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퇴직 뒤 폴리텍에서기술교육을 받아 취업에 성공한 노갑철씨. (사진=한국폴리텍)
대기업 퇴직 뒤 폴리텍에서기술교육을 받아 취업에 성공한 노갑철씨. (사진=한국폴리텍)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김재영(32)씨는 건국대 대학원에서 기술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박사 과정을 밟던 중, 과감히 학업을 중단하고 한국폴리텍대학(이하 폴리텍) 서울강서캠퍼스 스마트금융과에 입학했다. 통계자료 분석과정에서 빅데이터 분야의 가능성을 봤던 것.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최신 산업 기술을 습득하고 지난해 10월 졸업 전 취업을 확정했다. 현재 그는 빅데이터 관리 전문기업인 ㈜데이터스트림즈 기술서비스본부에서 IT 기술자로 일하고 있다.

폴리텍의 1만1387명 졸업생들이 19일 전국 34개 캠퍼스에서 졸업을 맞이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4개 캠퍼스는 약식 행사로, 20개 캠퍼스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 등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졸업식에서 이석행 폴리텍 이사장은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위기 속에도 흔들림 없이 뿌리기술과 첨단기술을 연마한 졸업생이야말로 기술 대한민국의 산업경제를 이끄는 새로운 동력이 되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졸업생을 격려했다.

폴리텍이 다양한 계층에 특화된 직업훈련과정을 운영하는 만큼, 김재영씨와 같은 이색 졸업생들도 많이 나타난다. 올해 졸업한 이들 중에도 비보이 출신 용접기술자, 남매 졸업생, 대기업 연구원 출신 졸업생까지 가지각색 사연을 가진 졸업생들이 눈길을 끈다.

박사 과정을 중단하고 폴리텍에서 공부한 뒤 IT 기술자로 일하고 있는 김재영씨. (사진=한국폴리텍)
박사 과정을 중단하고 폴리텍에서 공부한 뒤 IT 기술자로 일하고 있는 김재영씨. (사진=한국폴리텍)

■20년 비보이 댄서에서 용접기술자로 새 출발 = 김문성(35)씨는 20년을 무대 위에서 보낸 비보이 댄서였다. 30대에 접어들자 공연이 줄어들면서 여러 차례 경력 전환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았다. 용접기술자인 아버지처럼 기술을 가져야겠다고 마음먹고, 2020년 남인천캠퍼스 특수용접과(1년)에 입학했다. 김씨는 재학 중 특수용접기능사를 취득해, 지난해 12월부터 열교환기 제조 회사인 동문엔지니어링에서 용접기술자로 근무하고 있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함께 바이오 전문가 꿈 키운 남매 = 방선남(22)‧방유진(20)씨 남매는 올해 폴리텍 바이오캠퍼스(2년제 학위과정)를 나란히 졸업했다. 두 사람은 폴리텍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상반기 삼성바이오로직스 산학인턴 채용에 동시 합격했다. 이후 오빠 방선남 씨는 정규직으로 전환돼 정제부서에서 근무 중이며, 동생 유진 씨는 인턴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오제약 분야 입사를 준비하고 있다.

■전문기술로 인생 2막을 시작한 대기업 퇴직 연구원 = 노갑철(59)씨는 창원캠퍼스 스마트전자과(1년)를 졸업하고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한양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부산대 R&D 대학원을 졸업한 연구개발 분야 전문가였던 노씨는 1986년 LG전자에 입사한 뒤 제품개발과 R&D 업무를 하다 약 30년의 근무를 마치고 퇴직했다. 그동안 경력을 바탕으로 재취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자격증과 전문기술이 있으면 나이와 관계없이 취업이 가능한 전기·전자 관리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폴리텍에 진학해 재학하던 중, 전기기능사와전기산업기사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한 뒤 취업에 성공했다. 노씨는 “취업난 속에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이후 인생 2막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자격증 취득에 최적인 실습 환경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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