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권 9개 전문대 정원내·정원외 합산 정시 경쟁률 전부 ‘하락’
삼육보건대 13.97대 1 ‘최고’…서울여자간호·한양여·배화여 순
2023학년 경쟁률 하락 심화 전망…지방 전문대 상황 ‘더 어려워’

서울권 전문대 정시 경쟁률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서울권 전문대 정시 경쟁률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서울권 전문대 정시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정원내·정원외 합산 수치를 기준으로 2021학년 서울권 9개 전문대의 정시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19대 1에서 7.74대 1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학령인구 절벽’ 시대를 맞아 대학들의 경쟁률이 하향곡선을 그리는 현상은 서울권 전문대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 올해 대다수 전문대의 수시 1차·2차 경쟁률도 하락했다는 점에서 정시 경쟁률 하락 역시 정해진 결말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본지가 지난달 18일 종료된 ‘2021학년 전문대 정시모집 원서접수’ 현황을 자체 분석한 결과 서울권 9개 전문대의 경쟁률은 정원내·정원외 합산 기준 7.74대 1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권 전문대의 정시 모집인원은 5236명, 지원자는 4만550명이었다. 

7.74대 1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대폭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서울권 전문대는 5922명 모집에 6만372명이 지원해 10.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집인원이 686명 줄었지만, 지원자가 1만9822명이나 줄어든 탓에 경쟁률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경쟁률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는 ‘학령인구 감소’가 지목된다. 학교알리미·교육통계 등을 기반으로 추산된 올해 고3 학생 수는 44만5479명으로 지난해 50만1616명과 비교했을 때 5만6137명이나 줄었다. 고3이 줄어들면서 정시모집 지원자 풀로 볼 수 있는 수능 응시자도 48만4737명에서 42만1032명으로 6만3705명이나 감소했다. 이처럼 지원자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을 볼 때 경쟁률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상으로 봐야 했다.  

개별 경쟁률을 보면, 가장 경쟁률이 높은 서울권 전문대는 삼육보건대였다. 삼육보건대는 170명 모집에 2375명이 지원해 13.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서울여자간호대(12.41대 1) △한양여대(9.99대 1) △배화여대(9.81대 1) △명지전문대(9.52대 1) △인덕대(8.15대 1) 순이었다. 반면, 동양미래대는 3.45대 1로 서울권 전문대 중에서는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으며, △숭의여대(5.25대 1) △서일대(7.38대 1)도 평균 경쟁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경쟁률이 오른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가장 경쟁률이 높은 삼육보건대조차 경쟁률이 한 해 전에 비해 낮아졌다. 삼육보건대는 2020학년 정시모집에서 183명 모집에 3252명이 지원하며 1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서일대의 경쟁률 감소폭이 컸다. 서일대는 이번 정시모집에서 874명 모집인원에 6450명이 지원해 7.3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743명 모집인원에 9530명이 지원해 12.83대 1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컸다. 모집인원이 131명 늘었음에도 지원자는 3080명이나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서일대 관계자는 “실질적인 경쟁률은 정원내로만 봐야 한다. 정원외는 모집한다 해놓고 모집이 안 되면 그만이기 때문”이라며 “특히 정원외의 경우 유아교육과나 간호학과 등에서만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다른 과는 지원자가 없는 경우도 있다. 정원내로만 보면 경쟁률이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시모집 경쟁률은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수치가 달라진다. 정원내·정원외 합산 시에는 동양미래대의 경쟁률이 가장 낮았지만, 정원내로 한정할 시에는 숭의여대의 경쟁률이 5.84대 1로 가장 낮았다. 

정원내로 경쟁률을 한정해 봐야 한다는 시각은 일리가 있다. 신입생 충원율 등을 평가할 때는 ‘입학정원’에 해당하는 정원내 모집인원을 계획대로 선발했는지를 보기 때문이다. 서일대도 정원내를 기준으로 보면, 10.99대 1로 정원내와 정원외를 합산한 7.38대 1에 비해 경쟁률이 큰 폭으로 높아졌다. 

한양여대·배화여대도 지난해와 비교해 정시 경쟁률 감소폭이 큰 편에 속했다. 지난해 740명 모집에 1만639명이 지원해 14.38대 1을 기록한 한양여대는 올해 727명 모집에 7260명이 지원해 9.99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데 그쳤다. 배화여대도 지난해 14.09대 1에서 올해 9.81대 1로 경쟁률이 비교적 큰 폭으로 낮아졌다. 

인덕대도 지난해와 비교해 경쟁률이 줄었다. 올해 567명 모집에 4620명이 지원하면서 8.15대 1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651명 모집에 7651명이 지원해 11.75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과는 차이가 났다. 

명지전문대와 서울여자간호대는 상대적으로 경쟁률 감소폭이 적은 사례였다. 올해 1102명 모집에 1만495명이 지원해 기록한 명지전문대의 9.52대 1 경쟁률은 지난해 9.68대 1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서울여자간호대도 13.35대 1에서 12.41대 1로 경쟁률이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령인구 감소세가 심각함에도 말 그대로 정시모집에서 ‘선방’을 펼쳤던 것이다. 

가장 경쟁률 감소폭이 적은 명지전문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일반대와 동등하다는 인식을 가진 것이 선방할 수 있었던 이유”라며 “일반대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명지전문대에도 함께 지원하는 경우가 있다. 학생들이 우리 대학을 바라보는 인식이 좋기 때문이다. 다만 2023학년이 되면 현재 지방 전문대가 어렵듯이 서울권 전문대도 학생 수 모집에 더 큰 난항을 겪지 않을까 싶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명지전문대 관계자의 언급처럼 지방권 전문대의 사정은 서울에 비해 좋지 못한 편이다. 상대적으로 수험생이 많은 지리적 이점을 누려온 서울권 전문대조차 경쟁률이 하락한 점을 볼 때 지방의 사정은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역 내 수험생이 적은 강원은 신입생 충원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강원권 8개 전문대 중 강원도립대·세경대·한국골프대 3개교는 정원내 기준 1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달’ 현상에 직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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