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총장 임기자료 분석, 올해 임기 만료 앞둔 총장 30명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 대비 연임 결정 대학도
리더십 공백 우려 대학도 여럿…‘안정화 시급’

장범식 숭실대 신임 총장이 1월 31일 취임해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이어 올해 남은 기간 30곳의 대학 총장들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1일 취임식에서 교기를 이양받은 장범식 총장. (사진=한국대학신문 DB)
장범식 숭실대 신임 총장이 1월 31일 취임해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이어 올해 남은 기간 30곳의 대학 총장들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1일 취임식에서 교기를 이양받은 장범식 총장. (사진=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올해 남은 기간 동안 30개 일반대(산업대‧교대 포함)의 총장 임기가 종료된다. 이들 대학은 새 총장의 취임 또는 현 총장의 연임 중 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 교육부의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이 예정돼 있는 상황. 총장 교체·연임에 대한 주목도가 예년 대비 한층 높을 수밖에 없다. 

몇몇 대학은 역량진단 대비 차원에서 대학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일찍이 현 총장들의 연임을 결정하기도 했다. 여러 이유로 총장 공석사태를 겪고 있는 대학들은 역량진단을 앞두고 리더십 재정비가 시급하다. 차기 총장 내정에는 성공했지만 학내 갈등을 겪고 있는 대학들도 발길을 재촉해야 하는 상황인 건 마찬가지다. 

■일반대 총장 30개교 ‘총장 임기 만료’…역량진단 헤쳐 나갈 ‘리더십’ 주목 = 본지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총장 임기 자료와 자체 조사를 통해 4일 기준 전국 일반대 총장 임기 현황을 파악했다. 

조사 결과 올해 남은기간 중 총장 임기가 만료되는 대학은 총 30개교인 것으로 확인됐다. △영산대 △꽃동네대 △대전대 △서울여대 △순천향대 △예수대 △이화여대 △경남과기대 △경인교대 △루터대 △경기대 △동명대 △세종대 △전주대 △유원대 △광신대 △중부대 △한신대 △상명대 △홍익대 △서울기독대 △케이씨대 △금오공대 △목포해양대 △부산교대 △춘천교대 △한경대 △대구예대 △대구한의대 △항공대 순으로 총장 임기가 만료된다.

대학의 수장인 총장 교체는 항상 주목의 대상이지만, 특히 올해는 그 정도가 더 크다. 향후 3년간 일반재정지원 여부가 결정되는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이하 역량진단)’이 실시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역량진단을 대비해야 하는 것은 물론 결과에 따라 발생하는 여파도 수습해야 하는 만큼 차기 리더십 결정에 큰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역량진단 결과는 물론 해당 결과가 영향을 미칠 2022학년 신입생 모집 결과는 총장의 경영 능력을 판가름하는 시험대로 작용한다. 

실제 가장 최근 실시된 2018년 역량진단은 대학 리더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호원대의 경우 강희성 총장 취임 이후 구조개혁평가에서 받았던 재정지원제한 조치를 해제하고 2018년 역량진단 결과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됐다. 호원대는 재정을 확보함은 물론 이미지를 일거에 개선하고 신입생 유치 경쟁력을 확보한 강 총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경운대 역시 역량진단 대비를 이유로 현 총장의 연임을 결정지었다. 한성욱 경운대 총장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연임 결정을 내려 2024년 1월 31일까지 총장직을 수행한다. 지난달 31일 임기가 끝난 박상철 호남대 총장의 임기도 대학운영 안정화를 이유로 4년 연장됐다. 다만 최근 호남대가 정관상 총장 임기를 2년에서 4년으로 변경했기에 박 총장은 기존 총장 임기를 채우고 4년 임기의 후임 총장이 되는 형태가 됐다.

이외에도 △이상희 가야대 총장 △황선대 꽃동네대 총장 △원종철 가톨릭대 총장 등이 최근 연임에 성공했다.

■공석·직대 등 흔들리는 리더십…‘안정화 시급’ = 차기 총장을 내정했거나 현 총장 연임을 결정했음에도 아직 안정화가 됐다고 보기엔 부족한 대학들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부구욱 총장이 14일로 임기를 마치는 영산대다. 영산대 이사회는 부 총장의 연임을 의결한 상태다. 부 총장의 연임은 이번이 6번째로 연임확정 시 2001년부터  25년간 대학을 이끌게 된다.  

이사회가 결정을 내렸음에도 부 총장의 연임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부 총장의 배우자가 현 영산대 학교법인 성심학원의 이사장이기 때문이다. 사립학교법에 따라 부 총장의 연임에는 교육부 승인이 필요하다. 전국교수노동조합이 부 총장의 직위해제를 주장하고 있는 점도 해결해야 하는 숙제다. 

28일로 현 총장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서울여대도 총장 선임을 두고 학내 갈등 상황에 직면해있다. 서울여대는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열어 승현우 서울여대 교수를 차기 총장에 선임했다. 승 신임 총장은 서울여대 최초의 남성 총장이라는 점에서 한층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서울여대교수평의회가 이사회가 전횡을 휘두르며 신임총장 선임 과정에 개입했다며, 신임 총장 불신임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학내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졌음에도 교육부의 임용 거부로 총장 공석 사태를 맞이한 대학도 있다. 2019년 11월 공주교대는 직선제 투표로 총장 선출을 실시해 이명주 공주교대 교수를 총장 후보로 선출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총장 후보 선출 후 3달여가 지난 2020년 2월이 돼서야 임용거부를 통보했다. 뒤늦은 통보인데다 명확한 거부사유도 밝히지 않은 탓에 논란은 확대됐다. 법원이 지난해 10월 교육부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했지만, 새 총장을 맞이하지 못한 탓에 아직도 공주교대는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학내 구성원들은 이 교수를 총장으로 선임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총장 선출과정에서 가장 큰 몸살을 앓은 대학으로 인천대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7월 인천대 이사회는 이찬근 무역학부 교수를 최종 총장 후보로 낙점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교육부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고, 결국 인천대는 총장 공백 사태를 겪어야만 했다. 3순위 후보자였던 이 교수를 이사회가 최종 후보자로 선정한 것에 대해 학내 여론도 들끓었다. 

현재 인천대는 다시 한 번 신임 총장 선출에 나선 상태다. 4일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실시해 차기 총장 후보자를 선출했다. 투표 결과 가장 많은 박종태 전자공학과 교수(31.89%)와 차례로 높은 득표율을 보인 최계운 명예교수(30.54%), 박인호 명예교수(28.08%)가 후보에 올랐다.

28일 서교일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순천향대는 아직 차기 총장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순천향대 법인 이사회는 17일 회의를 열고, 총장 임용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순천향대의 총장 임기는 4년이며 중임이 가능하다. 서 총장은 2001년 3월 1일부터 2009년 2월까지 순천향대 4대·5대 총장을 지냈으며, 2013년 다시 총장직을 맡아 현재 임기를 수행 중이다.

이외에도 총장이 제대로 정해지지 않아 리더십에 공백을 느끼는 대학들은 여럿 있다. △신경대 △장로회신학대 △성결대 등이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중이다. 

■새 얼굴 교체 끝낸 대학들, 정상화 발판 마련 = 반면 한국국제대는 최근 총장공석 사태를 끝냈다. 신임 총장 선출에 성공하며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최근 ‘경남체육대학’으로 교명 변경을 신청한 한국국제대는 지난달 22일 법인 이사회에서 강경진 법인 교육이사를 차기 총장으로 선출했다. 강 신임 총장은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후 한국국제대 교수, 사무처장을 지냈으며 2019년 7월 30일부터 법인 교육이사직을 수행했다.

한국국제대의 총장 선임은 최근의 위기 극복을 위한 ‘돌파구’ 성격이 짙다. 한국국제대는 정부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지정되며 신입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지 못하고, 교직원의 임금도 지급되지 않는 등 어려움에 처했다. 이에 위기 대처 방안으로 체육특성화대학으로 체질 개선을 모색하고 교명 변경을 추진한 데 이어, 신임 총장을 선출한 것이다. 교명 변경이 확정되면 경남체육대의 첫 총장이 되는 강 신임 총장은 1일 총장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서강대(심종혁 총장) △숭실대(장범식 총장) △영남대(최외출 총장) △차의과대(김동익 총장) 등은 신임 총장이 순조롭게 취임해 새롭게 대학을 이끌고 있다. 예수대(김찬기 총장)와 이화여대(김은미 총장)도 내달 새 총장을 맞이한다.

■남은 총장 교체 일정은? 줄줄이 이어지는 임기 만료 = 총장들의 면면 교체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임기 만료를 앞둔 총장들이 많다는 점에서다. 김남경 경남과기대 총장은 내달 5일, 고대혁 경인교대 총장은 4월 16일로 임기를 마친다. 권득칠 루터대 총장은 4월 30일, 김인규 경기대 총장과 정홍섭 동명대 총장은 5월 31일이 임기 만료일이다. 

이어 △배덕효 세종대 총장(7월 26일 임기 만료, 이하 임기 만료 생략) △이호인 전주대 총장(8월 20일) △채훈관 유원대 총장(8월 25일) △정규남 광신대 총장(8월 31일) △엄상현 중부대 총장(8월 31일) △연규홍 한신대 총장(9월 20일) △백웅기 상명대 총장(9월 26일) △양우석 홍익대 총장(9월 29일) △이강평 서울기독대 총장(9월 30일) △이길형 케이씨대 총장(9월 30일) 순으로 대학가 수장들의 임기가 끝난다. 

역량진단이 끝난 이후에도 총장 교체는 끝나지 않는다. △이상철 금오공대 총장 △박성현 목포해양대 총장 △오세복 부산교대 총장 △이환기 춘천교대 총장 △임태희 한경대 총장이 10월 19일 임기 만료 예정이다. 12월에는 △허용 대구예대 총장(12월 14일) △변창훈 대구한의대 총장(12월 22일) △이강웅 항공대 총장(12월 31일) 등이 임기를 마침에 따라 차기 총장 선임이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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