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선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 재능나눔 교수
영세업체 디자인 제작 ‘재능나눔’ 실천
평생직업교육발전협 포스터, 자료집 제작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 재능나눔 캠페인에 동참한 이호선 교수. (사진=이중삼 기자)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 재능나눔 캠페인에 동참한 이호선 교수. (사진=이중삼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이번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COLIVE) 재능나눔 실천을 계기로 앞으로 제가 가지고 있는 디자인 재능을 다른 곳으로 확장해 나눔을 이어가고 싶다.”

이호선 교수는 자타공인 ‘재능나눔러’로 통한다. 평소 ‘나눔’을 인생의 모토로 삼고 살아온 이 교수는 ‘나눔’을 할 때마다 뿌듯하다고 했다. 특히 그는 2000년대 초반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추진하는 ‘지역연고산업육성사업(RIS)’을 수행하면서 디자인 비용을 지불할 여력이 없는 영세업체를 대상으로 디자인 나눔을 지원해준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고백했다. 그는 G-Design Fair 초대 디자이너이자 강원미술대전 초대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디자인 재능을 널리 나누고 싶었던 그는 지방자치단체·기관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을 발견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디자인은 나누는 것이다. 재능을 나누는 것보다 봉사하는 기분이다. 개인적으로 나눔을 실천할 때마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최근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COLIVE)’가 추진하고 있는 ‘전문가 재능나눔 캠페인’에도 동참했다. 지역 재능나눔 전문가를 발굴하고 이들의 활동을 지원해 지역발전을 유도하는 캠페인에 보탬이 되고자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

재능나눔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이호선 교수를 4월 15일 서울 금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 교수가 생각하는 ‘디자인’이란 무엇인지, 또한 ‘재능나눔’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들어봤다.

■디자인은 ‘경험’… 디자이너는 모든 주제를 대비해야 = 이 교수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중학교에 진학하자마자 붓을 들어야겠다고 결심했고 그렇게 ‘디자이너’가 장래희망이 됐다. 고등학교에 올라가 디자인과에 가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당시에는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지 않은 시대라 중·고등학교 때까지 ‘순수미술’을 공부했다고 한다.

그가 처음부터 디자인 공부를 순조롭게 해온 것은 아니다. 학창 시절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시련’이 있었다. 부모의 반대가 심했다. 그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부모님에게 말씀드렸다. 하지만 반대가 심해 갈등이 있었다”며 “그 시절만 해도 디자인이라는 단어도 생소했고 그림을 그린다고 하면 순수미술을 하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디자이너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부모 몰래 디자인 학원비를 벌기 위해 여러 아르바이트를 강행했다. 그는 “부모님에게는 야간자율학습을 한다고 거짓말하고 1년 반 동안 석간신문을 돌렸다”며 “학원비로는 부족해서 결혼식장 서빙 아르바이트도 동시에 한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결국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열망은 부모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그는 “학원비를 벌고자 아르바이트 하는 것을 들켰을 때 부모님이 많이 우셨다”며 “부모님이 제 열의를 보고는 하고 싶은 것을 해도 좋다고 허락했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2학년부터 부모님이 디자인 공부에 필요한 지원을 해주면서 그는 오로지 디자인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 학부는 ‘산업디자인’을 공부했으며 석·박사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는 “여전히 디자인 작업을 하면 지루하지 않고 즐겁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아이디어 내는 과정, 자료 수집 과정 등 모두 힘들지 않다”고 했다.

그는 디자인이란 ‘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자이너는 타고 나는 것이 아니다. 물론 감각이 좋은 사람들이 있다”면서도 “스스로 트레이닝하고 경험을 쌓는 것이 디자이너로서 경력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한다. 디자이너에게 부족한 점이라면 인문학적 소양이라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라며 “디자이너는 어떤 디자인을 의뢰받을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학생 상담도 적극적으로 나눔 = 이 교수는 디자인 전공 이외에 자신의 주특기가 한 가지 더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대학에서 학생 심리 상담을 하고 있다. 학생을 잘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가지고 학생들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열심히 지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자퇴하러 오는 학생을 설득해 졸업을 시킨 일화를 들려줬다. 그는 “사실 제 주특기는 자퇴를 결심한 학생을 설득해서 계속 다니게 하는 것”이라며 “제가 고등학교 때 이것저것 경험이 많다 보니 학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이 안 맞아서 자퇴하겠다는 학생을 설득해 졸업시킨 적도 있었고 휴학이 길어지는 학생에게 연락해 상담 후 복학하는 사례도 있었다”며 “아직도 그때 그 학생들이 꾸준하게 연락을 준다”고 덧붙였다.

■‘작은 힘’ 보태고 싶어 재능나눔 캠페인 동참 = 그는 한 대학에 소속돼 있는 구성원이기도 하지만 대학들이 모여 있는 큰 협회에 도움이 되고 싶어 동참하게 됐다. 각종 지자체·기관 사업에 나눔을 실천하고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던 그는 전문대의 한 구성원으로서 작은 힘을 보태고자 이번 COLIVE 캠페인에도 동참했다. 그는 “작은 힘이라도 보태면 협회가 굳건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재능나눔 캠페인에 신청한 전문가가 많다고 했는데 우연히 선정돼 너무 기뻤다”고 했다.

이어 “재능나눔을 한 부분은 협회의 포스터·자료집 디자인 제작 부분이다. 자료집의 경우 협회가 하고 있는 일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시각물이다보니 아무래도 안에 있는 속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포스터 같은 경우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보니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COLIVE 재능나눔에 동참할 전문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그는 “전문대 내에서도 다양한 학과가 많다. 많은 교수가 재능나눔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면서 “나 하나 참여 안 해도 누군가는 하겠지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전국 대학 교수 가운데 1%만 재능나눔에 참여해도 우리나라 대학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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