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 코로나19 여파에도 신입생 등록률 93% 달성
‘2020 세계혁신대학 순위’ 산업적용가능성부문서 세계 45위
에듀테크 교육 확대 등 4차 산업혁명 융·복합 인재양성 주력
성인학습자 위한 평생직업교육시스템 활성화 추진

이계철 군장대 총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신입생 충원율 93%를 기록한 것은 교직원 간 소통과 격려로 이뤄진 성과라고 강조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이계철 군장대 총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신입생 충원율 93%를 기록한 것은 교직원 간 소통과 격려로 이뤄진 성과라고 강조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학령인구의 감소와 코로나19로 대학 재정은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입학정원의 대량 미달사태로 대학들은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기업에서는 맞춤형 인재를 원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군산에 소재한 군장대학교에서는 특성화·차별화 전략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군장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과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AI를 이용한 챗봇 도입, 재학생 진로상담 분석을 위한 빅데이터 분석기법 도입, 스마트 캠퍼스 구축, 에듀테크(EduTech) 교육 확대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융·복합 인재양성을 위해 교육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군장대는 지방대 중 유일하게 세계대학랭킹시스템(WURI; World’s Universitise with Real Impact)에서 ‘2020 세계혁신대학 순위’ 산업적용가능성부문 ‘세계 45위’에 선정됐다. WURL 랭킹은 혁신적인 대학들의 노력을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2018년 처음 선보였다.

학령인구 감소와 코로나19 여파에도 신입생 충원율 93%라는 성과를 낸 군장대를 찾았다. 군장대가 입시에서 선방할 수 있었던 전략은 무엇인지,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5일 이계철 총장과의 인터뷰로 들어봤다.

- 코로나19가 아직 진행 중에 있다. 군장대 1학기 학사 운영계획은 어떻게 되나.
“우리 대학은 1학기에도 비대면 수업을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실습 교육이 필요한 과정만 철저한 방역수칙을 준수해 대면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면 수업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교육부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서 진행할 계획이며, 학생과 학부모의 우려감을 고려해 소통하면서 우려감을 해소하고 안정적으로 학사가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군장대도 학생모집이 어려웠을 것 같다. 군장대의 이번 입시 결과는 어땠나.
“저출산·고령화와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한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은 전 대학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우리 대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수도권 쏠림 현상까지 겪고 있는 지방대는 극복해야 할 산 하나가 더 있는 격이다. 이러한 위기에도 군장대는 신입생 충원율 93%를 기록했다. 특히 정원 외 모집은 정원 대비 30%를 모집하는 성과를 냈다. 이 수치는 지난해보다 향상된 수치로, 정원내·외를 모두 합치면 정원 대비 123%나 된다. 우리 대학이 93%의 신입생 충원율을 달성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소통하는 대학’ ‘함께하는 대학’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이라는 설립 목표 아래 모든 교직원이 서로 소통과 격려를 통해 한마음으로 노력을 기울였고, 슬기롭게 대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학생들이 군장대 진학을 결심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군장대의 강점 한 가지만 꼽는다면. 군장대의 특성화 전략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방향은 ‘세계적 수준(World Class)의 직업교육대학’이다. 그동안 고숙련 기술인 양성을 위해 대한민국명장회 호남지회, 국가품질명장협의회와 협약을 맺었다. 명장들을 석좌교수로 모시고, 산업현장 중심 고숙련 기술인을 육성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이처럼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세계 수준의 고숙련 기술인으로 키우는 우리 대학의 노력을 학생들이 좋게 봤기에 진학을 결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 대학의 특성화 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에듀테크(Edu-Tech) 교육 확대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양성을 위해 교육혁신을 이루는 것이다. 두 번째는 2021년 국제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 선정과 교육국제화역량 인증 대학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전문대 직업교육의 한류열풍을 선도하는 대학을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성인학습자를 위한 평생직업교육시스템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계철 군장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이계철 군장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 4차 산업혁명 시대 등 미래시대에 대응해 군장대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
“대학 경쟁력은 특성화되고 차별화된 대학 브랜드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이에 발맞춰 특성화·차별화에 힘쓰고 있다. 먼저 모든 학과(전공) 강의실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구조를 바꿨다. 모든 강의실에 AI 기술을 접목했다. 또한 글로벌 선도대학을 만들고자 베트남 껀터직업교육대학, 하노이공과대학과의 공동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협약을 체결해 복수학위과정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중국·방글라데시·미얀마·라오스 국가의 현지 유수 대학과 연계해 한국어 학당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재학생의 국제 교류 확대와 해외 현장학습 강화, 학생 교류와 교원 글로벌 교육 역량 강화까지 모색하고 있다. 교육부 국제협력선도대학 육성·지원사업(교육 ODA사업)에 올해 선정돼 글로벌 선도대학으로서의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군장대는 19세기 강의실에서 20세기 교수가 21세기 학생을 가르치는 일이 없도록 교육혁신을 이루는 데 앞장서고 있다.”

-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원격강의 등으로 수업의 질 논란, 등록금 환불 요청 등으로 대학이 혼란스러웠다. 자체 평가를 한다면 잘 대응한 것 같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첨단 전산시스템과 LMS(원격강의 지원시스템)를 미리 구축하고 있었기에 코로나19로 대면 수업이 어려울 때 신속하게 원격강의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특히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위해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을 신설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수업의 질 논란, 등록금 환불 요청 등의 문제로 인한 혼란은 야기되지 않고 지난 한 해를 잘 마무리했다.”

- 최근 인근 대학인 서해대가 폐교했다. 학령인구 급감에 지방대가 더욱 불리하다는 것이 이제는 ‘폐교’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군산의 입학자원 상황은 어느 정도나 심각한 것인지. 이에 대한 군장대의 대책은 무엇인가.
“대학의 폐교 사유 중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지역 내 학령인구의 감소다. 전라북도의 현황을 보면 일반대 7개교의 선발인원은 1만5000여 명, 전문대 8개교는 4800여 명을 선발해 총 1만9800여 명을 선발하는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수는 1만7800여 명으로 2000명 가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군산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수가 2700여 명 수준이다. 지역 소재 대학에서 선발하는 모집인원 수는 3600여 명으로 자체적으로 학생 수를 충족할 수가 없다. 찰스 다윈은 ‘결국에 살아남는 종은 강인한 종도 아니고, 지적능력이 뛰어난 종도 아니라 변화에 잘 대응하는 종’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대학도 코로나19 이후 급변하게 될 사회 변화에 잘 대응하는 것만이 전략이라면 전략이 될 수 있겠다.”

- 현재 전문대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또한 위기를 타개할 정부·입법적 지원책으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전문대를 위협하는 위험요인은 내부요인과 외부요인으로 나눠 볼 수 있다. 내부요인은 전반적으로 전문대의 존립에 대한 내부 구성원들의 불안감과 자신감 결여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외부요인은 교육부가 전문대를 바라보는 시각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최근에 전문대 관련 과가 2개로 늘어나 전문대를 지원하는 인력을 별도로 구성한 것은 감사하다. 하지만 일반대와 비교해 아직까지도 정부 차원의 관심은 소원하다고 생각한다. 국회는 일반대와 전문대의 특성을 명확히 해주는 법을 추진해 일반대가 전문대의 교육영역까지 들어오는 것을 막아줘야 한다. 그렇게 해야 전문대는 더욱 지역사회와 산업발전에 한층 더 기여할 수 있다.”

- 그럼에도 군장대는 지방대 중 유일하게 세계대학랭킹시스템(WURI; World’s Universitise with Real Impact)에서 ‘2020 세계혁신대학 순위’ 산업적용가능성부문 ‘세계 45위’에 선정됐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WURI 랭킹은 미래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 달라는 기업과 사회의 요구에 맞춰 이들을 미래로 안내하는 유연하고 혁신적인 대학들의 노력을 평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WURI 랭킹은 기존 교수 논문 편수, 학생 취업률 등 대학의 과거 실적이 기준이 되는 기존 대학 랭킹과 달리 대학의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우리 대학은 산업 적용 가능성(Industrial Application) 부문에서 세계 45위 선정돼 그동안의 기술인재 양성 노력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결과는 소속된 학생들과 교직원 뿐 아니라, 지역 전체가 큰 자긍심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계철 군장대 총장이 5일 진행된 본지 파워인터뷰에서 최용섭 발행인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이계철 군장대 총장이 5일 진행된 본지 파워인터뷰에서 최용섭 발행인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GM대우, 현대중공업 등이 군산에서 철수하는 등 지역사회가 큰 위기를 겪고 있다. 군장대 취업률은 72.6%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취업난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보여진다. 군장대만의 학생 취업전략은 무엇인가.
“우리 대학은 미래사회 메가트랜드를 예측하고, 미래사회 산업구조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선제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군산에서 기업들이 철수하는 등 지역사회가 큰 위기를 겪고 있을 때도 높은 취업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대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일찍이 자율적인 구조개혁을 실시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고졸 신입생은 급감하고 있지만, 성인학습자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이에 2014년부터 교육부 지원으로 성인학습자를 위한 ‘평생직업교육대학’으로 교육체제를 혁신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9년부터는 ‘대학 평생교육체제지원사업(LiFE사업)’을 통해 성인학습자를 위한 다양한 융합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입시의 어려움을 극복해나가고 있다. 총장 직속으로 대학일자리센터도 설치했다. 대학 내 취·창업지원 기능을 일원화해 학생들에게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2020년 3월부터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교수·기획관리처장·부총장을 거쳐 총장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주요 보직은 대부분 수행한, 경험이 풍부한 내부출신 총장인데 대학 경영면에서 장점이 있다면.
“우리 대학에서 26년을 근무하는 동안 대학 내 각종 보직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대학 보직자협의회, 학회 등의 활동을 통해 전문대의 현안과 우리 대학의 현안들을 큰 틀로 파악할 수 있었다. 이에 학령인구 감소, 4차 산업혁명 시대, 코로나19 등의 위기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수없이 시뮬레이션 해볼 수 있었다. 그 결과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그동안 경험한 보직과 대외활동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것이 경험이 풍부한 내부출신 총장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인 것 같다.”

- 교육부 평가가 다가오고 있다. 3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 준비는 어떻게 돼가고 있나.
“많은 대학이 평가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1주기·2주기 전문대 기관평가인증, 1주기·2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 평가, 각종 국고 사업 평가 등 최근 몇 년 사이 거의 모든 전문대가 1년 내내 보고서 작성과 각종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우리 대학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흐를수록 보고서 작성에 선수가 돼가는 모습을 보면 이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다. 대학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이다.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부실대학을 퇴출시키겠다’고 시작한 각종 평가가 오히려 살아남기 위한 노력에 매진하는 결과를 만들고 있기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 총장의 가치관, 인생철학에 대해 듣고 싶다.
“내가 자주 쓰는 말은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다. 이 문장 속에 내 가치관과 인생 철학이 녹아 있다. 남을 존중할 줄 알고, 스스로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면 모든 것이 감사하게 된다. 피터 드러커는 ‘트렌드를 읽는다고 100% 성공할 수는 없지만, 트렌드를 읽지 못하면 100% 실패한다고 보장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4차 산업혁명 시대, 학령인구 급감 등 급변하는 시대에 대학 총장의 아주 작은 실수 하나만으로도 대학의 존폐 위기를 부를 수 있다. 총장으로서 가치관은 대학의 미래 메가트랜드를 잘 인지하고 대학의 푯대(Goal)를 바르게 세우는 것이다.”

- 끝으로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말해 달라.
“총장의 위치에서 사명의식을 갖고 책무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에 대한 평가의 척도가 된다고 생각한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소통하는 총장, 함께하는 총장, 모든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한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 바람이다.”

최용섭 본지 발행인(왼쪽)과 이계철 군장대 총장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최용섭 본지 발행인(왼쪽)과 이계철 군장대 총장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이계철 총장은…
전북대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숭실대 대학원에서 기계공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군장대 자동차기계계열 교수로 부임한 뒤 기획관리처장, 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제8대 군장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한 경력을 바탕으로 한국기계기술학회 회장, 한국직업자격학회 이사, 한국자동차공학회 총무이사 등을 역임했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이사를 지냈다.

<대담= 최용섭 발행인 / 정리= 이중삼 기자 / 사진=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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