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의 일이다. 흑백에서 컬러 TV로 교체하던 시기인데 이때 오락실도 한두 개씩 생겨났다. 그때 ‘갤러그’라는 게임은 지금의 ‘리니지’ 이상이었다. 좌우로 움직이는 비행기가 날아오는 물체를 맞춰 격추하는 방식으로 특유의 ‘뿅뿅’ 소리와 함께 청소년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게임 중독 우려가 나올 정도로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1990년대 들어 오락실에서 피시방으로 시대가 바뀌며 다양한 게임이 등장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게임은 여가를 즐기는 수단이자 소통의 방식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때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등장하면서 세계적으로 게임이 산업혁명 수준으로 성장했다. ‘스타크래프트’가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대회를 치르게 됐고 이때부터 e스포츠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임요한 같은 걸출한 스타 선수가 탄생하면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게 된다.

2000년대 들어 게임산업이 정부의 정보화 정책의 핵심 업종으로 인식되면서 e스포츠 산업은 더욱 성장했다. 2018년에는 1000억 원이 넘는 시장이 형성됐다. 아이폰을 중심으로 2010년대 초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모바일 게임이 대세를 이루며 흥행을 이어갔다.

e스포츠의 기반이 되는 글로벌 온라인 게임 시장은 혁신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2018년 기준으로 글로벌 시장 규모는 1350억 달러(한화 약 150조 7950억 원)로 매년 50% 내외의 고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 불리지만, 최근 시장의 주도권이 미국과 중국으로 이동하면서 다소 위축된 부분도 있다. 그러나 e스포츠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과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e스포츠는 농구, 축구, 야구, 아이스하키처럼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종목 이상의 공감대와 관전하는 재미가 뛰어나다고 한다. 예를 들어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경우, 중국 LoL 프로리그, 북미 LoL 챔피언십 시리즈, 유럽의 LoL 유러피언 챔피언십 대회가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월 이용자가 1억 명이 넘고 글로벌 e스포츠 팬 규모는 5억 명 수준으로 올라섰다. 미국의 LoL 챔피언십 결승전의 시청자 수는 5000만 명으로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시청자 수보다 많다. e스포츠와 관련된 영상의 조회 수도 중국에서만 연간 수백억 회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으며 선수 연봉도 축구, 농구, 야구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

- e스포츠과는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 지원하나요.
“상황에 대처하는 임기응변이 뛰어나고 아이디어가 있으면 곧바로 실전에 적용해 다양한 시행착오를 경험할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를 갖춰야 한다. 게임은 주어진 프로그램에 반복적으로 수동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은 프로그램을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에 맞게 변용할 수 있는 능동성이 매우 중요하다. 굳이 게임이 아니더라도 디지털을 통해 일정한 과제를 수행하고 이를 적용해 팀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이 필요하다. 교과는 인문학과 예술 분야에 일정 정도 성취도와 함께 틀에 박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상상을 할 수 있는 수업 과정에서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전남과학대 e스포츠과
전남과학대 e스포츠과

- e스포츠과의 잠재적 발전 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요.
“‘디지털 혁명’이 이끄는 놀라운 변화는 스포츠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프로스포츠인 야구도 실제 야구장에서 관람하는 매니아의 숫자는 정체된 반면 모바일 야구 게임의 접속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e스포츠 산업은 게임을 넘어 기업의 비즈니스와 연계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e스포츠가 2022년 아시안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국위를 선양할 수 있고 일반 종목과 마찬가지로 금메달을 따면 병역특례 혜택도 주어진다. SK, KT 등 대기업에서도 e스포츠단을 운영하며 프로게이머들이 경제적인 안정을 통해 시합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른 프로스포츠 구단 못지않은 지원과 연봉을 지급하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스포츠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이 사실상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 e스포츠과에 입학하면 어떤 내용을 공부하게 되는지요.
“교양과목으로 △생활영어 △의사소통과 대인관계 △직업윤리 △문제해결과 자원관리 등이 있다. 전공과목으로 △e스포츠실기기초 △e스포츠분석기초 △e스포츠미디어엔터테이너실습 △e스포츠미디어크리에이터실습 △e스포츠미디어피치실습 △e스포츠분석 △e스포츠미디어비평 △e스포츠중계 △e스포츠코칭 △e스포츠전술기초 △e스포츠응용기초 △e스포츠심리 △e스포츠온라인저널리즘실습 △e스포츠프로게이머입문 △e스포츠전술 △e스포츠응용 △e스포츠미디어프로덕션실습 △e스포치리포팅 등이 있다.”

- e스포츠과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무엇이 있나요.
“현재까지는 e스포츠과에 맞는 자격증은 갖춰져 있지 않다. 한국e스포츠협회를 중심으로 전문 자격증을 준비 중이다. 다만 선수 및 지도자 과정으로 종목별(LOL, OW, PUBG, APEX 등) e스포츠 팀 결성, 스크림(scrimmage) 훈련, 대회팀 결성, 자체 아레나 훈련, 대회 및 대외활동 지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 e스포츠과를 졸업하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요.
“△e스포츠 선수(프로 게이머) △e스포츠 감독 및 코치 △e스포츠 정책·산업 연구원 △e스포츠 전문 방송사 △e스포츠 홍보 △PR 기업 및 언론사 입사 △e스포츠 전문 1인 미디어 사업 △e스포츠 매니지먼트 및 기획사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 e스포츠과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는 어느 곳이 있나요.
“e스포츠과는 전남과학대에 설치돼 있다. 범위를 확대하면 장안대, 경민대, 김포대, 동서울대, 동원대, 연성대 등에 게임콘텐츠과, 용인송담대에 컴퓨터게임과가 개설돼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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