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가 주차난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가운데, 전문성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차관리 전문회사들이 대학 캠퍼스 주차난 해소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주차관리 전문회사인 하이파킹 김창열 팀장은 “수도권 소재 대학 90% 정도가 아웃소싱하고 있다”면서 “이는 첨단 주차관리 기술과 노하우가 캠퍼스 주차난 해소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그 동안 본부 총무과나 시설관리과 직원들이 주차 관리를 해왔다. 전문성도 없었고, 고유 업무 외에 부가적으로 맡겨진 일이라 주먹구구식 관리에 그쳤다. 특히 부지가 좁은 서울 시내 대학들의 주차문제는 심각하다. 연세대는 늘어나는 차량과 오토바이 때문에 내년부터 오토바이에도 요금을 부과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앙대는 올해 재단측이 3억여원을 투입해 학내 도로 전면 재포장 공사를 했다. 학내 차량이 많아 소음과 통행불편 등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대학 이미지 하락의 한 원인으로 판단한 때문이다. 중앙대는 주차문제 해결을 위해 임시방편으로 후문 운동장을 임시 개방할 예정이다. 대학들은 특히 주차난 해소를 위해 학부생과 석사과정 원생들까지 학내 주차를 제한하고 있다.

이처럼 대학들이 주차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전문 업체들의 노하우가 주차난 해소의 실마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중앙대 총무팀 심정규 과장은 “부서 직원이 3명인데 모두 다양한 업무를 하다보니까 주차관리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었다”면서 “5~6년 전부터 아웃소싱하고 있는데 업무가 효율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숭실대도 1996년부터 주차관리를 외부 관리업체에 맡기고 있다. 숭실대 최재웅 총무과장은 “예전에는 전문성이 없다보니까 효율적이지 못했다”면서 “전문업체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면서 정리가 잘된다”고 말했다. 이 대학은 외부 업체로부터 출입 게이트 등 최신 시설을 갖춰 학교 이미지도 좋아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현재 대략 10여개 주차관리 전문업체가 대학 주차 관리 용역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하이파킹, 아마노코리아, 임파크는 규모면에서 국내 3대 주차관리 전문회사로 꼽힌다. 하이파킹은 서울대, 동국대, 서울산업대를 아마노코리아는 연세대, 이화여대, 고려대, 임파크는 서강대 명지대, 아주대 주차 관리를 맡고 있다.

규모가 큰 이들 업체들은 단순히 주차 관리 업무를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전국적인 주차 네트워킹을 활용해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멤버십 제도로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VIP 고객에게는 발렛파킹도 시행한다. 또 밝고 깨끗한 근무복장을 착용해 학교 이미지 제고를 돕고, CCTV 등을 설치해 각종 범죄와 도난도 방지한다.

동국대 주차관리 관계자는 “주차로 다툼이 일어나고 충돌도 많았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품위있는 복장을 한 업체 직원들이 안내하면서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거나 항의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또 주차 부스와 필요지점에 우산과 자전거를 비치해 무료 대여하거나, 차량 간이세차 서비스, 교통정보제공 서비스, 긴급상황 출동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어 학교 차량 방문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2006년 전문 주차관리 회사와 주차관리 용역 협약을 체결한 서울대는 업체가 주차관리 업무를 잘 수행한데 대해 표창 수여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대 시설관리과 김찬원 사무관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외부 방문객과 구성원들이 주차 요원들이 친절해졌다는 얘기가 많이 나와 표창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관은 “주차 요원들은 주차 안내는 물론 아침 일찍 출근해 주변 청소도 하고, 차량이 몰리는 각종 행사시에도 큰 도움을 주고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는 ‘교내 주차관리’를 주제로 행정연구과제를 발주해 주차 관리의 중장기적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대 교통연구실 김동규 교수는 “주차공간 협소, 별도 주차빌딩, 셔틀버스, 지하주차장 공간, 차단기 제도 등이 잘 시행되고 있는지 개선할 점은 없는지를 연구하고 있다”면서 “연말쯤 연구 결과가 나오면 학교 정책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차관리의 아웃소싱은 시설과 서비스 개선 효과는 물론 캠퍼스 내 올바른 주차문화 정착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고려대 이정철 홍보과장은 “주차 환경이 좋아진 만큼 사람들이 캠퍼스 주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것 같다”면서 “예전에는 주차문제로 서로 싸우고 했는데, 지금은 서로 배려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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