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세계적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경기 회복과 관련된 각종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감염병 팬데믹의 긴 터널을 벗어나는 것도 이제 시간 문제다.

마치 잠자고 있던 활화산이 곧 터질 것 같은 기세로 세계 경제를 정상화할 빅뱅이 꿈틀대고 있어 경기 활성화의 기대감도 점점 더 고조되고 있는 형국이다. 경기 회복 국면에 진입할 때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철이나 원유 같은 소재 관련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들 품목이 여전히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만 제품 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오염물질을 배출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환경규제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산업의 고도화에 따른 반도체, 클라우드, 배터리 같은 첨단 제품의 소재가 비철금속 분야로 확대되면서 철이나 원유 등이 과거와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전기자동차 시장이 전문가의 예상을 뛰어넘어 빠른 속도로 시장을 넓혀가면서 배터리 소재인 리튬, 니켈, 코발트 같은 비철금속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원래 금속은 산업의 쌀로 불리던 철과 철 이외의 금속을 통칭하는 비철로 구분했다. 모든 비철금속의 생산량을 다 합쳐도 철의 생산량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지만 합금의 재료나 첨단 산업의 공업적 특성 때문에 비철 금속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구리, 주석, 아연, 금, 수은, 납 등이 대표적인 비철금속으로 불렸지만 공업적 필요성에 의해 니켈, 알루미늄, 마그네슘, 카드뮴과 같은 재료와 우라늄, 토륨, 플로토늄, 베릴륨, 타이타늄, 지르코늄, 텅스텐, 규소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철과 마찬가지로 비철금속도 원재료가 있으면 이를 용도에 맞게 가공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첨단 산업일수록 비철금속 고유의 우수한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가공 기술은 산업의 경쟁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제철사인 포스코의 경우, 철광석을 수입해 이를 가공한 후,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제품으로 탄생시키듯, 비철금속도 마찬가지 원리라 할 수 있다. 비철금속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르지 못해 원료 가공에 따른 부가가치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글로벌 제철사도 철에서 비철 분야로 비중을 높이고 있어 높은 성장이 기대되고 잇다.

예로부터 철을 잘 다루는 민족이 세계역사의 주인공이 됐듯 이제는 비철금속을 잘 다루는 민족이 세계 경제의 패권을 움켜쥐고 강력한 리더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비철금속과는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 지원하나요.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세심한 관찰과 분석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사소한 것이라도 주변의 사물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한다. 화학 관련 동아리에서 금속과 관련된 탐구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경험과 안목을 길러야 한다. 교과목으로는 당연히 과학 과목이 중요하지만 단순히 성적만 좋아서는 안 되고 특정 물질의 성질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담당 선생님께 질문을 하는 등 스스로 문제 의식을 갖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혼자서는 얼마든지 다양한 상상을 할 수는 있지만 일정한 성과를 내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관심을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강릉영동대 비철금속과
강릉영동대 비철금속과

- 비철금속과의 잠재적 발전 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요.
“테슬라를 기점으로 세계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 산업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구리, 리튬 등의 비철금속 소재는 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상황을 주도할 수 있는 전문 기술인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최근 IT 관련 기업에서 학력과 관계없이 유능한 프로그래머를 웃돈 주고 선점하려는 경향과 맞물려 비철금속 분야도 인재 영입에 기업의 사활을 걸고 있다. 비철금속 분야를 전공할 수 있는 대학이 많지 않고 그러다 보니 배출하는 인력이 수요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 비철금속과에 입학하면 어떤 내용을 공부하게 되는지요.
“교양과목으로 △일반화학 △공업수학 등을 배운다. 전공 중에서 △열처리공학 △전기기초실습 △세라믹재료기초 △전기제어실습 △아연과 납 △비철금속가공 △적층성형기술기초 △주조공학 △비철금속세미나 △금속열처리실습 △동과 동합금 △금속리사이클링 등의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필수과목으로 △철강재료기초 △비철재료기초 △제선·제강 △금속조직학 △철강재료응용 △비철재료응용 △비철제련 △금속조직분석실습 △건식제련실습 △금속재료실습 △습식제련실습 등 과목을 배우게 된다.”

- 비철금속과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무엇이 있나요.
“△금속재료산업기사 △산업안전산업기사 △설비보전기능사 등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 비철금속과를 졸업하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요.
“△POSCO 및 POSCO 계열사 △고려아연 △영풍 △LS-Nikko 동제련 △현대제철 △토리컴 △엠케이전자 △중일 △핸즈코퍼레이션 등 비철금속관련 대기업, 중견기업 및 관련 연구소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 비철금속과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학은 어느 곳이 있나요.
“비철금속과는 강릉영동대에 유일하게 설치돼 있다. 범주를 넓혀 보면 광양보건대에 제철금속과가 개설돼 있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