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욱 경성대 중앙도서관 학술정보서비스팀 직원

이지욱 경성대 중앙도서관 학술정보서비스팀 직원
이지욱 경성대 중앙도서관 학술정보서비스팀 직원

대학생들의 도서 대출이 줄어드는 문제는 전국 대학도서관들이 가진 고민일 것이다. 2020년 대학도서관 통계 분석 보고서를 보면 대학도서관의 1인당 도서 대출 수는 2011년 8.3권에서 2020년 4권이 됐다. 10년 만에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는 종이책을 대출하는 이용자들의 방식에서 전자책과 같은 전자 자원을 이용하는 형태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독서 패러다임이 변화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특히 대학도서관의 자료구입비 대비 전자 자원 구입비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해 2011년 기준 48.7%였으나 2020년 69.4%로 나타났다. 두꺼운 전공교재를 들고 수업에 들어가는 시대에서 전자 자료, 강의 노트 등을 파일로 열어보는 자료 이용 행태로 전환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대학도서관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전자 자원을 활용하도록 지원하고, 이용자들은 편리한 전자책과 전자 자료를 선호하지만 대학도서관이라면 단행본(종이책)의 가치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약 70%에 육박하는 자료구입비가 전자 자료를 위해 쓰인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전자 자원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다.

먼저 도서 대출이 줄어드는 문제에서 왜 종이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최근 ‘한국인의 문해력(文解力)’이 이슈가 되고 있다.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가장 낮은 문맹률을 가진 대한민국이 문해력의 경우 OECD 가운데 중위권이라고 한다. 특히 연령별로 살펴보면 25세 이후부터 계속 하락해 45세 이후부터는 하위권에 자리한다고 한다.

정보기술의 발달이 책 한 권을 읽기보다는 유튜브 등 영상매체를 활용해 편리함을 추구하도록 하는 점, 무엇보다도 책을 읽지 않는 대한민국이 원인일 수 있다. 정보 획득의 편리함은 우리 뇌의 사고와 정보의 선별 능력, 사고 능력, 독해 능력 등을 떨어뜨려 문해력도 낮추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에게 독서의 중요성과 독서 습관 형성은 매우 중요하다. 대학을 졸업한 25세 이후부터 문해력이 감소하는 원인은 대학 시절 독서 습관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도서관은 독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해야 한다. 단순히 일시적인 이벤트성의 독서 행사를 넘어 대학생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형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도서 추천 서비스와 북 큐레이션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맞춤형 도서 추천과 관련 독서 프로그램 기획은 대학생들의 독서율을 높이고 나아가 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막대한 전자 자원에 투입되는 예산을 적절하고 현명하게 활용해 대학 구성원들이 계속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자 자원의 비용은 계속 늘어난다. 반면 활용도는 2015년 이후 오름세를 보이다가 2018년 이후 감소하거나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출판사의 가격 인상은 전자 자원 투입 비용을 증가시키고 단행본, 인쇄저널 등의 구입을 축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도서관은 자체적으로 전자 자원 이용통계를 면밀히 분석하고 오픈 액세스(누구나 장벽 없이 학술정보를 인터넷에 접속해 읽고 쓸 수 있는 것) 활용, 교육부 지원 컨소시엄, 외국학술지지원센터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가 오픈 액세스를 앞당겼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개설한 데이터온,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엘스비어 오픈 액세스 전환 계약 체결 등의 새로운 전환이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 시기 대학도서관에서는 연구지원 큐레이션을 확대해 주제별 전자저널, 학술 DB 튜토리얼(짧은 동영상)을 제작해 전자 자원의 이용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대학도서관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이용자들에게 안내해 전자 자원에 투입되는 비용을 절감하고, 이용률 증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10년 전 전자책과 전자 자원이 활성화돼 도서관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던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도서관은 증가하는 추세다. 독서와 정보 이용의 패러다임은 변했으나 여전히 종이책의 가치는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매년 대학도서관 통계를 보며 올바른 독서 습관 형성과 전자 자원의 이용 활성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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