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욱 경성대 중앙도서관 학술정보서비스팀 직원

이지욱 경성대 중앙도서관 학술정보서비스팀 직원
이지욱 경성대 중앙도서관 학술정보서비스팀 직원

대학 졸업생들이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뉴스 기사는 이제 놀랍지도 않다. 또한 전공이나 계열별로 살펴보면 보건·의약계열 졸업생의 취업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인문·사회·자연계열 졸업생의 취업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취업난으로 대학교 내에서 취업률이 높은 학과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게 나타나며 취업·진로 관련 비교과 프로그램은 꾸준히 새롭게 기획되고 학생들의 참여도도 높아지고 있다.

대학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면서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독서, 문화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만족도조사와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놀랍게도 학생들은 독서와 관련된 프로그램보다 진로와 취업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에 대한 요청이 많았다. 학과별로 진로·자격증·취업과 관련된 도서를 제공하는 서비스 및 학과 연계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대학생들의 진로와 취업을 지원하는 것이 바로 진로독서 프로그램이다. 진로독서란 독서를 바탕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진로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활용해 학생들이 희망하는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전공별·계열별 진로, 취업과 관련된 도서를 안내하고 진로와 관련된 특강을 지원하는 진로독서 프로그램이 나타나고 있다. 진로독서 리스트는 중·고등학생에게는 올바른 진로선택에 도움을 주는 도서나 전공별로 읽으면 좋은 기본 교양서 등으로 설정할 수 있으며 대학생들에게는 전공과목과 연계된 취·창업 사례를 안내하는 도서나 직업을 소개하는 도서가 될 수 있다.

경성대 도서관에서는 2020년 진로독서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고교-대학연계 전공별 추천도서 리스트를 제작해 지역 중·고등학교에 배부했고 학과별 전공 및 교양교재, 진로, 진학과 관련된 도서를 안내했다. 대학 재학생에게도 계열별 추천도서 리스트를 제작했고 추천도서 리스트를 바탕으로 지역 중·고교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전공·계열별 추천도서 독후감 공모전’을 실시했다.

진로도서를 안내하고 독후감 공모전 프로그램을 통해 중·고교생들은 본인이 희망하는 학과, 전공이 어떤 것인지 설정하는 데 도움을 받았으며 희망계열에 관련된 책이 어떤 것이 있는지 알 수 있었다고 했다. 대학생의 경우 본인의 진로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자신의 전공이나 계열이 아니더라도 관심 있는 전공, 계열의 독서를 통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됐으며 앞으로의 방향 설정에 큰 힘이 됐다고 했다.

대학교 내에는 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부서가 존재한다. 최근 몇 년간 대학 내에서는 ‘취업률’이 대학평가 지표로 설정돼 대학 내에서 영향력이 커진 부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학도서관이야말로 재학생들의 진로·취업·창업을 지원하는 핵심기관이다. 많은 대학도서관에서는 취업과 관련된 도서나 수험서 및 학습서를 비치하고 별도의 자료실로 마련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전공별 취·창업 도서를 안내하고 취업지원 부서와 연계해 다양한 진로 특강이나 세미나를 기획해 진로독서에 대해 지속적으로 서비스할 필요성이 보인다.

수많은 대입 전문가들은 중·고등학생들에게 양질의 독서가 대입성공을 좌우한다고 주장한다. 대입 면접이나 논술전형 시 진로독서의 비중이 크며 꾸준히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진로독서는 취업 시장에 뛰어드는 대학생들에게도 필수적이며 대학도서관에서는 이러한 진로독서 지도를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감소하는 졸업생들의 취업률과 더불어 정작 취업은 성공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이직을 고민하는 사회초년생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자신의 진로 설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 본다. 자신의 진로가 무엇인지 대학생활 동안 신중하게 고민해볼 수 있도록 대학도서관에서 진로독서를 활성화시켜보는 건 어떨까 생각한다. 진로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난에 허덕이는 대학생들, 특히 인문·사회·자연계열 전공자들이 생각해보지 못한 진로와 직업을 독서를 통해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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