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의 동아시아일본학회 신임 학회장
오사카 대학서 석·박사 학위 취득…일본학 수년 간 연구

김용의 동아시아일본학회 학회장.(사진=이중삼 기자)
김용의 동아시아일본학회 학회장.(사진=이중삼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학회 본연의 일본학·일본사회·일본문화 연구에 더 집중하는 학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동아시아일본학회 제12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용의 학회장의 말이다. 김 학회장은 앞으로 2년이라는 임기 동안 학회 발전을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고 했다. 그는 “현재 한일관계가 어느 때보다 경색 돼 있지만 ‘위기가 가회다’라는 말이 있다. 두 나라의 관계를 고려해 학회가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임 포부를 밝혔다.

김 학회장은 일본학·일본사회·일본문화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1961년 전라도 광주에서 태어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겪은 그는 ‘반일교육’을 철저하게 받은 세대다. 반일교육을 받으면서 일본이라는 나라에 호기심이 생겨 전남대학교 일어일문학과에 입학했다. 중앙대학교 대학원을 거쳐 오사카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게이오대학 내에 있는 아시아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오키나와국제대학에서 특별연구원으로 두 차례 역임하는 등 수년 간 일본연구에 몰두해온 인물이다. 동아시아일본학회 부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던 그는 올해 회장으로 취임했다.

본지는 15일 김용의 학회장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4층 회의실에서 만났다. 일본학에 대해 수년 간 연구해온 그에게 취임 포부와 학회에서 무엇을 연구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동아시아일본학회만의 특성 살린 일본연구 성과 만들 것” = 김 학회장은 신임 학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한 가지 목표가 있다고 했다. 학회만의 특성을 살린 일본연구 성과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먼저 ‘동아시아일본학회’만의 특징을 간략히 소개했다. “다른 학회들은 ‘일본문학중심으로 하는 일본어·일본문학 등의 연구에 중점 돼 있지만 우리는 ‘동아시아’를 포함하고 있다. 동아시아가 중요한 이유는 일본을 연구할 때 국가적인 단위로 비교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면서 “일본연구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한국·중국·베트남 등 다른 국가가 연관돼 있기 때문에 일본연구 관련해 동아시아가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학회는 한 해 동안 네 번의 학술지를 발간하고 있다. 또한 연구자들이 모인 학회인 만큼 봄·가을 두 번에 걸쳐 학술대회를 열고 있다”면서 “동아시아일본학회를 표방한 이상 신임 학회장으로서 학회를 거점으로 한국인 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본·중국·베트남에서 일본을 연구하는 전문가들과 함께 일본연구에 대한 성과를 공유하는 학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동아시아를 포함하고 있는 학회인 만큼 다른 학회와 차별화 된 특성으로 일본연구를 해나갈 것을 분명히 했다.  

■‘일본연구’의 시발점…‘반일교육’에 흥미로부터 = 김 학회장이 일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궁금증’이었다. 그는 ‘반일교육’을 철저하게 받던 시대에 태어났다. 반일교육을 배우면서 일본이 궁금해지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일본의 정치·사회·문화 등에 흥미가 생겨 공부하게 됐다고 했다. ‘일본신화’부터 공부를 시작해 점차 관심 분야를 넓혀 ‘민속학’ ‘문화인류학’ 등을 연구했다. 그는 “일본에 대해 더 공부하기 위해 유학길에 올랐다. 오사카 대학에서 민속학·문화인류학을 연구하면서 석·박사학위를 땄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연구에서도 ‘오키나와연구’에 애정이 있다고 했다. 김 학회장은 “오키나와는 근대 이전에는 독립된 왕국이었다. 하지만 일본의 침략을 받아 지배를 받았으며 미국의 지배까지 받았다”면서 “오키나와 지역이 재미있는 것이 다케토미지마(죽부도)라는 인근의 섬이 있다. 인구가 약 200명 정도 되는데 여기 사람들은 민속 종교가 생활 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수년 전만해도 불의 신, 우물의 신 등을 모시는 지역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다. 다케토미지마 섬사람들은 일상적인 부분에서 신을 모시고 있다. 일례로 맛있는 음식을 가져오면 부엌신에게 음식을 먼저 올리고 소원을 빈다”고 전했다. 김 학회장은 오키나와에 머물며 오키나와에 관련된 책을 여러 권 번역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현재의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바라보면서 ‘간양록’을 소개했다. “간양록은 임진왜란 때 일본에 잡혀갔던 조선의 포로를 대표하는 가장 상징적인 인물이었던 강항이 일본에서 조선으로 돌아올 때까지의 체험을 기록한 글이다”면서 “당시 포로로 끌려온 사람들이 조선으로 다시 귀국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강항은 가족과 함께 귀국했다. 그 이유는 강항이 일본인과 교류를 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한일관계가 악화 돼 있는 상황이지만 다시 마주보고 웃을 수 있도록 교류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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