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흠 영남신학대 고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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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코로나19를 싣고 자전과 공전을 거듭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코로나가 바꾼 우리들의 일상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이다. 바깥출입은 줄어들고, 대면접촉은 현격히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알고 보면 지금의 일상은 새로운 일상이 아니다. 전염병의 역사는 오늘 우리가 맞닥뜨린 일상을 알고 있었다. 그리스문명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격돌한 펠로폰네소스 전쟁(BC 431년~BC 404년)에서 발생한 전염병은 아테네를 무너뜨렸다. 몽골 군대가 서구세계에 전달한 페스트는 서양문명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몰아갔고, 중세 암흑기를 르네상스로 바꾸는 동력이 됐다. 두 전염병이 진행되는 동안 환자면 가족마저도 버리는 인간의 참 실상이 나타났다. 물론 지금까지의 전염병과는 달리 오늘 우리들에게 찾아온 코로나19는 역사적 급변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듯하다.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참혹한 죽음으로 인도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들은 코로나19가 언택트 문화를 앞당기는 중이란 사실을 체감하고 있다. 코로나19와 함께 살아온 2020년 대면회의는 줌을 통한 회의로 대체됐고, 오프라인 교육은 온라인 교육으로 변경됐다. 미국 IT기업의 재택근무는 지난해 3월초부터 시작됐다. 트위터는 3월초 재택근무를 시작했으며, 구글은 올해 6월까지 재택근무로 변환됐다. 《세계미래보고서 2021》에 따르면,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페이스북·트위터 등의 직원들에게는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영구 재택근무를 보장하는 대신 무려 18%까지 급여를 삭감하는 데 동의하는 제도가 실시되고 있다. 

교육의 변화속도도 급팽창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중 홈스쿨링이 증대했고, 온라인 교육이 활성화됐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교육의 확산속도는 점점 배가 돼 기존 교육시스템에 일대 변혁을 몰고 올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온라인 교육 확산으로 나타나는 특징은 다음 세 가지다. 첫째, 길드시스템과 같은 교육체체를 해체함으로써 교육에 들어가는 중간단계 비용이 사라질 것이다. 둘째, 온라인 플랫폼의 구축으로 온라인 교육이 보편화될 것이다. 셋째 학습경험을 향상시키고 평생교육을 이끄는 도구가 될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 따르면, 교육에 드는 비용이 소비자 물가지수를 앞지르는 것으로 보이는 통계자료를 볼 때 저비용으로 교육에 접근하고 싶은 욕구를 가장 적합하게 충족시키는 방법은 온라인 교육이 될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은 팬데믹에 강한 직업을 찾는 열망이 강해져 여기에 맞는 교육을 더욱 적극적으로 찾을 것이다. 

온라인 교육의 증가는 재정적 부담을 안고 있는 중소규모 대학의 존망을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높다. 전체 강좌 중 온라인 방식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등 하버드대와 같은 명문대 수업방식에도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극단적인 예측도 있다. 故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Clayton Magleby Christensen)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2017년 온라인 공개수업인 무크가 다수의 비효율적 대학을 사장시킬 것이다. 10년 내에 미국 대학의 절반이 파산한다”고 봤다. 실제 2012년 스탠퍼드대 컴퓨터학과의 앤드류 응(Andrew Ng) 교수와 대프니 콜러(Daphne Koller) 교수가 설립한 코세라(coursera)는 공신력 있는 온라인 교육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스탠퍼드대·프린스턴대·아마존·인텔 등과 협력을 맺고 있어 온라인 수강생들은 현역 대학 교수의 피드백이나 실제 사용 가능한 수료증도 받을 수 있다. 

극단적 예견을 반대할 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지난해 1학기 동안 실시된 온라인 교육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질 낮은 수업에 대한 불만족, 학교시설을 이용하지 못한 것에 따라 대학들은 등록금을 반환하라는 소송에 직면하기도 했다. 강의자 또한 온라인 강의가 대면 강의와 달리 혼자 독백하는 느낌이 들어 더욱 어려웠다는 애로사항을 실토했다. 

이같은 점을 볼 때 온라인 교육이 오프라인 교육을 송두리째 뒤바꾸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교육이 점점 진화해 쌍방소통 교육이 가능해지고, 미비한 부분을 보충해 나가게 되면 기존 대학교육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이 될 것이다. 코로나와 함께 정착된 언택트 문화가 변화시킬 교육의 미래를 유연하게 맞이하기 위해 대학 당국의 부단한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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