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첫 법인화 국립대로 출범하는 울산과학기술대(UNIST)가 이공계 특성화 대학인 카이스트와 포스텍과는 차별화된 ‘친환경 에너지공학부’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조무제 울산과기대 총장은 “국내 대학 처음으로 에너지 전담 학부인 ‘에너지공학부’를 출범시켜 에너지·환경 특성화 대학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조 총장은 “우리 대학은 융합기술 및 실용과학 분야 연구에 초점을 맞춰 차별화할 것이며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 최고 경쟁력을 갖춘 울산지역 기업들과 새로운 신산학협력모델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유수의 이공계 특성화 대학들을 벤치마킹해 ‘첨단 융합학문 특성화대학,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양성 특성화 대학’을 지향하고 있는 울산과기대 조무제 총장을 만나 개교 준비상황과 비전을 들어봤다.

- 최초 법인화 국립대로 출범하는 만큼 관심이 크다. 수요보다는 정치적 고려에 의해서 대학이 설립돼 일부에서는 성공여부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

“경상대 총장 재직 당시 울산지역 국립대 설립을 반대했던 사람 중 한사람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대학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학은 많지 않다.

울산에 와보니 특성화된 이공대가 위치하기에 제일 좋은 여건들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분야에서 최고 경쟁력을 갖춘 지역이기 때문이다. 대학도 2개밖에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좋은 입지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울산시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달리 대학설립에 전폭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울산시에서 대학설립을 위한 토지구입과 인프라 구축에 1000억원, 발전기금으로 매년 100억원씩 15년간 1500억원 등 총 2500억원을 지원키로 했는데 이 정도 지원이 가능한 지방자치단체가 어디 있겠는가.”

- 내년 3월 개교를 앞두고 있는데 교원초빙과 교육시설 준비는 어느 단계까지 와 있나.

“‘대학의 경쟁력은 교수 경쟁력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신념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교수초빙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재 스탠포드, MIT, UC버클리, 시카고, 조지아텍, 미시간, 위스콘신 등 유수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교수진 24명을 확보했으며 올 연말까지 전공별 총 9개 분야 20~30명을 추가로 초빙할 계획이다. 또 조지아텍 등에서 현직교수 4명을 초빙하는 등 외국인 교수를 전체정원의 20%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학교 공사는 총 3단계로 이뤄지며 개교시점인 내년 2월말까지 대학본부 학술정보관 자연과학관 교수아파트 등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된다. 현재 전체 공정의 60% 이상이 진행돼 개교에는 차질이 없다.”

- 수시2모집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지원했다고 들었다. 어떤 학생들을 선발하게 되나.

“전국 상위 5% 이내의 우수한 학생을 선발, 소수정예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시 2모집에서 특정분야에 적성과 재능, 창의성이 있는 학생들을 가능한 많이 선발할 계획이다.

수능과 내신 성적에만 의존하는 기존방식 보다는 인성·창의성·발전가능성·리더십 등이 중요한 요소다. 수시2에서는 한국과학영재학교 13명을 비롯, 과학고 348명, 외국어고·자립형사립고 58명 등 총 2490명의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했다.”

  ▶조무제 총장과 대담하고 있는 이인원 회장.(왼쪽)

- 신입생 등록금을 받지 않겠다고 했는데 대학운영 경비는 어떻게 충당할 계획인가.


“출범 첫해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기존 카이스트나 포스텍의 경우 우수학생들을 유치해 대부분 국가장학금으로 학비를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도 카이스트나 포스텍 못지않게 우수한 학생들이다. 등록금의 70%는 이공계장학금 지원을 통해, 나머지 30%는 대학 자체 장학기금을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지역기업인 경동도시가스에서 50억원의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울산시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에 국비를 사용할 수없는 부분은 울산시 재원으로 충당이 가능하다.

또 우수한 교수진을 확보해 장기적으로 대학이 국제 경쟁력을 가지게 됨에 따라 교수들의 연구비에서 징수하는 오버헤드, 기업체들과 산학협력을 통한 특허료수입 등으로 재정확보가 가능하다.

이와 별도로 기업체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대학발전기금과 학교 차원의 대학발전후원회를 구성, 총장이 직접 나서 기금 모집을 계획하고 있다.”

- 이공계 특성화 대학을 표방하고 있는데 기존의 카이스트나 포스텍과는 어떤 차별화를 두고 있는가.

“카이스트와 포스텍이 응용과 기초학문을 중시한다면 우리대학은 융합기술 등 실용학문을 중시하는 대학이다. 학부교육은 올린공대, 연구 및 대학원 교육은 MIT, 산학협력은 조지아텍을 벤치마킹해 ‘첨단융합학문특성화대학,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양성 특성화대학,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대학으로 성장할 것이다. 특히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최고 경쟁력을 갖춘 울산지역 기업들과 새로운 신산학협력 모델 구축이 기존 대학들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 모든 신입생을 무전공으로 선발해서 2학년이 되면 전공을 선택하는 것으로 안다. 어떤 장·단점이 있나.

“앞으로 인류가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난제들은 하나의 학문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우며 융합연구를 통해서 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대학은 융합학문 특성화를 지향하고 있다. 무전공입학제는 전 학생들을 전공구분 없이 선발해 일정기간 후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입학할 때부터 전공분야를 정해서 학생을 선발할 경우 사실상 인접학문을 하기가 쉽지 않아 1년간 전공탐색기회를 가진 후 자기 적성에 맞는 분야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2학년 때 학생들이 특정학부로 몰릴 수도 있지만 전공자유선택제를 통한 수요자중심의 대학운영체제가 우선이다.”

- 설립 초기라 어려움이 많을 텐데 정책당국이나 지역사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우리대학은 산업수도 울산에 위치한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고도화, 첨단화를 유도하고 이에 필요한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이다. 따라서 대학이 제대로 모습을 갖출 때까지라도 실험기자재 등 내부인프라 구축에 정부차원의 집중적인 예산지원이 절실하다.

또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의 성공을 위해 신재생 에너지 분야를 특성화분야로 정한 만큼 지역 민간·공기업들의 적극적인 협력체제 구축을 당부하고 싶다.”

<대담 : 이인원 본지 회장 / 정리 : 최창식 기자 / 사진 : 한명섭 기자>

 

 조무제 총장은...

 1968년 경상대 농과대학 농화학과 졸업
 1970년 서울대 대학원 농화학과 졸업(농학석사)
 1976년 미국 미주리주립대 대학원 생화학과 졸업(이학박사)
 1971~2003년 경상대 생화학과 교수
 1997~1998년 경상대 자연과학대학장
 2003~2007년 경상대 총장
 2007. 9 ~ 현재 울산과학기술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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