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종 경동대 안경광학과 교수

김대종 교수(가운데)와 경동대 안경광학과 학생들이 지역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안경제작 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대종 교수 제공)
김대종 교수(가운데)와 경동대 안경광학과 학생들이 지역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안경제작 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대종 교수 제공)

[한국대학신문 장혜승 기자] 시작이 있으면 언제나 끝이 있는 법. 하지만 이 말을 무색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20년 가까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의료 봉사 활동을 해온 김대종 경동대 안경광학과 교수다.

김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봉사를 언제까지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지금도 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할 예정이다”고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봉사는 삶의 일부이자 즐거움” = 2000년대 초반부터 올해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봉사 활동을 해온 김 교수에게 봉사는 삶에 스며든 즐거움이자 행복 그 자체이다. 그는 “제 인생에서 봉사는 극히 일부분이다. 삶을 살면서 행복도 있고 불행도 있는데 봉사는 그중 하나일 뿐이다”면서 “사람들이 행복하고 즐거움을 느끼려고 사는 건데 봉사를 통해 인생에 행복이 하나 추가된 느낌이다”고 전했다.   

5년전부터 경동대 안경광학과는 김 교수의 주도로 한 학기에 최소 1번씩 정기적인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김 교수와 학생들은 지역의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무료 시력검사를 해주고 안경까지 조제한다. 그의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벌써 3000명을 훌쩍 넘겼다. 무엇이 김 교수를 봉사의 즐거움에 빠지도록 이끌었을까. 그는 2000년대 초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백내장수술 봉사에 참여했던 경험을 들었다. 김 교수는 “봉사라는 게 도움을 받는 분도 좋지만 봉사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보람을 느끼게 된다”면서 “경동대 교수로 임용되고 나서는 학생들도 봉사가 주는 즐거움을 느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정기적인 활동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봉사를 통해 시력을 되찾은 사람들을 보는 것이 그에겐 또 다른 ‘행복’이다.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 특성상 착용하는 안경이 길게는 10년 이상 된 경우도 있었다”면서 “봉사를 통해 안과병원으로 안내하고 좋은 시력을 회복한 어르신이 ‘이렇게 좋은 것을 이제야 했다’고 했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힘든 적은 없었을까. 김 교수는 “선물과 같다. 선물은 받는 사람도 좋겠지만 주는 사람 입장에서도 선물을 고르고 건네주는 행복감이 있다. 봉사활동도 마찬가지다”고 답했다.

■“봉사, 학생들의 직업의식 함양에도 도움” = 김 교수는 학생들이 안경사로서 직업적 가치관을 갖추는 데도 봉사가 충분한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역사회 구성원에게 정확한 시력검사와 처방을 해서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 안경사로서 갖춰야 할 직업의식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봉사 활동을 하다 보면 학생들이 대학에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김 교수는 2019년 고성 산불 이재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봉사 활동을 예로 들었다. 당시 이재민들은 화마로 미처 안경을 챙기지 못하고 피신한 상황이었다. 그는 “새벽에 출발해 밤 11시에 도착하고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 200여 명이 넘는 이재민들을 위한 안경 조제를 하느라 힘도 많이 들었지만 이재민들에게 조그마한 위로가 될 수 있어서 뿌듯해하던 학생들의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며 “아직도 학생들 사이에서는 그때 경험이 회자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교육적 효과도 크다. 김 교수는 “봉사를 하면 학생 눈빛이 달라진다”고 봉사의 선순환을 소개했다. 그는 “장애인을 꺼리는 학생도 간혹 있는데 보건의료인이 그러면 안된다고 말해봐야 아무런 효과가 없다. 봉사 과정에서 장애인과 교감을 나누다 보면 학생들의 거부감은 물론이고 편견도 없어진다”고 전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 교수는 “학생들의 안경 조제 실력도 봉사 이후로 더 향상된다”고 말했다. 

■“지금 아니면 평생 봉사 못해” = 봉사를 망설이는 이들에게 김 교수는 단호한 조언을 남겼다. “대부분 돈이 있거나 준비가 돼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럼 평생 봉사 못한다. 본인이 형편이 좋지 않으면 나보다 더 안좋은 사람이 분명히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면서 “일단 시작하면 봉사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삶에서 즐거움이 더 늘어난다고 생각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다”고 설명했다.

현재 할 수 있는 만큼의 봉사를 강조한 김 교수에게 지난 20년 세월 동안 봉사를 하면서 달라진 게 있을까. 다소 예상치 못한 답변을 남기고 인터뷰는 마무리됐다.

“그러고 보니까 그러네요. 학생들이 봉사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에 대한 생각만 하고 아직까지 저는 돌아보지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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