군 중복지원 등 유의

[한국대학신문 김홍근 기자] 내년 1월 7일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2021학년 정시모집은 수험생들에게 활짝 열린 ‘기회의 문’이나 마찬가지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이어졌던 ‘수시확대’ 흐름이 ‘정시확대’로 반전된 첫 정시모집이 올해 진행된다는 점에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해 발표된 대학들의 ‘2021학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해 정시 모집인원은 총 8만73명으로 지난해 대비 983명 늘었다. 전체 모집인원에서 정시모집이 차지하는 비중도 22.7%에서 23%로 0.3%p 커졌다.

올해도 정시모집 전반에서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는 ‘수능’이다. 8만73명 가운데 88.4%인 7만771명을 수능위주전형으로 선발한다. 정시 모집인원의 대부분을 수능을 통해 선발한다는 얘기다. 이외 예체능계열에서 주로 실시되는 실기위주전형으로는 8356명을 선발하며, 학생부를 평가의 중심축으로 삼는 학생부교과전형은 270명, 학생부종합전형은 424명을 각각 선발한다.

이처럼 수능을 주요 전형요소로 삼는 정시 모집인원이 예년 대비 늘어난 것은 현 정부의 대입정책과 연관이 깊다. 2018년 8월 발표된 대입 개편안에 따라 2022학년부터 대학들은 수능위주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 중 하나를 30% 이상 선발할 것이 강제된 상태다. 지난해 말 발표된 대입전형 공정성 강화 방안에는 2023학년 서울권 16개 대학이 수능위주전형을 40%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내용까지 담겼다. 아직 수능위주전형을 확대해야 하는 2022학년이 도래하지 않았지만, 대학들은 대부분 2021학년부터 수능위주전형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수험생들은 실제 정시 모집인원이 현재 집계된 것보다 더 많다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한다. 수시모집에서 미등록충원합격을 거쳤음에도 채워지지 못한 결원들이 정시로 이동하는 ‘수시이월’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특히 수능 난도가 만만치 않은 데다 학령인구 감소현상까지 겹쳐 수시이월이 예년 대비 다소 많아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수시 이월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지난해 서울권 15개 주요대학의 수시이월 인원은 1000명 이상이었다. 수시이월이 반영된 최종 모집인원은 정시모집 원서접수 전까지 홈페이지 등에 게시되므로 수험생들은 이를 필히 확인하고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본래 정시모집에서 선발하지 않으려던 학과들을 수시이월 발생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정시모집에서 선발하게 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올해 4월 발표된 ‘미래 첨단 분야 인재양성 학과 개편’ 방안에 따라 첨단학과 신설·증설이 이뤄진 것도 수험생들에게는 ‘호재’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45개 대학이 결손인원·편입정원 등을 활용해 첨단학과 인원 4576명을 2021학년에 선발한다. 이 중 정시모집에 배정된 인원이 어느 정도인지는 불분명하지만, 기존에 발표된 8만73명보다 정시 모집규모가 더 커졌다는 점은 확실하다.

2021학년 정시모집을 노리는 수험생들은 이번에 ‘승부’를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년에 실시되는 2022학년 수능부터는 계열과 관계없이 선택과목을 고를 수 있는 ‘문·이과 통합’ ‘문·이과 불분과’ 수능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수능에 ‘재도전’ 하기 보다는 수능 체제가 바뀌기 전인 올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원서접수가 시작되기 전 ‘유의사항’을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 가군·나군·다군 3개 모집군 체제로 지원을 받는 정시에서는 각 모집군별로 1회씩만 지원할 수 있다. 모집군별로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 지원할지 미리 전략을 세워둬야 한다. 한 모집군에서 2개 이상 대학에 ‘중복지원’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복수지원을 허용하는 대학들도 ‘모집군이 다를 것’을 요구한다.

수시모집에서 합격할 시 등록여부에 관계없이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정시모집 이후 실시되는 추가모집의 경우 정시모집에 합격해 등록한 경우 지원할 수 없다. 단 산업대나 전문대는 이같은 제한을 받지 않으며, 과학기술원과 같이 모집군과 관계없이 지원 가능한 대학도 존재한다.

일정도 잘 살펴야 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대입 일정 전반이 미뤄졌다. 개학이 연기되면서 대입 일정을 원안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19일로 예정됐던 수능이 2주 연기돼 3일 실시된 것을 필두로 정시 원서접수 기간도 내년 1월 7일부터 11일 중 3일 이상으로 연기됐다.

원서접수 이후에는 실기고사나 면접고사 등이 실시되며, 최초 합격자는 내년 2월 7일까지 모두 발표된다. 정시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은 10일까지 등록을 마쳐야 한다. 2021학년 정시모집은 미등록충원합격을 거쳐 2월 19일에 모두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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