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11년 동안 1위 지키다 3위로… 누적은 여전히 1위

세무사시험은 올해 최다 지원자 기록을 경신하며 인기 전문자격사시험의 위상을 증명했다. 본지는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2020년도 제57회 세무사 응시자 및 합격자 출신학교’ 결과를 입수했다. (사진 = 아이클릭아트)
세무사시험은 올해 최다 지원자 기록을 경신하며 인기 전문자격사시험의 위상을 증명했다. 본지는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2020년도 제57회 세무사 응시자 및 합격자 출신학교’ 결과를 입수했다. (사진 = 아이클릭아트)

[한국대학신문 허정윤 기자] 지난해 세무사 시험 판도가 크게 요동쳤다. 11년간 1위 자리를 고수해 오던 서울시립대가 ‘왕좌’에서 내려왔기 때문이다. 전년 대비 11명이나 세무사시험 합격자가 감소했다. 반면 웅지세무대는 합격자가 11명 늘면서 2009년 이래 처음으로 가장 많은 세무사시험 합격자를 배출한 대학이 됐다.

■‘1등’은 웅지세무대 = 본지가 최근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입수한 ‘2020년도 제57회 세무사 응시자 및 합격자 출신학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웅지세무대가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4명의 세무사시험 합격자를 배출했던 웅지세무대는 11명 늘어난 35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웅지세무대는 “개교 시부터 기숙사 생활을 원칙으로 매일 10시 30분까지 진행하는 자기학습, 고시반, 지도교수 상담제, 심화학습제, 수시고사, 시험 대비 스터디 등 전문 자격사시험 합격에 최적화된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서 “앞으로도 세무회계 특성화대학으로서의 위상을 지킬 것이다”고 밝혔다.

웅지세무대는 대학역량평가 2주기에 이어 3주기에서도 재정지원제한대학에 포함돼 정부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작년 6월 최광필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이 새 총장으로 부임하면서 대학 정상화는 물론 전문대로서의 강점을 한 층 더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변’의 주인공 서울시립대, 그 사이 고려대 ‘도약’ = 지난해 38명으로 1위를 차지했던 서울시립대는 합격자가 11명 줄어든 27명에 그쳐 웅지세무대에 ‘왕좌’를 내줘야만 했다. 또한 1위 자리를 뺏긴 것에 더해 28명의 합격자를 낸 고려대에도 밀리며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서울시립대가 세무사시험에서 3위로 내려앉은 것은 ‘이변’이다. 그간 ‘강자’의 면모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공단이 대학별 현황을 공개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1차례 세무사시험이 실시되는 동안 서울시립대는 단 한 번도 1위를 내준 적이 없었다. 지난해에도 2위 그룹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많은 합격자를 배출한 바 있다.

서울시립대가 주춤한 사이 고려대가 몸집을 한층 키우는 모습이다. 2009년 22명의 합격자를 배출한 이후 계속 20명 미만 실적을 냈던 고려대는 지난해 18명에서 올해 28명으로 합격자 규모를 크게 늘렸다. 지난해 8위였던 순위도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최근 CPA에서 경쟁대학인 연세대·중앙대를 큰 폭으로 앞서며 1위 자리를 고수 중인 고려대는 세무사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며 고시 전반에서 두루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1~3위의 다음 순위를 보면 △경희대(25명) △한양대(23명) △성균관대·연세대(각 20명) △건국대·단국대(각 19명) △동국대·중앙대·홍익대(각 16명)까지 톱10을 형성했다. 숭실대·이화여대·전남대는 각 14명, 부산대가 13명, 인하대가 12명, 명지대·숙명여대·한국외대는 각 11명, 가천대·서강대·세종대·인천대는 각 10명의 합격자를 배출하며 뒤를 이었다.

57회 시험 현황이 공개되면서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총 12차례 시험 동안의 누적 순위도 소폭이나마 변동이 생겼다. 서울시립대, 중앙대, 경희대, 웅지세무대, 동국대, 한양대로 이어지는 1~6위는 변함이 없지만 단국대와 함께 공동 7위였던 고려대가 단독 7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1위였던 성균관대도 올해 20명의 합격자를 배출해 건국대와 함께 공동 10위가 됐다. 

서울시립대 대학본부 전경 (사진 = 서울시립대)
서울시립대 대학본부 전경 (사진 = 서울시립대)

■수험생이 직접 표기한 출신학교, ‘세무대’ 표기 현황 제외 = 공단이 제공한 ‘응시자-합격자 대학입력정보’는 수험생들이 원서접수 시 직접 입력한 출신학교를 기준으로 한다. 공단 측은 “수험자 본인이 인터넷 접수 시 직접 입력한 정보 기준으로 데이터를 제공하며 공단에서는 별도의 확인·검증을 거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수험생들이 직접 출신대학을 적기 때문에 오타도 있다. ‘대학교’를 ‘대하교’로 표기하거나 ‘연세대’를 ‘Yonsei’ 등으로 표기한 수험생도 있다. 본지는 이를 보정해 집계 대상에 반영했다. 

출신학교가 통폐합되는 등의 사유로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경우 현재 운영 중인 학교 출신인 것으로 집계했다. 예를 들어 현재는 가천대로 통합된 경원대에서 합격자가 있던 경우는 가천대 합격자로 집계하는 식이다. 학교명이 단순히 바뀐 경우는 현재 학교명을 기준으로 설정하고 합격자와 응시자를 정리했다.

단, 출신학교를 기재하지 않았거나 어떤 학교 인지 확인할 수 없는 경우는 집계에서 제외했다. 출신학교를 ‘세무대’로 표기한 경우도 집계하지 않았다. 이 경우에는 국립세무대와 웅지세무대 가운데 어느 대학 출신인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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