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새내기 이색 사연 이모저모

권혁주씨는 남자 간호사를 꿈꾸며 올해 포항대 간호과에 입학했다. 특성화고 토목과를 졸업하고 관련 업종에서 근무하던 권씨는 많은 사람에게 봉사하며 일할 수 있는 간호사에 매력을 느꼈고 남자 간호사로 일할 수 있는 영역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배려 깊은 전문 의료인으로 근무하고 싶다고 했다.
권혁주씨는 남자 간호사를 꿈꾸며 올해 포항대 간호과에 입학했다. 특성화고 토목과를 졸업하고 관련 업종에서 근무하던 권씨는 많은 사람에게 봉사하며 일할 수 있는 간호사에 매력을 느꼈고 남자 간호사로 일할 수 있는 영역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배려 깊은 전문 의료인으로 근무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 딸 부잣집 둘째인 김수진씨는 26살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원여대 사회복지과에서 학업을 무사히 마쳤다. 졸업 이후 김수진씨는 첫째 언니에게 수원여대 사회복지과 입학을 권유했다. 맏이 김나연씨는 동생보다 더 늦게 시작한 학업에 눈을 떠 2012년 수원여대 사회복지과에 입학해 전공심화과정(2014년 입학)까지 모두 졸업했다. 현재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과정에 있다. 대학 진학을 망설이던 셋째 김수현씨에게도 언니들은 수원여대 사회복지과에서의 학업을 권유했다. 김수현씨 역시 2013년에 입학해 2017년에는 전공심화과정까지 진학해 학업을 마쳤다. 이렇듯 세 자매 모두 수원여대 사회복지과의 당당한 동문이 될 수 있었다.

이들 세 자매의 이야기를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제부터다. 세 자매는 너무 늦은 나이이기에 대학 진학을 꿈도 꾸지 못했던 어머니에게도 수원여대 사회복지과 입학을 적극 권유한 것이다. 마침내 세 자매의 어머니 신경여씨도 수원여대 사회복지과에 입학했고, 최고령 학생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학업을 시작하는 만학도 어머니의 설렘과 떨림도 있으련만 선배이기도 한 세 딸의 든든한 지원이 있을 것이기에 의미 있는 학교 생활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신씨는 전했다.

수원여대 사회복지과에 입학한 신경여씨와 그의 세 딸들. 신씨는 수원여대 사회복지과를 졸업한 세 딸들의 적극 권유로 올해 최고령 학생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수원여대 사회복지과에 입학한 신경여씨와 그의 세 딸들. 신씨는 수원여대 사회복지과를 졸업한 세 딸들의 적극 권유로 올해 최고령 학생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전문대에 대한 인식이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다. 높은 취업률과 빠른 사회 진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전문대의 강점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으면서 전문대 진학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과거 ‘전문학교’라고 홀대를 받던 시절이 있었던 점을 상기한다면 지금의 전문대는 그야말로 ‘괄목상대(刮目相對)’다.

이렇듯 요즘 전문대의 높은 인기를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일반대를 졸업한 뒤 전문대에 다시 입학하는 이른바 ‘유턴(U턴) 입학’ 사례도 상당하다. 일반대를 마쳐도 취업 문턱에서 고배를 마시는 학생들에게 있어 ‘실질적인 취업’을 보장하는 전문대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등대와도 같다.

또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백세 시대’가 가시화 되고 있고 전문대 역시 이에 발맞춰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제2의 인생을 개척하려는 성인학습자, 재취업자, 어르신 학생들에게 전문대가 최고 배움의 터전이 되고 있는 것이다.

2021학년도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독특한 사연을 가진 이색 입학생들의 소식으로 전국 대학가에 활기가 넘친다. 올해 새내기들의 독특한 사연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리했다.

‘서울대 출신’ 배세환씨 “스포츠재활 분야 배우고 싶어 대구보건대 입학”

대구보건대 배세환씨
대구보건대 배세환씨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구보건대 물리치료과에 ‘유턴 입학’을 결심한 신입생 배세환씨의 도전과 꿈이 화제가 되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를 배우기 위해 도전하려는 배씨의 모습이 많은 전문대 학생들에게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세환씨는 서울대 체육교육과에서 학사와 석사까지 졸업하고 이후에는 대학 교직원과 시간강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배씨는 “선수 트레이닝 분야의 원서 등 아무리 공부를 해도 스포츠의학·스포츠재활 분야에선 물리치료 분야의 해부학 등을 더 전문적으로 공부해야 실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겠다는 갈증을 지울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전문적인 지식 없이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그는 주저없이 대구보건대 물리치료과를 선택했다. 그는 “졸업 후에 스포츠재활센터를 개원해 선수들의 부상방지를 위해 재활을 돕고 기량을 올려주는 전문 트레이닝을 하고 싶다”며 “일반인들까지 범위를 넓혀 고령화 시대에 만성질환까지 치료할 수 있는 물리치료사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1942년생 권무일씨 “제주 정착 후 일본 ‘탐라사’ 사료 연구하려 제주한라대 문 두드려”

제주한라대 권무일씨
제주한라대 권무일씨

2021학년도 제주한라대 관광일본어학과에 입학한 신입생 명부를 보면 특이한 학생이 눈에 띈다. 1942년생으로 올해 나이 80세의 권무일씨다.

권씨의 경력을 보면 1960년대 서울대 철학과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고 나와 있다. 이번에 제주한라대에 입학했으니 서울대를 졸업한 뒤로 60년 만에 다시 대학 문을 두드린 셈이다.

그는 30여 년간 산업 역군으로 뛰다가 은퇴해 지난 2004년 제주에 정착했다. 그는 “제주를 사랑해 제주의 역사와 관련된 글들을 써왔는데 그 중에는 김만덕, 헌마공신 김만일, 표류인 이방익 등 제주를 빛낸 위인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있다”며 “근래에는 고대탐라사 집필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탐라국에 대한 자료가 풍부하지 못하고 부족해서 탐구에 한계를 느꼈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일본의 옛 문헌을 찾아볼 생각을 했다”며 “제주와 근접한 일본에는 혹시 사료가 남아있거나 관련 논문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 작업은 긴 시간을 필요로 할 터라 일본어 기초부터 공부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벌써부터 큰 기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 서적을 읽을 만큼 실력이 향상될지도 의문이고 거기에서 그가 원하는 자료를 얻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달리 얻는 것은 있을 것이라고 자부한다.

그는 “나의 결행을 두고 벗들은 ‘왜 자기네들은 진작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라며 찬사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며 “요즘 백세 시대라던데 80세는 또 다른 시작이다. 젊은이들과 청춘을 만끽하면서 일본어를 알고 이웃나라 일본을 아는 결과가 분명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학생 카라살알리나씨 “한국 온 외국인에 도움 주는 관광경찰 되고파”

계명문화대 카라살알리나씨
계명문화대 카라살알리나씨

계명문화대에는 경찰이라는 직업에 대해 꿈을 가지고 경찰행정과에 입학한 외국인 학생이 있어 화제다. 카라살알리나씨는 러시아 모스크바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한국어와 영어, 터키어, 투바어, 중국어 등이 가능한 수재다. 지금은 한국인 남편과 결혼을 하고 귀화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카라살알리나씨는 “이번 코로나19 확산 때 중국인 불법체류자들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해야 하는데 불법체류가 적발되면 강제 추방이 되니 검사를 받지 않고 숨어 지내는 일이 많았다”며 “이때 중국에서 귀화한 관광경찰이 그들을 회유하고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게 하는 등 활약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과 수업 중 ‘경찰영어’ 수업이 가장 재미있다”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등으로 고통 받는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 관광경찰’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대학 입학만 벌써 세 번째 임현균씨 “이번엔 ‘클레이모델러’ 꿈 이루기 위해 전문대 입학”

아주자동차대 자동차디자인 전공으로 입학한 임현균씨는 세 번째 대학 입학을 하게 된 사례다.

임씨는 다른 대학에서 회계학과를 졸업한 뒤 회계 관련 회사에서 근무를 하던 중 자동차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됐다. 디자인 회사로 이직을 한 이후 더 체계적인 전문성을 갖기 위해 일본 도쿄에 있는 디자인 대학으로 유학을 했다. 그는 자신의 최종 목표인 ‘클레이모델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주자동차대에 진학하고 자동차디자인 전공을 선택하게 됐다.

임씨는 “자동차 ‘클레이모델러’는 4~5년에 한 번씩 채용 공고가 나올 정도로 극소수 인원을 선발한다”며 “이 분야의 학습을 위해서는 자동차 특성화 전문대에 입학해 ‘클레이모델링’ 분야에 전문가인 교수님에게 제대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입학생보다는 나이가 많지만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생각으로 지원했다”며 “우리나라 우수 자동차 디자인센터의 ‘클레이모델러’가 돼 창의적인 미래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아주자동차대 자동차디자인 전공으로 입학한 임현균씨는 최종 목표인 클레이모델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동차디자인 전공을 선택하게 됐다. 그는 우리나라 우수 자동차 디자인센터의 클레이모델러가 돼 창의적인 미래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아주자동차대 자동차디자인 전공으로 입학한 임현균씨는 최종 목표인 클레이모델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동차디자인 전공을 선택하게 됐다. 그는 우리나라 우수 자동차 디자인센터의 클레이모델러가 돼 창의적인 미래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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