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유형 38%, 2유형 14%만 1차 심사 통과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에 대한 1차 국내 전공패널 심사 결과 1·2유형의 경우 80% 가까운 사업단이 탈락했다. 특히 지방단위 사업의 경우 1·2유형에서 99개 신청과제 중 9개만 1차 심사를 통과해 추가 공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탈락 대학들이 평가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WCU 사업 선정을 둘러싼 후폭풍이 예상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7일 사업총괄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WCU사업에 대한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전공·학과 신설 지원 과제(1유형)과 개별학자 초빙지원과제(2유형)는 1차 국내 전공패널심사를 완료했고, 세계적 석학 초빙지원과제(3유형)는 161개 신청과제 중 79개(49%)를 최종 확정했다.

1·2유형에 지원한 314개 과제 가운데 최저 기준(60점 만점에 40점 이상)을 넘겨 1차 국내 전공패널 심사를 통과한 과제는 67개로 21.3%에 그쳤다. 과제당 평균 30억원이 지원되는 1유형에서는 92개 과제 중 35개(38.0%)가, 과제당 평균 7억원이 지원되는 2유형에서는 222개 신청과제 중 14.4%인 32개 과제가 1차 심사를 통과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대학본부 차원에서 준비한 1유형과 달리 2유형은 개별 교수나 단과대학 차원에서 추진하다 보니 해외학자들의 역량이 떨어져 과락으로 탈락한 경우가 많았다”라며 “1·2·3유형 모두 해외학자의 연구 역량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1·2유형의 경우 이른바 상위권 대학도 무더기 탈락 사태를 빚었다. 서울대는 1유형에서 14개 신청과제 중 3개가, 2유형에서 27개 신청과제 중 16개가 과락으로 탈락했다. 1·2유형을 합해 각각 25개(1유형 5개, 2유형 20개), 19개(1유형 5개, 2유형 14개)를 신청했던 연세대(1유형 2개, 2유형 2개)와 고려대(1유형 1개, 2유형 3개)는 4개 과제씩만 1차 심사를 통과했다. 포스텍은 1유형에서 유일하게 신청했던 4개 과제가 모두 2차 심사를 받게 됐다.

특히 인문사회 분야와 지방 단위로 신청한 과제들이 대거 탈락했다. 1유형에서 전국단위 사업은 46.3%의 선정률을 보인 데 반해 지방단위 사업은 25개 신청과제 중 4개(16.0%)만 1차 심사를 통과했다.

경북대가 유일하게 1개 과제가 선정됐을 뿐 나머지 부산대·전남대 등 나머지 거점국립대는 1차 심사에서 전부 과락으로 떨어졌다. 전 사업을 통틀어 1유형에만 1개 과제를 신청했던 순천대는 1차 심사를 통과했다.

2유형은 더 저조해 77개 과제 중 5개(6.5%)만 2차 해외 동료평가를 받게 됐다. 인문사회 분야도 1·2유형에서 총 46개 과제가 접수됐지만 1유형 1개, 2유형 2개 등 3개(6.5%)만 1차 심사를 통과했다.

1유형과 2유형은 1차 심사 통과 과제들을 대상으로 오는 10일부터 5일간 미국 워싱턴DC에서 2차 해외 동료평가를 실시한 뒤 이달 말 3차 국내 종합패널 심사를 거쳐 지원과제를 최종 확정·발표한다.

2유형의 경우 1차 심사를 통과한 과제가 32개에 불과해 1·2·3차 평가 합산 점수가 100점 만점에 65점만 넘으면 최종 선정될 수 있으리란 전망이다. 1유형의 경우 24~25개 과제가 선정될 것으로 보여 과락 점수를 넘기더라도 10개 정도의 과제가 탈락할 것으로 보인다.

김관복 교과부 학술연구지원관(국장)은 “2유형에서 탈락과제가 많을 경우 남는 예산은 1유형에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지방단위는 9개 과제가 모두 선정되더라도 예산이 남아 추가 공고가 필수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인문사회분야도 학문의 형평성 차원에서 사업총괄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추가 공고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사업 선정에서 탈락한 대학들은 평가방식의 부당성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한동안 WCU 사업 선정을 둘러싼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손진식 국민대 기획처장은 “WCU 사업이 과거의 정량화된 실적 위주로만 평가돼 결국 메이저 대학에 치우쳤다”면서 “발효 융학은 한국이 잘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미래의 가능성을 중시해야 했다”고 말했다. 국민대의 경우 발효융합학과 신설(1유형)을 골자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지만 탈락했다. 

또 다른 탈락대학 한 교수는 “WCU 사업의 본래 취지는 외국인 교수들을 데려와 글로벌한 연구 네트워크를 마련하자는 것이었는데 사업 추진과정에서 취지가 잘 반영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평가방식이 그렇다”며 “평가에 있어 교과부는 논문의 질은 배제하고 수적인 측면만을 고려해 결국 연구 분야·질과는 상관없이 논문 수가 많은 사람이 선정됐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우리 학교에 초빙돼 온 외국인 교수들은 ‘너희 나라는 아직도 질보다 양을 따지냐’며 비웃는 상황”이라면서 “엉터리 평가방식에 의해 대다수가 탈락된 현 상황을 외국인 학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해 줘야 할지 난감하다”고 밝혔다.

<권형진·신하영·민현희 기자 jinny·press75·mhhph@unn.net>

 

WCU사업 대학별 선정 과제수 현황

대학명

1차 평가 통과 과제

최종
선정과제

유형3

합 계

유형1

유형2

가천의대

 

1

1

2

가톨릭대

 

 

1

1

강원대

 

 

1

1

건국대

1

 

5(1)

6(1)

경북대

1

1

3

5

경상대

 

2

3

5

경원대

 

 

1

1

경희대

1

 

4

5

고려대

2(1)

3

5

10(1)

단국대

1(1)

 

 

1

부산대

 

1

4

5

서강대

1

 

4

5

서경대

 

 

1

1

서울대

11

11

5

27

성균관대

2

1

5

8

순천대

1

 

 

1

숭실대

 

 

1

1

연세대

2

2

5(1)

9(1)

울산대

 

 

3

3

이화여대

1

2

5

8

인하대

1

 

3

4

전남대

 

 

2

2

전북대

 

 

1

1

제주대

 

 

1

1

중앙대

 

 

1

1

충북대

 

1

1

2

포스텍

4

3

1

8

한국외대

1

 

 

1

한밭대

 

 

1

1

한양대

1

1

5

7

홍익대

 

 

1

1

GIST

1

 

1

2

KAIST

3

3

4

10

합계

35(4)

32(5)

79(22)

146(31)

※ ( )는 지방단위 과제로 전체수에 포함

※아래 첨부파일을 내려받으면 1·2유형 해외 평가대상 선정과제와 3유형 최종선정과제 현황을 보다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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