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방송예술대 총장,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이사 역임 경험
이 총장 “지방 전문대들, 지역 상생발전 포기해서는 결코 안 돼”

이세진 혜전대 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막힌 것을 뚫고 소통하는 자리로 총장실을 만들어야 한다”며 “총장의 권위는 내려놓고, 열린 자세로 총장실의 문을 앞으로도 항상 개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이세진 혜전대 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막힌 것을 뚫고 소통하는 자리로 총장실을 만들어야 한다”며 “총장의 권위는 내려놓고, 열린 자세로 총장실의 문을 앞으로도 항상 개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충남도청이 있는 홍성에 위치한 혜전대는 1981년 개교 후 간호·보건, 호텔조리 등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수많은 전문인들을 배출해 왔다. 같은 재단의 일반대인 청운대보다 12년 먼저 세워진 혜전대는 35년 역사를 지닌 전통의 지역사회 명문대학으로 거듭나고 있다. 매년 1000명이 넘는 전문인을 배출하고 있으며, 충남 서부지역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혜전대는 교육부가 주관하는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됐다. 최대 정부 재정지원사업인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자율협약형(1유형)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부터는 후진학 선도형(3유형) 사업교로도 선정돼 대학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간호대학 실습교육 지원사업 수행기관으로서 간호학과 시뮬레이션센터를 확대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혜전대 총장실에서 만난 이세진 총장은 “막힌 것을 뚫고 소통하는 자리로 총장실을 만들어야 한다”며 “총장의 권위는 내려놓고, 열린 자세로 총장실의 문을 앞으로도 항상 개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 제11대 총장으로 취임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열린 총장실’이라는 약속을 지켜온 그는 “필요하다면 내 등을 밟고서라도 구성원 모두가 뛰어오를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지역과 상생발전하며,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의 책무란 어떠해야 하는지를 이 총장과의 인터뷰로 들어봤다.

이세진 혜전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이세진 혜전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 먼저 홍성을 비롯한 지역사회와 관련된 혜전대의 역할에 대해 짧게 설명 부탁한다.
“혜전대는 현재 7개 학부, 17개 학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간호·보건’과 ‘호텔조리’ 등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지역사회의 명문사학이다. 우리 대학의 보건학부는 지역 장애아동과 치매노인 등을 위한 치료학습을 진행하면서 학생의 재능기부와 실무능력 향상을 병행할 수 있는 교육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또 조리 분야에서는 푸드트럭을 활용해 레시피를 개발하는 등 창업학습을 진행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에 레시피 기부도 준비하고 있다. 혁신지원사업 3유형 사업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푸드트럭을 활용한 창업교육도 시작했다. 향후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지역특화 교육사업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 ‘서비스 산업 실무 창의인재 양성 선도대학’이라는 대주제에 맞춘 대학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혜전대의 17개 학과 구성을 살펴보면, 90% 이상이 취업 후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는 직무를 학습하는 학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우리 대학은 ‘혁신 비전 2025(서비스 산업 실무 창의인재 양성 선도대학)’을 수립해 5가지 핵심지표를 강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신입생 충원율 △재학생 충원율 △취업률 △전임교원 확보율 △교육비 환원율 등 5가지 지표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산학연계 현장실무 교육체계 강화’를 포함해 ‘역량기반 학습-취창업 지원체계 강화’ ‘대학혁신 지원을 위한 대학체질 개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혜전공동체 강화’ 등 4개 추진전략을 마련했다. 이를 근거로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은 ‘학생맞춤형 경험교육실현’ ‘산학일체 경험교육실현’ ‘지역협력 경험교육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등직업교육이 추구하는 학습결과를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실무중심형 대학’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으로 추진 중이다. 중장기 발전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학습체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 혜전대만의 강점과 특성화에는 어떤 면면들이 있는지.
“혜전대는 등록금 대비 장학혜택이 풍부한 대학이다. 최근 3년간 1년 등록금 평균금액은 580만원이며, 학생 1인당 장학금은 2018학년도 323만원, 2019학년도 345만원, 2020학년도 351만원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풍부한 교내외 장학금과 국가장학금으로 학생들이 학비 부담 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드론 제작과 실험 실습을 위해 VR룸과 유튜브 제작 스튜디오, 메이커 스페이스 실습실 등을 확보했다. 특히 메이커 스페이스는 3D프린터와 레이저 커팅기를 이용해 물품을 제작하는 곳으로 이론 수업을 수강한 학생뿐 아니라 일반인도 사용 가능한 장소다. 각자가 원하는 물품을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는 ‘2020년 간호대학 실습 교육 지원사업’에 선정돼 간호학과 시뮬레이션 센터를 건립하게 됐다. 여러 시뮬레이션과 실기교육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시뮬레이션 실습 교육이 강화되면 차후 간호학과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간호사가 됐을 때 병원 현장 적응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높은 국가고시 합격률과 취업률에도 눈이 가는데.
“혜전대는 국가고시 합격률이 전국 평균에 비해 월등히 높다. 작업치료과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국가시험 100% 합격을 달성했다. 임상병리과와 치위생과는 2019년 국가시험에 전원 합격했으며, 치기공과는 치과기공사 국가시험 전국 수석을 2008년과 2014년, 2018년 등 3회 배출했다.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과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원격수업관리위원회를 구축한 것이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우수하고 열정적인 교수진과 1대1 학습코칭 등을 실시하는 것도 바탕에 있다. 혜전대의 취업률 역시 2017년 70%, 2018년 73.3%, 2019년 73.9%로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일반대와 전문대 평균보다 높은 취업률을 달성하고 있다. 입학에서 졸업까지 1대1로 지도하는 전담교수제와 전문상담사의 취·창업 상담, 직접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산업체 방문의 날을 운영하고 있다. 단계적인 취업지원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진로 목표 설정과 자격증 취득, 실무경험 향상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 해외 연수 프로그램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혜전대는 5개국 13개 대학(교육기관)과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사우스웨스턴 오레곤 커뮤니티칼리지(Southwestern Oregon Community College),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대학(Westminster Kingsway College)으로의 어학연수와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대학에서 조리·제빵 직무연수를 실시하고, 현지 업체에서 현장실습을 실시하고 있다. 호텔조리계열은 중식전공 국외학기제 프로그램으로 중국 칭다오 자매대학인 칭다오호텔관리직업기술대학에서 한 학기 동안 중식 수업을 실시한다. 일식조리연수 프로그램으로 일본 도쿄조리사전문학교와 츠지조리사전문학교에서 단기 일식조리실습과 현지견학도 실시하고 있다. 작업치료과는 글로벌 직무체험 프로그램으로 일본 아스카그룹 단기실습과 현지견학 등을 운영하고 있다. 1991년부터 현재까지 외국대학과의 활발한 해외 교류프로그램을 교육과정과 접목해 운영하고 있다. 또 해외 연수장학금을 지급해 훌륭한 인재들이 걱정 없이 글로벌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어 매년 학생들의 참여율이 높다.”

이세진 혜전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이세진 혜전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 교육부 최대 재정지원사업인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혜전대의 ‘푸드존(FoodZone)’ 사업이 전체 전문대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우수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프로그램 기획 계기와 현재 성과,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듣고 싶다.
“‘푸드존’ 사업은 취·창업 경쟁력 강화와 교육혁신 달성, 대학 경쟁력 강화, 지역사회 상생발전 등 취지로 도입된 창업경영모델이다. 호텔조리계열 재학생 중 창업 의지를 갖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푸드존 사업 참가학생들은 비교과 프로그램 교육을 통해 레시피를 개발하고, 창업 연습실인 푸드 트럭에서 조리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게 된다. 이후 품평회 등 소비자 평가와 원가관리, 조리 교육을 통해 창업 의지와 능력을 키운다. 혜전대 푸드 트럭은 교내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 실제 푸드존 사업 참가 학생들은 지난해 6월 ‘2020 대한민국 국제요리&제과경연대회’가 열린 서울 양재동 aT센터를 찾아 창업실전연습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학생들은 행사장 방문객과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 대회 운영팀을 대상으로 음식값 대신 QR코드를 이용해 직무능력평가를 실시했다. 이와 같은 현실적인 피드백은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큰 자양분이 됐다. 우리 대학은 푸드존을 테마로 창업인력양성을 위한 외식창업조리과를 개설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 코로나19 확산이 1년 가까이 계속되면서, 국내 교육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총장의 ‘포스트 코로나’ 전략에 대해 설명한다면.
“우리 대학도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혼합해 운영했다. 예상치 못한 교육 환경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코로나19 감염병 단계별 학사운영계획’에 따라 엄정하고도 유연하게 학사운영을 했다. 코로나19 극복 이후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부문에서 대변화가 예상된다. 물론 교육 부문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예상되기에 우리 대학도 원격수업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과 온라인 강의콘텐츠 개발, 우수 사이버 교육기관과의 교육협력을 통한 학점교류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또한 창의적 온라인 교수법 적용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온라인 수업의 질적 제고와 만족도 향상을 위한 온라인 수업 만족도 조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 코로나19가 종식될 경우와 계속될 경우의 학사 운영은 어떻게 할 계획인지.
“우리 대학은 코로나19가 종식될 경우나 계속해서 유행하는 것에 관계없이 수업의 질적 제고, 재학생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 대면수업뿐 아니라 특별히 온라인 수업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자 노력할 것이다. 또 온라인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행정 시스템을 기반으로 원격·대면 수업을 적절히 병행해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학사지원을 할 계획이다.”

- 총장의 가치관, 인생철학에 대해 듣고 싶다.
“나는 교육자로서 혜전대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대학을 만들고 싶다. 취임식 때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하고 싶고, 학생들은 학교에 오고 싶은 마음이 솟아나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교직원, 학생 모두가 행복한 대학을 만들기 위해 세 가지 약속을 꼽았다. 첫째는 총장실 문을 열어놓겠다고 했다. 지금은 구성원이 소통할 수 있는 장소가 총장실이 됐다. 두 번째는 특성화 대학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모든 학과를 특성화 했으며, 모든 분야에서 최고 전문인을 양성할 수 있는 대학으로 거듭나고 있다. 세 번째로는 한 가지가 좋아서 올 수 있는 대학을 만들겠다고 했다. 예컨대 공부가 하기 싫어도 밥맛이 좋아 오고 싶은 대학, 공부 이외에 동아리나 프로그램, 교우관계 등 다른 것이 좋아서 오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성원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이 학생과 구성원 복지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구성원과 소통하고 열린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총장은 소통하고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총장과 구성원이 분리돼서는 하나의 조직으로 이끌어 갈 수 없다. 2018년 처음 취임했을 때 총장실 문을 열어놓겠다고 한 것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교류하고 소통할 것이다.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으로, 혜전대와 학생을 위한 여러 가지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게 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저출산 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대학을 만든 총장이 되고 싶은 바람이다.”

최용섭 본지 발행인(왼쪽)과 이세진 혜전대 총장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최용섭 본지 발행인(왼쪽)과 이세진 혜전대 총장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이세진 총장은…
홍익대를 졸업했다. 서강대에서 경제학 석사, 한양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부터 동아건설산업에서 기획조정실, 런던주재원, 회장비서실 등을 거쳤다. 동아방송예술대 제5대, 제6대 총장을 역임하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이사직을 4년간 겸임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 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으로 근무했다. 2018년 12월 혜전대 제11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최용섭 발행인 / 정리=김의진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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